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말고 건강 주스 어때요?

조회수 2020. 7. 14. 11: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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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이상의 효과를 주는 건강 주스 레시피를 공개한다.

마블 트레이 Le Marble, 글라스 Lonpanew.

해독 주스 다시 보기

몇 해 전 언론에서 해독 주스를 이슈화할 때만 해도 짧게 유행할 단기 속성 다이어트라고 여겼다. 그러다 최근 해독 주스를 꼼꼼히 다시 보기 시작했다. 만성 위염에 시달리던 지인이 해독 주스를 마신 뒤 속이 편해졌다고 고백한 데 이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해독 주스를 마셨는데 피부가 맑아지고 기미까지 옅어진 것 같다는 또 다른 지인의 ‘간증’ 때문이다. 해독 주스를 주제로 두 권의 책을 낸 서재걸 박사의 레시피에 따르면, 양배추와 브로콜리, 토마토, 당근을 삶아 사과, 바나나와 함께 갈면 해독 주스가 완성된다. 사과와 바나나를 껍질째 채소와 함께 삶은 뒤 갈아도 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해독 주스가 왜 필요할까? 에서는 해독 주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항산화·항염 성분,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을 꼽는다. 해독 주스를 꾸준히 섭취하면 몸속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 대사 장애는 물론 위장 기능 저하, 대장 질환, 염증 질환 등 치료에 도움이 된다. 미국 암센터에서는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식사 대신 삶은 채소 주스를 마시게 한다고. 만병통치약 같기도 하고, 신체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섭취하는 보조제 같기도 한 해독 주스의 핵심은 몸속으로 채소와 과일의 유효 성분을 더 많이 흡수시키고, 영양분을 과잉 섭취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으로 쌓인 장내 독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독 주스가 유산균의 먹이 역할을 해 장내 유익균을 활발하게 증식시키기 때문이다. 새삼 면역력이 중요시되는 요즘, 면역력의 7할을 좌우하는 장을 해독한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과일이나 채소를 익히면 비타민 등 영양소가 파괴되어 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채소의 체내 흡수율이 5~10%에 그치는 반면 삶은 채소는 60%, 삶아서 간 채소는 90%로 흡수율이 더 높았죠.” 해독 주스 창시자인 서재걸 박사는 수련의 시절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식습관이 나쁘고 살도 많이 쪘는데, 그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해독 주스를 마시고 6개월간 12kg을 감량한 경험을 떠올려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비만인 사람의 경우 변비가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식습관이 불규칙하기 쉬운데, 아침저녁으로 식사하기 20분 전에 해독 주스를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따라서 호르몬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조애경의 다이어트 주스>를 출간한 경험이 있는 WE클리닉 조애경 원장 역시 해독 주스의 다이어트 효과에 고개를 끄덕인다. 평소 균형 있는 식사를 하지 못하는 현대인에게는 과일과 채소로 구성한 주스가 도움이 된다는 것. 채소에 풍부한 칼륨은 부종을 완화하고 항산화, 피토케미컬 성분 덕분에 몸속 독소를 효과적으로 배출한다. “수명이 늘어난 데 반해 건강 수명이 늘지 못한 이유는 설탕이나 밀가루가 들어간 가공식품과 육류 섭취는 많고, 채소와 과일 섭취는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컬러의 채소를 충분히, 골고루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각 채소와 과일의 색마다 지닌 항산화 성분 및 비타민, 미네랄 함량이 다르기 때문이죠. 변비가 있고 스트레스가 많다면 푸른 잎 채소를, 항산화 능력을 높이고 싶다면 카로틴이 풍부한 주황색 채소나 토마토처럼 리코펜 성분이 많은 붉은색 식품을 섭취해보세요.” 15년 넘게 과채 주스를 섭취해왔다는 조애경 원장은 토마토를 기본으로 당근, 파프리카, 시금치 중 하나, 그리고 계절 과일을 더해 그날의 주스를 만든다. 보통 두세 가지 채소와 과일을 껍질째 갈아 한 컵 정도 마시는 편. 그녀는 식재료마다 효능이 있으니 뷰티 주스, 건강 주스에 정답은 없다고 덧붙였다.

글라스 Iittala.

무궁무진한 해독 주스의 세계

ABC 주스, 555 해독 주스, 클렌즈 주스, 청혈 주스, 아이돌 물. 시중에 나온 건강 주스만 해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호박즙처럼 파우치 형태의 기성품은 물론 직접 만들 수 있는 레시피 또한 종류가 다양하다. 모두 몸속 독소를 배출하며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특징을 내세운다. 사과(Apple), 비트(Beet), 당근(Carrot)의 앞 글자를 딴 ABC 주스는 내장지방 감소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ABC 주스는 채소와 과일에 고루 들어 있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몸에 활력을 주고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사과의 유기산은 몸에 쌓인 피로 물질을 제거하는 디톡스 역할을 하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비트는 발암성 물질 생성을 억제하며 안토시아닌 성분이 아딕포넥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체내 지방을 분해하죠. 당근은 면역력을 키워줍니다.”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 교수는 당뇨가 있는 사람이라면 과일을 갈아 주스 형태로 마실 경우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한 뒤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또 한 가지 레시피를 고집하기보다는 계절에 맞춰 몸이 변화하듯 제철 식재료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이경미 교수가 더운 여름철에 추천하는 건강 주스는 피로와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거스 멜론 주스다. 아스파라거스 2개와 멜론 1/4쪽, 물, 꿀 1티스푼을 넣어 갈면 아스파라거스의 비타민 B ,엽산 등 비타민과 무기질 성분이 기력을 보충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를 완화할 수 있다. 5일간 5분 만에 주스를 마시고 5kg을 감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555 해독 주스는 아이돌 물과 흡사하다. 녹차와 레몬즙, 설탕, 물을 섞은 아이돌 물은 부종을 완화하는 효과가 탁월해 몇몇 아이돌이 방송에서 공개하며 널리 알려졌다. 555 해독 주스는 레몬 1개와 파슬리 60g을 물 한 컵에 넣어 블렌더로 간 것으로, 식사 전 공복에 마시면 지방에 달라붙는 지용성 독소를 배출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다만 다량 섭취할 경우 물 중독이나 체내 수분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으니 조금씩 여러 번에 나눠 마시는 것이 좋고, 5일간 섭취한 뒤 10일 동안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

넘쳐나는 건강 주스 정보 때문에 혼란스럽다면, 무엇이든 하나를 골라 각 주스 레시피에 나온 주의 사항을 숙지한 다음 3개월간 꾸준히 마셔보자.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꾸려면 기본 3개월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몸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대사 작용을 새롭게 세팅한다. 채소와 과일을 함께 구성한 레시피는 한 가지 재료가 없다고 해서 중단하지 말고, 하나를 생략하거나 다른 재료를 활용해 주스를 만들 것. 재료가 산화될 수 있으니 냉장고에 보관할 땐 최대 5일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드시 식전에 섭취한다. 잠들기 직전에 마시는 것도 금물이다. 잠들기 한두 시간 전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나 과일을 다량 섭취하면 위장 운동 시간이 늘어나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올여름, 다이어트와 피부를 위해서라도 디톡스에 도전하고 싶다면 매일 두 번 유산균과 함께 건강 주스를 섭취해보자. 일주일 뒤 배변 활동이 원활해지고 한 달 뒤 한결 가벼워진 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정재희(jh_jung@noblesse.com)

사진 김래영 스타일링 안영은 디자인 장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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