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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에게 '오윤희'가 된 사연과 <펜트하우스 2> 결말을 물었습니다!

조회수 2021. 3. 11. 10: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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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오윤희 말고 진짜 유진을 만났습니다!
도트 자수 화이트 셔츠 Valentino.

화보 촬영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오늘 촬영은 어땠나? 재밌었다. “사연 있는 여자처럼 보이면 좋겠다”는 사진작가님의 주문이 특히.(웃음)


계획에 없던 맨발 컷을 갑자기 주문해서 미안하다.(아쉽게 최종 컷에는 실리지 못했다) 괜찮다. 오히려 이런 현장은 편하다. 힘 빼고 찍는 컨셉이니까. 어제 드라마 촬영이 늦게 끝나고 잠을 많이 못 자서 걱정했는데,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


요즘 <펜트하우스 2> 현장에서 굉장히 힘을 주더라. 빨간색 긴 머리로 변신한 건 캐릭터의 변화로 이해해도 될까?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상은 스포라서 함구하겠다.(웃음) 시즌 2로 가는 동안 시간도 2년 점프했다.


요즘 드라마의 인기가 매우 뜨겁다. 피부로 느껴지나? 작년 3월에 첫 촬영을 시작했는데, 드라마 방영 전과 후의 온도 차가 굉장히 다르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 길거리를 다녀도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펜트하우스>로 2020 S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에서 “다시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말이 인상적이더라. 육아로 시간을 바쁘게 보냈더니 어느 틈에 마지막 드라마를 한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더라. 5년의 시간이 흐른다는 게, 그만큼 나이를 먹는다는 게 여배우에겐 굉장히 크지 않나. 너무 쉬었나? 좋은 시간 다 가버렸나? 다시 시작할 수 있나? 고민했다.


그동안 드라마 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었는데. 밤샘 촬영이 없어지니 체력 안배가 전보다 쉬워졌는데, 대신 촬영 기간이 길어졌다. 원래 긴 호흡보다는 짧은 기간 ‘빡세게’ 촬영하는 미니시리즈를 선호하는 편이다. 몸은 힘들지만, 개인적으로는 집중력과 몰입하기에 그게 더 잘 맞는다. <펜트하우스>는 촬영 기간은 길지만 현장이 재미있어서 즐기고 있다.



5년 만의 드라마 복귀로 오윤희라는 캐릭터를 선택한 게 의외였다. 그동안 유진이 맡은 역할과는 결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이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너무 강하고 힘든 캐릭터잖나. 원래 밝은 역을 좋아하기도 하고, 연속극 하면서 슬픈 역할도 많이 해봤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매 순간 과격, 파격에 감정이 요동치는 역할이니까.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서 고사했다. 그런데 주동민 감독님, 김순옥 작가님, 소속사 식구들까지 나를 둘러싼 모두가 했으면 좋겠다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특히 김순옥 작가님은 오윤희 역을 뻔한 사람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고 나를 독려했다. “그래? 그럼 한번 해볼까?” 도전 의식이 생기더라. 이 역할을 만난 게 나로서는 큰 도전이었다.

베이지 플리츠 블라우스 Eenk by Boon the Shop, 레이어드한 쇼피스 네크리스 Panache. 골드 포인트의 원형 마샤 미러와 브리트니 카펫 모두 Casa Alexis.

김순옥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펜트하우스>에서 가장 성격의 변화를 많이 겪는 인물이 오윤희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면서. 내 관점에서 오윤희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가깝다. 내가 지닌 상식, 개념, 가치관, 성격 모두 오윤희와는 전혀 다르다. 대본을 받을 때마다 ‘(동그란 눈으로) 어? 뭐? 뭐라고? 말도 안 돼!’ 늘 이런 식이다. 어떤 악역이라도 ‘저 사람이 왜 저렇게까지 됐을까?’ 하는 설득력과 공감이 이루어진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데, 오윤희는 (나중에 흑화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선 역인데도 시청자의 공감을 살 수 없다면 내내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오윤희라는 역할이 곧 내가 되어야 하니까 작가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스스로 설득하면서 역할에 충실하려 했다.


작가와 주로 어떤 부분을 상의하나? 다양하다. 신마다 대사, 토시 하나, 느낌까지. 가령 “여기서 이런 말을 더 하고 싶어요”라고 작가님께 말씀드리면 좋은 것 같다며 대본에 추가로 써주기도 한다. 어느 시점부터는 “이제는 나보다도 각자 배우가 그 캐릭터를 더 잘 알고 있다”고 믿어주신다.


