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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재택근무는 몇점인가요?

언택트 시대, 재택근무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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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업무 능률을 결정한다

처음엔 일과 생활이 뒤엉켰다. 집에서 업무를 보지 않는 건 아니지만, 베이스캠프가 사라진(?) 상황에선 뭐든 엉망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냉장고 문을 열고, 침대에 잠깐 누웠다가 TV를 켜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다 새벽녘까지 랩톱을 붙들고 있던 적도 많다.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몇 달의 부침 끝에 깨달은 점이 있다면 ‘환경이 태도를 결정한다’는 것. 군부대 앞을 지날 때마다 배가 고프고 오한이 드는 건 몸이 그때의 시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생활과 일을 나눌 공간적, 정서적 구분이 필요했다. 먼저 업무용 책상(잡동사니가 쌓인 식탁이 아닌, 정말 일할 수 있는)을 구매했다. 높낮이가 전동으로 조절되는 모델인데, 앉아서 원고를 쓰다 몸이 굳거나 지루해지면 서서 일했다. 침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정리한 뒤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온종일 집에서 일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스터디 카페’다. 요즘 젊은이들(?)과 재택근무하는 직장인 사이에 인기라는데, 마침 거주하는 오피스텔에 프랜차이즈 스터디 카페가 생겼다. 유난스럽다는 생각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용해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정석이 있고, 프린트가 가능하며, 커피와 다과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여러 사람이 부대끼며 일하다 보니 사무실과 흡사한 적당한 백색소음이 발생하는 게 마음을 편하게 했다. 슬리퍼를 신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두 공간을 오가며 마감을 한다. 이 상황이 곧 끝나리라 믿지만(또 바라지만), 그동안은 모션 데스크와 스터디 카페가 나의 재택근무 파트너다. 에디터 조재국


편안함이 곧 스타일

옷도, 쇼핑도 참 좋아한다. 나갈 곳이 없다고 아무거나 입을 순 없는 일. 더구나 새로운 생활은 늘 소비를 통해 시작하고 적응한 나였기에. 요즘은 재택근무를 위한 복장이 가장 흥미로운 쇼핑거리다. 촉감 좋은 니트 스웨터나 품이 넉넉한 셔츠를 입고 하의는 니트나 저지류의 조거 팬츠를 택한다. 민첩한 패션계는 이처럼 한층 유연해진 요즘 패션 현상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미스터 포터의 클로싱(clothing) 섹션에는 코트와 재킷 같은 대분류에 스웨트 카테고리가 나란히 자리 잡았다. 스웨트셔츠, 스웨트 팬츠, 집업 후디 등에 톰 포드나 셀린느 등 로고로 힘을 준 스웨트류가 즐비하다. 매치스패션은 ‘Relaxed Dressing’이라는 섹션을 통해 집 안팎에서 두루 입을 수 있는 옷과 슈즈 등을 제안한다. 다채로운 짜임의 니트 스웨터부터 편안한 트랙 팬츠, 쓰임새가 다양한 니트 카디건이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패션 아이템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슬리퍼와 담요, 향초 등은 재택근무자를 위한 완벽한 패키지 같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코트, 셔츠, 트라우저 등과 함께 대분류한 트랙 팬츠 카테고리다. 이는 현재 가장 많은 이가 찾는 물건임을 보여주는 지표일 터. 재택근무 상황을 열람할 수 있는 화상 카메라나 화상회의 때문에 대부분 눈에 보이는 영역인 상반신 옷차림에만 집중하지만, 나 역시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바로 트랙 팬츠나 조거 팬츠다. 캐시미어 니트의 호사부터 코튼 저지의 젊음까지, 소재에 따른 선택의 폭 역시 무궁무진. 집에서 일하는 것의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동시에 상의에 약간의 단정함만 더하면 멋스럽고 감각적인 외출복으로 거듭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면 프라다의 2021년 S/S 컬렉션을 참고할 것. 편안함과 단정함,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모두 갖춘 요즘 패션의 좋은 예다. 라펠의 폭을 날렵하게 줄인 블레이저, 낭창하고 가벼운 실루엣의 캐시미어 코트와 짝을 이룬 조거 팬츠의 조합처럼! 에디터 정유민


1 와일드 스피어스.
2 비트라의 루키체어.

