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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心으로 떠나는 여행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는 어떤 축제가 열렸을까? 내년을 기약하며 랜心으로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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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2019 아트 바젤 행사장 건물 ‘뉴 홀’.

3 스페셜 섹션 ‘Unlimited’에 전시된 세라 루커스의 ‘Champagne Maradona’.

Swiss Basel 아트바젤

아트 페어는 조용하던 도시를 단번에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 채우고, 종종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작년 이맘때 장기 휴가를 내 스위스 바젤의 아트 바젤, 이탈리아 베니스의 베니스 비엔날레, 그리고 독일 베를린의 여러 전시를 보러 다녔다. 대개 여행지의 초여름 기억은 남다른 것 같다. 바젤은 살짝 추울 정도로 청명했고, 이탈리아 베니스는 뜨거운 태양이 해풍과 잘 어울렸다. ‘아트 바젤(Art Basel)’이 열리는 메세 바젤의 뉴 홀은 바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헤어초크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2013년 설계한 건물로, 바젤의 도심을 대표하는 새로운 상징이다. 거기서 차로 30분만 나가면 전원 풍경 속에 자리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을 만날 수 있다. 그 둘 사이에 위치한 바젤의 다른 풍경도 수려한 도시와 평온한 자연의 조화가 인상적인 터라, 여행을 하지 못하는 지금 같은 때 유독 그리운 마음이 든다. 엄청난 물가는 벌써 잊었나 보다. 짝수 해인 올해 9월에는 광주, 부산, 서울, 상하이,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비엔날레가 대거 포진해 있고, 여기에 3년에 한 번 열리는 요코하마 트리엔날레도 겹쳐 올가을에는 아시아 전시 순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아트 바젤은 온라인 뷰잉으로 전환했고, 아시아의 비엔날레도 줄줄이 취소나 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아쉽고 걱정되는 마음이야 당연하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오프라인 전시가 미술을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형태라고 여겨온 생각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마음가짐도 변했다. 먼 곳에서 원본 작품을 가져오고, 그것을 보러 멀리 이동하며 지구에 숱한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행위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하게 주어진 방법에 유독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다. 남선우(큐레이터)

1, 2, 3 지난 시즌 참석자들.

Italia Firenze 피티 우오모

2013년부터 매년 1월과 6월이 되면 명절 고향집 찾듯 피렌체를 방문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남성복 박람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를 코로나가 가로막았다. 아예 행사가 취소됐다. 코로나가 불러일으킨 파도는 남성복 산업의 기둥을 흔들어버렸다. 남성 패션지에서 일하던 시절, 피티 우오모는 ‘남성복 체험 현장’이나 다름없었다. 미디어에는 간혹 남자들이 스타일을 뽐내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천만의 말씀. 그곳에서 얼마나 치열한 비즈니스 활동이 이어지고, 수많은 관계자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영감을 얻고자 노력하는지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안다. 피티 우오모 기간에 피렌체는 전혀 다른 도시가 된다. 사람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르네상스 예술의 흔적을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압도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했고, 배울 거리가 넘쳐났으며, 전 세계 패션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부대끼는 순간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낮 동안 숨 가쁘게 일정을 소화하고 저녁이 되면 레스토랑에 삼삼오오 모여 음식과 와인을 즐기는 순간은 ‘살아 있다’라는 감정을 충만하게 느끼게 했다. 아마 올해 피렌체를 방문했어도 같은 즐거움을 경험했을 것이다.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하고, 2021년 S/S 시즌을 위한 새로운 컬렉션을 보고 즐겁게 쇼핑하듯 다녔겠지. 친환경 재생섬유로 만든 옷이 유행하고, 브랜드들은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한 디지털 룩북을 선보였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신개념 슈트도 쉽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바이어와 프레스들에게 다가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패션 산업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코로나19만 없었다면 말이다. 비행기에서 조용히 사색하는 순간, 석양이 지는 아르노강의 아름다운 풍경, 눈이 번쩍 뜨이는 새로운 스타일의 옷,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산타마리아노벨라 광장. 이 모든 것이 철 지난 추억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정희(프리랜서 에디터).

