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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모두 접속! 온라인 속 패션 월드!

온라인을 토대로 진화하고 있는 패션 월드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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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VALENTINO
2.BALENCIAGA
3.VALENTINO
4.BURBERRY
5.THOM BROWNE
6.LOUIS VUITTON

영상과 음악, 패션의 삼합

아름다운 모델의 움직임, 가슴을 울리는 음악, 독특한 무대장치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본디 종합예술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공평한 관람 기회가 주어지진 않았다. 티켓에 적힌 행과 열에 따라서도 좌석의 차등이 매겨졌다. 때로는 아주 멀리서 개미만큼 작아 보이는 모델을 바라봐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컬렉션은 브랜드의 주제와 기조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발표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에 그러한 관행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대대적 변화를 모색하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팬데믹으로 거의 모든 것이 멈춘 지금, 패션 브랜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컬렉션 발표를 택했다. 세계 각국 관계자의 집결이 어려워진 만큼 정해진 명단의 관객 대신 모든 이에게 평등한 1열을 제공하기로 한 것. 감각적 영상과 음악으로 숨을 불어넣은 짧은 영상의 ‘쇼트 폼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장소 역시 평범할 리 없다. 오프라인 패션 위크라면 도무지 불가능했겠지만, 클릭 한 번에 세계 각국을 누빌 수 있다는 것이 온라인 월드의 장점이 아니던가. 로스앤젤레스와 영국의 어느 숲속, 파리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패션 여행이 종횡무진 펼쳐졌다. 지난 2010년, 최초로 전 세계에 컬렉션을 생중계한 버버리는 아티스트 안네 임호프(Anne Imhof)와 협업한 쇼를 완성했다. 숲길을 따라 걷는 모델의 런웨이에 이어 중・후반부터는 퍼포먼스와 엘리자 더글러스의 노래가 어우러졌다. 거친 자연과 첨예한 패션 그리고 예술의 이질적 만남이 화면 너머로 아름답게 빛났다. 수백만 명이 동시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트위치의 스쿼드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에 함께 모여 쇼를 보는 듯한 상황 역시 흥미로웠다. 톰 브라운은 2028년 올림픽이 열릴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2132년 달의 올림픽’이라는 주제의 컬렉션을 펼쳐 보였는데, 올림픽 개막식 방송을 보는 듯한 연출로 경직된 패션쇼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꽃으로 숨을 불어넣은 폐공장 폰데리아 마키(Fonderia Macchi)에서 펼쳐진 발렌티노의 무대 역시 인상적이다. 밀라노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상징적 장소인 폰데리아 마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촐리의 적극적 지목과 애정이 반영된 곳이라는 후문이다. 영상 속 파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루이 비통은 파리 최고 명당에 자리 잡은 라 사마리텐(La Samaritaine) 벽과 바닥 곳곳을 녹색 천으로 뒤덮었는데, 이는 크로마키 기법을 통해 온라인 관객만이 빔 벤더스의 영화 <베를린 천사들의 시>를 볼 수 있게 한 의도였다. 선글라스를 끼고 파리의 밤거리를 걷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발렌시아가의 영상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시켰다. 특히 BFRND의 ‘Sunglasses at night’ 가사에 맞춰 모델들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립싱크하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파리의 밤거리를 더욱 선망하게 했다.

왼쪽부터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 속, 루비 월드를 통해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크리스찬 루부탱. 미스터 포터를 통해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등 하이엔드 워치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커머스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에르메스의 웹사이트 모습. 증강현실로 만나본 에르메스의 2021 S/S 슈즈 컬렉션.

발렌티노버버리 등 온라인을 토대로 소개된 2021 S/S 컬렉션.