그래서 촬영 현장 분위기가 유독 좋은가 보다. 배우들끼리는 다른 캐릭터의 내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서? 맞다. 보통 드라마는 배우들이 전체 시놉시스를 알고 들어가는데 여기선 다음이 어떻게 될지, 끝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웃음) 각자의 캐릭터에 대해, 지금 나온 대본까지만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비밀로 하는 이유는 뭘까? 작가님 스타일인 것 같다. 작가님이 워낙 짓궂은 성향이거든. 우리에게도 이 상황을 미리 아는 것보다 새롭게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건지, 아마도 그걸 좀 즐기시는 것 같다.(웃음) “그래서 넌 어떻게 되는 거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촬영장 단골 멘트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 같네.(웃음) 본인이 범인인 걸 알았을 때의 기분이 궁금하다. 충격이었다. 몇몇 주변 사람은 예상했다는데, 나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너무 놀랐고, 그 뒤에도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그 역시 아무도 모른다. 변수도 많고 대본 수정도 잦은 편이다. 대본이 나온 뒤 스토리나 설정이 갑자기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더 흥미롭게 촬영하고 있다.


배우들이 종종 악역을 하다 보면 통쾌함을 느낀다던데. 솔직히 통쾌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평소에 그런 성격이 아닌데, 내가 원하던 감정이 아닌데 감정을 끌어올려 쏟아내야 해서 힘이 든다. 그런데 격한 감정 신을 하고 난 뒤의 희열이 있긴 하다.(일순 눈이 반짝인다)


배우로서 해냈다는? 그런 성취감도 있고,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아서 순간적으로 시너지가 날 때가 있는데 그때의 보람이 확실히 있다. 대본을 받으면 늘 양가적 생각이 든다. 이번에 얼마나 진을 뺄까, 또 얼마나 재미 있을까 하는.

블랙 레이스 시스루 드레스 Miss Gee Collection.
핑크 재킷 Stella McCartney, 프린트 점프슈트 Son Jung Wan, 오팔 체인 링 Panache.
미미 다이닝 체어 Timothy Oulton by Casa Alexis.

<펜트하우스>를 찍기 전에는 영화 <종이꽃>으로 스크린에 거의 10년 만에 복귀했다. 작지만 울림이 큰 영화였다.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종이꽃>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독립 영화라고 했는데 사실 독립 영화 같지 않았고, 게다가 안성기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해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죽음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좋았다. 누구나 한 번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를 곱씹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딸을 가진 엄마 역할이다. 처음 엄마 역을 맡은 게 벌써 16년 전 mbc 드라마 <원더풀 라이프>를 통해서더라. 실제로 두 딸의 엄마가 되어 연기하는 기분이 어떤가? 아이를 낳고 나서는 확실히 엄마 역할이 수월해졌다. 그 전에는 엄마니까 당연히 자식을 사랑하겠지? 정도의 상상으로 연기를 했다면, 이제는 아는 감정이니까. 전보다 감정도 훨씬 잘 잡히는 편이다.


<종이꽃>의 고은숙, <펜트하우스>의 오윤희를 통해 ‘유진에게 이런 면도 있었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나 관객이 많을 것 같다. 앞으로 새롭게 만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장르물에 도전해보고 싶다. SF, 초능력을 지닌 역할이 재미있을 것 같다.


영화는 규모와 상관없이 좋은 배역이라면 도전하겠다는 신념은 변함없나? 그렇다. 영화를 많이 보고,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아직도 영화는 어렵다. 성공 여부도 신경 써야 해서 부담도 많이 되고.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가? 그런 것 같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다 잘돼서 그런 거 아닐까?(웃음) 영화는 다 망하고.(웃음)


그런 뜻은 아니었다.(웃음) 무대가 그립지는 않나? 무대는 항상 그립다. 늘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펜트하우스 2>가 2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인터뷰는 1월 말에 진행했다) <노블레스 맨> 독자에게 힌트를 좀 줄 수는 없나?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모든 게 스포라서… 다만 오윤희는 죽지 않고 살아 있다. 그리고 이제 도망자 신세로 쫓기지 않는다!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사진 주용균

스타일링 홍은화

헤어 강현진

메이크업 이영

어시스턴트 최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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