1 2018년 방문했던 사그리다 파밀리아.

2, 3 지난해 열린 MWC19.

Spain Barcelona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올해 스마트폰 트렌드는? 5G 서비스 트렌드는? 이것이 궁금한 사람들은 매년 2월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MWC)’로 모여든다. 사용자뿐 아니라 자동차, 도로, 건물이 모두 연결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패러다임의 변화를 살펴보는 자리다. 매년 MWC에서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 KT, LG유플러스 등 우리나라 이동통신과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두드러지는 활약상을 보는 건 뿌듯한 일. 지난해에는 KT가 바르셀로나에서 약 2만km 떨어진 부산의 비행선을 원격조종해 해운대 바다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MWC 2020이 열렸다면, 지난 MWC 2019의 연장선상에서 각국 5G 서비스와 신규 스마트폰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AR/VR 등 다양한 5G 서비스를 눈여겨보려 했다. 할 일이 넘치는 출장길이지만, 해마다 변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감상하는 것도 MWC를 찾는 또 다른 낙이었다. 2월의 찬 바람 속에서도 스페인 특유의 밝은 햇살 아래 구엘 공원,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로 이어지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유작과 그에게 큰 영감을 준 몬세라트의 바위를 감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는데…. 어찌 보면 성가족 성당이라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의미처럼 올해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내게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올해는 잠시 멈췄지만, 내년 여름에는 매년 달라지는 성당의 모습처럼 기술의 새로운 향방을 직접 볼 수 있길 기대한다. 구민(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2007년 니스 해변 풍경.

France Cannes 칸 국제영화제

매해 늦봄은 프랑스 칸에서 보내곤 했다. 4월에는 방송계 최대 국제 마켓인 MIPTV가 열리고, 5월에는 영화계 최대 행사인 ‘칸 국제영화제(Festival de Cannes)’가 열린다. 공교롭게도 내 커리어는 방송과 영화계에 모두 걸쳐 있고, 올해도 어김없이 칸에 갈 계획이었다. 사실 칸은 관광지로 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파리나 니스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가기 바쁘고 빠져나오기도 바쁜 출장지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간혹 영화제 기간 즈음 스포츠계 최대 국제 마켓인 스포텔(SPOTEL)이 모나코에서 열리면 주말을 끼고 프랑스 남부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있다. 그럼 프랑스 남부 해안의 코트다쥐르를 따라 달린다. 코트다쥐르는 칸, 모나코, 니스, 망통 등으로 이어지는 여행기의 시작점. 5월의 남프랑스 날씨는 출장 후 포상 같은 느낌을 줘서 포기할 수 없었다. 만약 올해도 갔다면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성공 이후 달라진 한류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위상을 온몸으로 체험했을 것이다. 천천히 와인을 음미하며 3시간에 달하는 프랑스식 파인다이닝을 즐기면서 또한 빠르게 변하는 현시대에 가끔은 오랜 시간 콘텐츠 마켓으로서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칸의 아날로그적 정서를 즐겼을 것이다. 장우경(와이낫미디어 글로벌전략본부장).


1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전경.

2 벨기에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트리뷰 부스.

3 프리츠 한센 부스.

Italia Milano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출장을 앞두고 스케줄 정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매년 4월 둘째 주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 가구뿐 아니라 전자, IT, 자동차,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가한다. 그중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Salone del Mobile Milano)’가 2박 3일간 열리는데, 이어진 거리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 같다는 것이 밀라노와 그 주변 하이엔드 브랜드 숍의 특별한 힘으로 느껴진다. 전 세계 가구 딜러와 트렌드를 읽으려는 자, 모든 방면의 디자이너가 집결하는 빅 이벤트기에 나와 같은 건축 인테리어 종사자는 “대표들을 한 번에 보려면 밀라노로!”란 말을 농담처럼 나눈다. 가구 외에도 주방 부문과 조명 쇼가 격년으로 열리는데, 나는 가능한 한 조명 쇼가 열리는 해엔 참석하는 편이다. 가구도 가구지만 최고의 부스를 만들려는 노력이 있어 부스의 구성과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고 봐도 좋다. 지금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트렌디한 공간 디자인이나 미니멀한 조명과 레이어는 지난해에도 감지된 것. 만약 일행 중 처음 가는 사람이 있다면 일본의 유명한 디자인 회사 넨도(Nendo)의 전시를 보자고 권하고 싶었다. 물론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와 LG전자, 삼성전자 홍보관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좋은 기획이 여기에 다 있다. 그 이벤트와 전경이 나와 같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어 또 새로운 인테리어 트렌드를 만들어낼 테고. 손선기(AI아키텍츠 인테리어 설계 소장)