증강현실, 현실과 새로운 세계를 잇다

어느 날, 편집부 앞으로 에르메스의 오렌지색 박스가 도착했다. 박스를 열고 카메라를 대면 QR코드를 따라 인스타그램으로 전환되고, 이어 박스 안에 물이 차오르며 대리석 계단이 생겼다. 그 위를 타박타박 걸어 오르는 슈즈를 보고 있으니 “과연!”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취재를 위해 직접 나서야 했던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역시 이처럼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특히 증강현실을 통한 형식이 재미있고 눈에 띄었다. 크리스찬 루부탱은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와 손을 잡았다. 2018년 출시 이래 전 세계 178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3D 아바타 플랫폼으로 유저는 자신을 닮은 개성 있는 생김새와 다채로운 옷차림을 구현 가능하다. 크리스찬 루부탱은 파리의 모습을 담은 루비 월드(Loubi World)라는 세계를 통해 부티크는 물론 비스트로, 회전목마 등 파리의 낭만이 담긴 공간을 선보이며, 동시에 디지털화한 60점 이상의 슈즈와 액세서리를 소개했다. 아바타들이 직접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동시에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패션에 일가견 있는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 브랜드를 전파하기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다. 이처럼 패션은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닌, 취향이 맞으면 누구나 게임처럼 즐기는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인류에게 위기는 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게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는 요즘이다. 팬데믹은 비록 우리를 물리적으로 가뒀지만, 나이와 국적 등 경계를 두지 않는 온라인을 따라 평등과 공유를 실현하게 하고 있다. 누구나에게 열린 패션 세계를 당신도 경험해볼 수 있길!

prada

이커머스, 럭셔리 마켓의 뉴노멀

지난 8월 말 불가리 CEO 장-크리스토프 바뱅과의 화상 인터뷰는 럭셔리 워치 & 주얼리 브랜드의 향후 세일즈와 마케팅, 이커머스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불가리는 지난 7월 초부터 기존보다 8개 국가가 늘어난 전 세계 16개국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데, 이 또한 팬데믹의 영향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전년 대비 150%라는 성장을 일궜으며, 올해 새롭게 진출한 8개 이커머스 시장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를 감안하면 더욱 폭발적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시계와 주얼리는 고관여 소비재임에도 이처럼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마켓의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워치스 & 원더스는 럭셔리 온라인 리테일러로서 권위를 다진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와 손잡고 고급 시계에 대한 온라인 세일즈 확충의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네타포르테와 미스터포터는 그간 세일즈뿐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인정받은 곳인 만큼 고급 시계가 온라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모색할 계획이다. 온라인의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익스클루시브 EIP(Extremely Important Person) 버추얼 이벤트와 소규모 예약 기반 활동, 버추얼 1:1 쇼핑 등을 기획 중이며, 이를 위해 미스터포터 편집장 세라 베일리와 시니어 워치 에디터 크리스 홀 등이 전면에 투입되어 고객에게 정보를 전하고 쇼핑의 가교 역할에 나선다. 이커머스에 다소 보수적 태도를 보이던 에르메스 역시 지난 8월 빗장을 풀었다. 덕분에 발품을 팔지 않고도 입고되기 무섭게 팔린다는 에르메스의 실버 컬렉션, 백, 슈즈, 액세서리를 이제는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됐다. 일반 택배가 아닌 현금과 귀중품을 전문으로 운송하는 업체가 배송을 전담하는데, 다른 브랜드와는 일하지 못할 만큼 에르메스 온라인 쇼핑이 성황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물건을 보지 않고 어떻게 사느냐”는 이제 옛말이다. 진정성과 가치가 있다면 앞으로 더욱더 구입 방식에 제한은 없을 것이다. 프라다는 지난 10월 2일부터 15일까지 소더비와 협업한 온라인 경매를 열었다. 이번 시즌 프라다의 테마 ‘Tools of Memory’의 일환으로 컬렉션 초대장부터 렘 콜하스가 만든 쇼장의 설치물, 옷, 백스테이지 사진 등을 내놨다. 수익금은 유네스코 교육 프로그램에 기부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좋은 일도 하고 원하는 물건도 재미있게 취하는 일거양득이다. 이처럼 새로운 밀레니얼의 소비 태도가 담긴 이벤트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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