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고양이 입양한 파란 눈의 한국인

조회수 2017. 5. 20.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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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칼럼 '보호소로 간 수의사' 제1화

어제 오후 고양이를 분양받고 싶다면서 파란눈의 외국인(?)이 보호센터에 찾아 왔다.


보호센터에 있는 건강한 아이들은 모두 다 보여 주었다. 심지어 센터에 있는 가장 어린 새끼들까지도~~.


그런데 이 분은 그런 아이들에 대해서는 주저주저하더니, 전혀 엉뚱한 아이를 찜했다.

이 녀석은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수술을 했지만 아직 회복이 안돼 입양을 보내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아직 회복조차 되지 않은 녀석인데, 왜 이 아이를 데려가겠다는거지?'


원한다고 무조건 입양을 보낼 수는 없다. 이 분에게 이 아이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런데 자신이 집에서 케어할 수 있다고 꼭 이 녀석을 분양받고 싶다는게 아닌가.

그래서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입양 동의서 작성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에 이 분이 한국인이란 걸 알게 됐다.


한국사람과 결혼까지 해서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주민등록번호까지 있었다. 한국에서는 무려 20년간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말은 잘하지 못했고 영어로 긴 대화를 했다.

현재 충북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고,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홀로 지낸다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분은 지난해 10월 미국 여성이 입양해서 유명해진 청주 유기 고양이 '존 스노우'와도 인연이 있었다.


청주의 골목을 떠돌면서 온갖 병을 갖고 있던 고양이 존 스노우. 충남에 사는 미국인 교사 레이첼 브라운씨가 입양해서 완치했고, 미묘로 거듭났다.


이 사실이 해외 매체에 소개되면서 청주에서는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됐다.


레이첼은 존 스노우에 이어 폐렴과 피부염을 앓던 페르시안 고양이 '리틀 리콘'을 구조했는데 이 분은 당시 리틀 리콘의 임시보호를 맡았다고 알려졌다.

아무튼 건강한 개체가 아닌 아픈 애를 입양한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사료도 싸서 보내고 후(後)처치도 무료로 해주기로 했다.


대개는 예쁘고 건강한 아가들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 분은 의외로 아픈 애를 선택한다고 하니 마음을 더 써주고 싶었다.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할 뿐이다. 부디 아가도 행복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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