Singapore 싱가포르 가든 페스티벌

‘싱가포르 가든 페스티벌(Singapore Garden Festival)’은 2년에 한 번, 8월에 열린다. ‘살아 있는 정원 도시’란 별명에 걸맞게 공들여 만드는 이 행사의 메인 이벤트는 전 세계 15개국 대표 플로리스트들이 5m 정도 공간에 모여 특별 작품을 전시하는 것. 우리 팀은 ‘환상(Fantasy)’을 테마로 2018년에 참여했다. 비록 수상하진 못했지만 결과보다는 꽃과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 서로의 스타일과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며 교감하는 자리라 더욱 즐거웠다. 올해는 동료 플로리스트가 참여할 예정이라 모처럼 마음 편히 동료이자 관객 입장에서 즐길 생각이었다. 전시 기간인 2주 동안 머물게 되는데, 가능한 한 현지인이 권하는 곳을 찾아 잠깐 휴식을 즐겼을 거다. 특히 꼭 방문해야 할 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보태닉 가든’! 그 근처에서 특별한 가드닝 서적을 파는 곳을 찾거나 고든 램지도 왔다 갔다는 퀸즈웨이 쇼핑센터의 작은 식당 328 카통 락사(328 Katong Laksa)에 들러 싱가포르의 면 요리 락사를 먹으며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을 찾아 떠났을 것이다. 내년에는 발길 닿는 길마다 동남아의 특별한 정취를 살피며 나만의 스타일을 새롭게 찾길 기대하고 있다. 정헌영(THE782 플로리스트)

Hong Kong·Macau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

음료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면서 미식 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아시아 전역의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시상하는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 행사를 가장 자주 찾았다. 행사는 매년 열리고 지역은 2년에 한 번 바뀌는데, 아시아에서도 미식 도시로 손꼽히는 싱가포르, 방콕, 마카오 등에서 돌아가며 열린다. 무엇보다 이 출장의 묘미는 전 세계 레스토랑의 셰프와 음식 평론가, 미디어가 모여 함께 현지 미식 투어를 즐긴다는 것. 지난해에는 홍콩 레스토랑과 호텔 컨설팅 회사 포크 앤 스푼(The Forks & Spoons) 초청으로 홍콩·마카오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열 곳 이상 방문해 마카오 미식 시장의 규모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올해 행사는 3월 24일 일본 사가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일본 남서부 규슈 근처에 위치한 사가현은 전통 장인의 솜씨와 더불어 해산물과 농산물이 풍부한 환경 덕분에 이 명예로운 시상식을 개최할 완벽한 장소였다. 올해는 어쩔 수 없이 부대 행사는 취소되었고, 2020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 랭킹과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내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이 세계도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될까? 여기에 참여한 메인 스폰서 기업은 우선 #supportrestaurants라는 소셜 해시태그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로를 지지하며 다가올 더 나은 미래를 응원하는 것이 올해 남은 미식업계의 중요한 변화가 아닐까. 장지은(산펠레그리노 코리아 매니저)