HOME OFFICE

2020년은 그야말로 격변의 한 해였다. 팬데믹으로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중 가장 큰 변화는 근무 환경이 바뀐 것이다. 단어로는 들어봐도 현실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재택근무를 하게 된 것. 출퇴근이 사라졌다는 기쁨에 취해 별다른 준비 없이 시작한 재택근무는 시작하자마자 브레이크가 걸렸다. 사무실 컴퓨터의 데이터만 옮기면 큰 문제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바로 의자였다. 집에 있는 의자는 하루 8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무용 의자가 아니다보니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가 아팠다. 새삼 사무실에 있는 그 투박한 사무용 의자가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었구나 깨달았고, 집에 어울리는 사무용 의자를 찾아보았다. 평범한 사무실 의자가 얼마나 편한지 잘 알면서도 집에 큼지막한 회전의자를 둘 수 없어, 공간에 어울릴만한 디자인 체어를 찾기 시작했다. 비트라의 루키 체어, 와일드 스피어스(wilde+spieth)의 SNG 197 회전의자 등 인테리어로도 손색없는 예쁜 의자가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배송 기간. 구입할 당시만 해도 재택근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랐고, 허리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필요하다 보니 차선책으로 적당한 사무용 회전의자를 구입했다. 새로운 의자 덕분에 허리 통증은 금세 사라졌고, 업무 집중도는 높아졌다. 의자 하나로 홈 오피스가 탄생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책상만큼은 업무 공간처럼 조성하려 한다. 모니터밖에 없던 책상 위에 파일꽂이를 두고 문구, 달력 등을 세팅해 사무실처럼 만들었다. 지금은 작은 것 위주로 바꾸고 있지만, 언젠가는 완벽한 홈 오피스 시스템을 갖춘 공간으로 거듭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근하기까지 열 걸음이면 되는 나만의 사무실. 에디터 이민정

프로는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고?

밸런스 좋은 커피 한 잔, 적당한 소음과 차분한 조명, 탁 트인 시야가 확보되는 구석 자리. 프로는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지만, 몰입이 필요한 원고를 쓸 때 나는 여지없이 환경에 기대는 아마추어가 된다.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까닭에 업무 특성에 따라 환경을 조절하기도 한다. 자료 조사나 정리를 할 때는 여러 제반 사항이 갖춰진 사무실이 편하고, 창의력이 필요한 아이디어는 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구상한다. 가끔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메모장에 기획 아이템을 적기도 한다. 긴 원고를 쓸 땐 어김없이 집 근처 카페의 창가 쪽 구석 자리에서 하루를 보낸다. 봉준호 감독이 늘 동네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쓴다고 했을 때 알 수 없는 동질감에 미소를 머금은 기억이 난다. 실제로 업무 환경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것만으로 업무 만족도와 효율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세계적인 사무 가구 브랜드 스틸케이스 글로벌 리포트 발췌). 워크와 바캉스를 결합한 ‘워캉스’도 인기다. 최근 여러 호텔에서 경쟁하듯 재택근무자를 위한 패키지를 출시한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글래드 호텔, 콘래드 호텔, 레스케이프 호텔, 라이즈 호텔, 파크 하얏트 서울 등은 낮 시간 동안 양질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재택근무 패키지를 선보였다. 특히 파크 하얏트 서울의 ‘비즈니스 앳 더 파크’는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체크인이 가능하며, 체크인 기준으로 12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다. 룸서비스 5만 원 크레딧과 호텔 내 레스토랑, 스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재택근무의 유용과 즐거움을 이제 겨우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란다. 카페에서 취식이 금지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계속되는 한, 봉준호 감독의 시나리오 역시 진척이 없을 지도 모르니까. 에디터 전희란



에디터 <노블레스 맨>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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