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에게 주는 귀한 선물! '함'이 이렇게 예쁠 수 있다니?

조회수 2021. 3. 22. 1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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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에게 귀한 것을 준다는 '함'의 새로운 변화.

목함에 들어 있는 오방색 오곡 주머니와 기러기 한 쌍을 비롯해 보자기로 싼 각종 미니 함은 모두 Hohodang, 붉은 모란 함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깃든 촛대, 비단으로 싼 기러기는 모두 전통 고가구 컬렉션을 선보이는 Mumyong-C Antiques 제품.

1. 저고리 끝동에 꽃 자수로 포인트를 준 녹의홍상 한복은 Sukhyun Hanbok.

2. 단아한 목각 기러기 한 쌍과 기러기보는 모두 Hohodang.

3. 짙은 레드 컬러에 자개 패턴을 더한 석문진 작가의 자개함은 KCDF Shop 제품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온라인 숍(www.kcdfshop.kr)에서 만날 수 있다.


Traditional STYLE

“과거 전통 함을 살펴보면 청혼서와 허혼서를 주고받는 것을 시작으로 납채(사주), 납기(택일), 납폐(함 보내기) 절차에 따라 함을 준비했습니다. 단단한 목함에 고운 종이를 깔고 혼서지・청홍 채단・물목기를 차례로 담는데, 이때 오방색 오곡 주머니와 기러기를 함께 넣어 부부의 다복과 백년해로를 기원했죠. 목함을 청색과 홍색 함보로 포장하고 두르는 ‘근봉’ 띠는 신부 집에 가기 전 절대 풀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창으로 길게 끈을 만들어 묶는데, 이 함 끈은 끊긴 곳 없이 길게 묶여 있지만 한 곳을 잡아 풀면 끝까지 풀리는 것이 특징이에요. 부부의 운명이 하나로 이어져 있고, 앞으로의 삶 또한 술술 풀리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죠. 한 필이 온전히 들어가는 소창 함 끈은 신부가 잘 보관했다가 아이를 낳으면 기저귀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전통 함에 넣는 품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청홍 채단과 양쪽 집안의 약속이 담긴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색・홍색 옷감을 뜻하는 청홍 채단은 신부 옷감으로 사용하는 귀한 선물이기 때문에 보통 혼인 날짜보다 열흘 전에 미리 보내곤 했어요. 현재도 이 의미를 새기며 결혼식 전에 함을 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신랑이 함을 직접 들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과 다른 점이에요. 신부 집에서는 함 받을 장소를 마련한 후 작은 소반 위에 붉은 보(혹은 청홍 보자기)를 깔고 봉치 떡을 시루째 올린 뒤 다시 청색 보(혹은 청홍 보자기)를 덮고 함을 받습니다. 이후 신부 아버지가 두 번 절을 한 뒤 신부 어머니가 함을 여는데, 이때 함 속에 손을 뻗어 홍단을 먼저 꺼내면 아들을, 청단을 먼저 꺼내면 딸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함 끈인 근봉 띠를 두른 하드 케이스 트렁크는 Louis Vuitton, 짜임이 돋보이는 화사한 컬러의 트위드 백은 Chanel, 컬러 대비가 매력적인 밍크 숄은 Fury, 펜던트 가운데 골드 링이 회전하는 커넬리언 포제션 펜던트와 양쪽의 다이아몬드 세팅 밴드가 회전하는 커넬리언 오픈 링은 모두 Piaget, 레드와 블루 톤 원목에 금속을 매치해 모던한 느낌을 살린 새 한 쌍 연(Yeon)은 Listen Communication, 위트 넘치는 패치워크 디테일의 패치드 버드(Patched Bird) 새 오브제는 Witty Aunty, 리넨 소재 오곡 주머니와 혼서지보, 화사한 꽃과 새가 그려진 미니 목함은 모두 Hohodang, 나비 디테일을 가미한 금속 촛대는 Mumyong-C Antiques 제품.

1. 소띠 해를 맞아 선보인 Louis Vuitton의 미니 박스. 모노그램 패턴으로 표현한 소 눈에서 위트가 느껴진다.

2. 투톤 컬러 대비가 세련된 밍크 & 세이블 코트는 rindi by Fury.

3. 트렁크에 관한 독보적인 브랜드 유산을 반영한 화이트 미니 트렁크는 Louis Vuitton.

Modern STYLE

“오늘날 함은 전통 함의 원래 의미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헤아려 ‘신부에게 주는 예쁜 선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옷감이 귀한 옛날 신부에게 선물한 청홍 채단을 대신해 옷, 화장품, 가방, 예물을 넣기도 하고 각자 상황에 따라 취향과 소신을 반영한 품목을 여러 가지 색깔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한 쌍의 새 오브제가 목기러기를 대체할 수도 있고, 과거 햇곡식을 가득 담은 오곡 주머니 대신 소담하게 준비한 오곡만으로도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전통이란 그 의미를 알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또 그래서 재미있게 느껴지죠. 요즘에는 함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통적인 물건에서 좋은 의미를 차용해 신랑 신부의 방식과 취향에 따라 전통을 개성 있게 재해석해보면 어떨까요?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될 거예요.”

에디터 이서연(프리랜서)

양정은(호호당 대표)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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