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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

예술과 사람 사이 연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여러 기관에서 선보이는 디지털 플랫폼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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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지 콘도의 온라인 전시가 4월 3일부터 하우저앤워스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2 George Condo, ‘Together and Apart’, 2020, Ink and wax crayon on paper 61x91.4 cm.

‘아트 바젤 홍콩 2020’이 코로나19로 전면 취소되었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아트 바젤 측은 페어와 갤러리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전 세계 아트 러버와 컬렉터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온라인 뷰잉 룸’을 런칭했다. 아트시(Artsy)처럼 온라인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이 이미 여럿 있지만, 온라인 뷰잉 룸은 철저한 검증을 거친 갤러리의 야심작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했다. 이 플랫폼 안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아트 바젤이 상정한 갤러리와 컬렉터의 위치다. 

기존의 온라인 아트 구매 사이트는 일방적으로 작품을 공개하고 사고파는 플랫폼인 것과 달리 온라인 뷰잉 룸은 갤러리와 아트 컬렉터 그리고 애호가들의 상호 유기적 관계에 집중한다. 아트 바젤 홍콩 디렉터 아델린 우이(Adeline Ooi)는 “아트 바젤의 온라인 뷰잉 룸은 기존에 기획하던 물리적 아트 페어에 선정된 갤러리만 참여할 수 있기에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 갤러리들이 수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온라인 뷰잉 룸이 단순히 작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특히 중소 갤러리에 이 플랫폼은 ‘온라인 뷰잉’이라는 개념을 탐구하고, 전 세계의 잠재적 구매자와 연결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향후 아트 바젤에서 온라인 뷰잉 룸의 역할이 확대될 것을 시사했다.

3 아트 바젤 홍콩에서 런칭한 ‘온라인 뷰잉 룸’. 퍼거스 매카프리 갤러리에서 출품한 작품은 실제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가상 배경에 디스플레이되었다.
4 국립현대미술관에서 ‘MMCA TV’를 통해 공개한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학예사 투어의 한 장면.

갤러리나 미술관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런던, 취리히, 뉴욕, 홍콩, LA 등 세계 곳곳에 지점을 둔 갤러리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도 자체적으로 뷰잉 룸을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 디렉터 중 한 명인 이언 워스(Iwan Wirth)는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말한다. “현재 모두가 고립된 상황에서 예술가의 목소리를 어떻게든 전할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렇기에 지난 몇 년간 고심한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의 패스트-트랙이 된 거죠.” 워스는 “작품 앞에 직접 서는 것에 대한 대안은 없다”고 단언하며, 그럼에도 예술가를 담은 영상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교육할 수 있는 하나의 매체인 점에 주목했다. 

더불어 이제 디지털은 현시대의 새로운 규범임을 인정하며 온라인 뷰잉 서비스가 물리적 전시 관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며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은 빠른 데다 가변적 체계이며, 일시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의 잠재력이 크다고 믿어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기술을 동원해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갤러리는 이러한 온라인 뷰잉과 세일즈를 비롯해 가상현실(VR)의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워스의 인사이트는 하우저앤워스가 디지털 영역에서 갤러리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5 백남준아트센터의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전 역시 온라인에서 먼저 공개됐다. 이미지는 문재원의 ‘오즈의 마법사’.
6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온라인 채널(NGV Channel)에서 전의 가상 투어를 체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두 달간 문화 예술계 이슈가 거의 전무했다. 이 기간 한국 동시대 미술을 상징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문을 닫은 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러한 와중에 미술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MMCA TV’가 큰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에 개설한 이 채널은 첫해 103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8984명까지 구독자 수가 늘어나며 꾸준히 성장했다. 그동안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국립현대미술관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가 직접 설명하는 전시 투어 영상을 공개해 호평받고 있다. “우리가 언제 이런 고퀄리티 해설을 들어보겠나!” 하는 마음과 전시를 직접 기획한 이에게 해설을 듣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 

지난 3월 30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미술관의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개막을 라이브 해설 방송으로 대체했다. 올해 미술관은 총 7개의 라이브 전시 투어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혹시 라이브 해설 방송을 놓치더라도 괜찮다. 이후 ‘MMCA TV’에서 축약본으로 다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현재 미술관은 이 채널을 통해 10개의 재생 목록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전시 스케치 영상뿐 아니라 교육기관으로서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과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를 초빙한 국제 심포지엄까지 폭넓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 밖에도 현재 팟캐스트, 온라인 전시, 작가 스튜디오 라이브 투어, 증강현실 예술 앱 등 다양한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미술만큼 그 시간, 그 공간에서 직접 관람하는 ‘경험’이 중요한 장르도 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디지털, 온라인 플랫폼이 물리적 전시를 위협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 뷰잉 플랫폼을 운영하는 갤러리와 미술관은 입을 모아 말한다. “결국 이러한 플랫폼은 실제 전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어요. 온라인으로 작품을 먼저 보고 전시를 찾는 분도 있거든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문화 예술계의 향방을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만큼 ‘사회적 연결’의 필요성을 직시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플랫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구 반대편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으니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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