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바텐더가 추천하는 홀리데이 칵테일 4!

조회수 2020. 12. 18. 10: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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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핫한 바, 에스테반과 파인앤코의 바텐더들이 'Noblesse MEN'이란 이름의 칵테일을 만들었다.

“처음 떠오른 이미지는 블랙 & 화이트였어요. 블랙 슈트 재킷 속 화이트 셔츠, 또는 겉으로는 차갑고 완벽한 모습이지만 알고 보면 부드럽고 따뜻한 심장을 가진 남자요. 이 두 색이 대비되어 조화를 이룬 신사의 모습에서 동명의 클래식 칵테일 ‘턱시도’를 떠올렸죠.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위풍당당하게 걷는 신사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겁니다. 한편으로 신사는 유행에 뒤처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됨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 신사의 사전적 정의처럼 시대에 걸맞는 교양을 갖추려면 문화, 사회 전반의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야 할 테니까요. 따라서 마냥 클래식한 칵테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턱시도 칵테일을 트위스트해 투명한 음료와 어두운 컬러의 가니시로 정장을 표현했는데, 정장의 마무리이자 포인트인 구두를 체리 알 대신 체리로 만든 가죽으로(Fruit roll ups라는 캔디. 겉보기에 가죽 같아서 프루츠 레더라고 부른다) 형상화했습니다. 맛에서도 좀 더 가볍고 편안하게 즐기도록 말릭 애시드로 상큼한 맛을 더하고 탄산으로 스파클링 와인처럼 톡 쏘는 느낌을 살렸죠. 체리로 만든 가죽은 바삭한 식감으로 색다른 재미를 더하는 마무리 킥이 될 수 있겠네요. 가능하다면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프랭크에게 이 한 잔을 권하고 싶습니다. TPO에 따라 대화하는 방식이나 행동을 카멜레온처럼 바꾸는 그는 바텐더인 제게 많은 영감을 주었으니까요. 물론 영감의 시작인 <노블레스 맨> 독자에게도.” _ 유민국 바텐더 by 파인앤코

“신사라는 말은 영국 상류층 계급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점잖은 데다 매너를 중시하는 계층이죠. 저는 계층을 떠나 어떤 평범한 사람도 신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스냅백을 쓰고 일탈을 일삼던 주인공이 요원으로서 고된 훈련과 교육을 받고 상류층 매너를 습득하는 걸 보면서, 평범한 사람이 여러 과정을 거쳐 성숙해지는 모습을 칵테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더한 부드러운 피즈 스타일 칵테일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펑키하고 다이내믹한 이미지와 플레이버를 담았어요. 런던 드라이 진 베이스에 직접 만든 레몬, 자몽 코디얼을 넣고 탄산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샴페인을 채웁니다. 그 위에 피치 요거트로 폼을 올리고 팝핑 캔디를 가니시했습니다. 일반 소다수 대신 샴페인으로 몇 배의 탄산감을 살려 입안에 오래 머무르는 향과 맛이 포인트입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경쾌한 맛의 변주가 신사의 길을 향해가는 모습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_ 진준현 바텐더 by 에스테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칵테일 중 하나, 네그로니. 동명의 네그로니 백작은 바텐더에게 시대를 통틀어 가장 아이코닉한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네그로니 백작이 처음 칵테일을 주문한 시공간이 1919년 이탈리아의 더 카소니 바(The Casoni Bar)가 아닌 2020년의 한국 파인앤코라면 어땠을까? 영감은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아메리카노 칵테일에서 더 강한 킥을 원하던 백작에게 제가 직접 증류한 진을 사용한 네그로니를 만들어주는 상황. 클래식 칵테일이 부흥하던 시대와 현재는 얼음부터 만드는 방식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기본인 ‘맛’은 변치 않는 중요한 요소죠. 신사가 지녀야 할 자세가 그렇듯이. 솔과 박하 향을 살려 증류한 파인 진에 캄파리, 스위트 버무스를 넣어 트위스트했습니다. 네그로니 특유의 달콤하고 쌉쌀한 맛에, 솔과 박하 특유의 상쾌하고 청량한 터치를 더해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잔에 담는 대신 정장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갈 수 있도록 보틀 칵테일로 만들었어요. 제아무리 네그로니 백작이라도 2020년을 살고 있다면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을 테니. (웃음)” _ 홍두의 바텐더 by 파인앤코

“부드러움과 강렬함. 신사의 품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건 영화 <킹스맨>이죠.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대사만큼 신사가 지녀야 할 품위와 품격을 훌륭하게 대변하는 말이 또 있을까요? 신사의 정의가 시대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킹스맨>에서 해리 하트를 연기한 콜린 퍼스는 과거의 신사, 후에 코드네임을 받은 에그시는 현대판 신사가 아닌가 합니다. 에그시는 신사적 품위를 갖추면서도 지나치게 무게를 잡는 대신 유머가 있으니까요. 현대판 신사를 떠올리며 클래식 칵테일 ‘러스티네일’을 트위스트해보았습니다. 기존의 묵직하고 달달한 느낌을 조금 더 무게감 있게 만들고, 단조로운 단맛을 다채롭게 바꿔보았습니다. 달모어를 베이스로 드램부이, 베네딕틴, 그린 샤르트뢰즈, 페이쇼 비터, 홈메이드 시나몬 갈릭 시럽으로 탄탄한 골조를 세우고 마지막으로 탈리스커 10년을 가미한 뒤 시나몬 스모킹으로 잔을 가득 채워 거친 매력을 살렸습니다. 스모킹 시나몬의 풍부한 향과 달콤하고 터프한 느낌이 조화를 이룹니다. 매너와 위트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 시대 신사처럼.” _ 이상훈 바텐더 by 에스테반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사진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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