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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은 줄거죠..' 텅 빈 냄비에 시무룩 멍뭉이

조회수 2017. 7. 10. 16: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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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2살이 되는 비숑프리제 '모모'.
똑똑하고 깔끔한 녀석이다.

말귀를 척척 알아듣는 것은 기본, 큰 일을 보고 나면 닦아 달라고 자는 주인까지 깨운다. 


수지 씨와는 이전 주인이 파양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모모의 여동생 '마무'도 함께 수지 씨의 가족이 됐다.

모모는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데, 사실 그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게 있으니 그것은 음식(개가 먹을 수 있는)이다.

 

음식이 눈 앞에 있으면 세상 얌전하게 앉아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며 줄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참고, 참고, 또 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도저히 안 줄 수가 없단다.

 

아마 모모는 이날도 그렇게 기다리면 수지 씨가 한 입 정도는 줄 거라고 믿었다. 


퇴근 후 저녁으로 김치볶음밥을 한 수지 씨.

"엄마 나 한 입은 줄 거죠? 그쵸? 왜 그렇다고 말을 못해"

아니나 다를까 냄새를 맡은 모모가 맞은편 식탁 의자에 앉더니 끈질긴 기다림을 시작했다.

 

밥은 점점 줄고, 냄비는 비어갔다. 하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은 모모. 아마 '엄마가 설마 한 입은 주겠지' 기대한 건 아니었을까.

"침이 넘어간다, 꼴깍"

"사람 먹는 음식은 안 줘요. 더구나 김치까지 들어간 걸 줄 순 없어서 다 먹고 나서 다 먹었다고, 이제 없다고 하자 나라 잃은 얼굴을 하더라고요."


모모는 입맛을 다시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현실 부정), 멍하게 냄비를 바라보는(상실감) 등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다.

"설마.... 엄마...그런 거 아니잖아...그거 아니잖아"

밥알 하나 남지 않은 냄비를 보고 시무룩해진 모모. 

아무리 불러도 눈만 돌릴 뿐 못 들은 척하기 시작했다. 단단히 삐쳤다.


미안해진 수지 씨는 모모에게 말했다. 

"모모 간식? 간식 줄까?"

 

모모는 다시 환해진 표정으로 수지 씨에게 다가왔다. 꼬리를 흔들며 간식으로 좋아하는 수박을 맛있게 먹었다는 후문이다.

김치볶음밥은 잊은 지 오래, 모모는 수박 삼매경

수지 씨는 "모모와 마무가 저에게 온 뒤로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껴요"라며 

"퇴근하고 집에 가면 힘든 하루가 다 보상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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