Japan Fuji 후지 록 페스티벌

10년 넘게 국내외의 수많은 뮤직 페스티벌을 다녔지만 2년 전에 처음 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후지 록 페스티벌(Fuji Rock Festival)’은 내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뮤직 페스티벌에 가까웠다. 일본 니가타현의 깊은 산속 무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아티스트들이 출연, 세상과 동떨어진 듯 우리만 아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열리는 마을 축제 같은 분위기다.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음식,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철저한 분리수거, 수준 높은 관객, 깔끔한 운영으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페스티벌 문화를 선도한다. 물론 캠핑형 페스티벌이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작년 여름엔 일본을 강타한 태풍 나리의 영향권에 들어 강한 비바람에 상당수 텐트가 날아가거나 물에 잠기는 등 재난 수준의 피해를 입었다. 우리 일행을 비롯해 캠퍼들은 한순간에 수재민이 되었지만 캠핑센터의 지원과 인근 호텔 측의 배려로 따뜻한 실내 공간에서 지낼 수 있었다. 타워레코드는 판매 중이던 타월과 티셔츠를 사이즈별로 제공했는데, 이런 세심함에 또 한번 감동했다. 이런 배려가 있어 매년 수십만 관객이 찾는 페스티벌로 20년 넘게 장수하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다면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시기라 후지 록도 예년과 다른 특별한 분위기를 기대했다. 일부 발표한 라인업만 봐도 스트록스(The Strokes), 테임 임팔라(Tame Impala), 디스클로저(Disclosure)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공연이 많았다. 특히 올해는 한국 관객 대상의 현장 예매와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부스로 참여할 참이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었고 이에 따라 후지 록 일정도 내년 8월 20일, 21일, 22일로 연기되었다. 반짝이는 조명을 밝힌 숲속에서 친구들과 밤새 음악을 들으며 춤추던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려본다. 김조성(페스티벌라이프 대표)

1 2019 굿우드 리바이벌 행사 전경.

2 2017 FOS에 참가한 롤스로이스 스웹테일.

3 2019 FOS에서 공개된 메르세데스 AMG A 45 S 4 MATIC+.

England Goodwood 굿우드 페스티벌

몇 년 전 런던을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찾은 적이 있다. 각각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메이커 취재를 위한 출장이었는데, 이제야 고백하지만 그 어떤 장인의 디테일보다 내게 감동으로 남은 건 가는 길에 들러본 ‘굿우드 스피드 페스티벌(Goodwood Festival of Speed, FOS)’이다. 유서 깊은 런던 도체스터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출발해 더욱 완벽했다. 행사는 런던에서 100km쯤 떨어진 굿우드 하우스 일대. 주최자인 리치먼드 공작의 영지에서 열린다. 올해는 7월 9일부터 4일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후 일정은 확실하지 않고 클래식 카 페스티벌인 ‘굿우드 리바이벌’만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FOS는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총망라한 축제. 한쪽엔 모터쇼처럼 잔디밭 위 메이커 부스가 있고, 가족 단위 고객이 뵈브클리코를 마시다 잠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자동차 개조를 위한 상담을 하기도 한다. 백미는 사실 아무나 갈 수 없는 브랜드별 VIP 부스에 있을는지 모른다. 바로 그 앞 건초 더미와 흙길 위에서 아주 예스러운 카 퍼레이드가 열린다. 살아 있는 전설이나 다름없는 팔순의 레이서가 올드 카를 몰고 나오기도 하고, 현장에 지원 나온 유명 엔지니어에게 1960년대 차의 엔진은 어떻게 버티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 메이커 대표와 나란히 앉아 최고급 코스 요리를 즐기고, 앞으로 계획에 대해 대화하는 기회를 만드는 데 기꺼이 수백 유로가 넘는 비용을 지불하는 부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일 때문이 아니라도 이때쯤 다시 가보고 싶었다. 만약 갔다면 올해 유럽 클래식 카 옥션에 나올 모델들의 경향을 직접 들을 수 있었을 것이고, 사람들을 본능적으로 이끄는 브랜드의 인기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4년, 열 살 남짓한 꼬마들이 죄다 달려가 뒷자리에 올라탄 빨간 차와 작은 부스가 지금의 테슬라가 된 걸 보면. 어떤 평범한 사람들의 축제 속에도 세상의 큰 흐름은 반드시 존재하는 것 같다. 김미한(<노블레스> 피처 에디터)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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