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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적인 상을 받은 한국계 디자이너는?

조회수 2020. 3. 10. 10: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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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매력으로 글로벌 어워드에 이름을 올린 한국계 디자이너 3.

2020년이 채 3개월도 흐르지 않았는데 한국은 유난히 다사다난한 1분기를 보내는 중이다.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관왕을 거머쥐며 국민들을 열광하게 만든 한편, 1월 말부터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가 몇 개월 째 기승이다. 이 와중에 들려오는 좋은 소식은 글로벌 패션 프라이즈에서 몇몇 한국계 디자이너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K-뷰티에 이어 싸이, BTS, 기생충 등 세상을 뒤흔드는 한국발 ‘메가 히트작’들이 꾸준히 등장하는 요즘, 아마도 다음 주자는 K-패션이 아닐지 예상해본다. 2020년 글로벌 프라이즈에 등장한 차세대 한국 디자이너들은 어떤 매력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을까?

1 블라인드니스 , <2020 울마크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 

울마크 프라이즈는 패션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입 생 로랑을 배출한 세계적인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블라인드니스는 2020 울마크 프라이즈에 참가해 최종 결승 10인에 들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승은 리차드 말론이 차지했다.) 울마크 프라이즈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천연 소재인 울(양모)을 사용해 얼마나 아름답고 지속 가능한 옷을 만들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2020 울마크 프라이즈에서 선보인 블라인드니스의 2020-21 F/W 컬렉션.

블라인드니스의 신규용, 박지선 디자이너가 이번 울마크 프라이즈에서 선보인 컬렉션은 블라인드니스 2020-21 F/W 컬렉션이다. 매 컬렉션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데, 이번 컨셉은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해양 오염을 감시하는 해군의 이미지를 옷에 담은 것. 그물망을 닮은 피시넷 톱과 가방을 선보였고,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블루 톤의 불규칙한 염색 기법, 진주 디테일을 더했다. 울마크 프라이즈의 지향점과 일맥상통하는 컬렉션이라 할 수 있다. 주제를 직관적으로 표현했으며,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둔 비전 있는 컬렉션을 선보인 점이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비결이 아닐까. 앞으로도 블라인드니스의 ‘우아한 남성복’이 어떤 사회적 메시지와 결합해 세상에 나올지 기대해도 좋다.


2 민주킴 ,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우승 

<넥스트 인 패션>은 2020년 처음으로 선보인 넷플릭스의 패션 디자이너 서바이벌 시리즈다. 시즌 17까지 이어가며 굉장한 인기를 구가한 <프로젝트 런웨이>의 뒤를 이을 패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호스트로 디자이너이자 패션 인플루언서인 알렉사 청, 디자이너 겸 작가인 탠 프랜스가 등장해 전세계의 신진 디자이너들이 모여 자웅을 겨룬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 디자이너 김민주가 우승했다는 점.

<넥스트 인 패션> 우승을 거머쥔 민주킴의 컬렉션.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김민주는 <넥스트 인 패션>에서 데님, 레더, 애슬레저 등 다양한 주제로 경연을 벌였다. 결과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었지만 시즌 내내 변치 않았던 한 가지 평가는 ‘본인 만의 색이 확고한 디자이너’라는 것. 항상 ‘버블리(Bubbly)’한, 즉 풍성한 디자인을 주제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켰고 동화적이고 로맨틱한 무드를 유지했다. 영국의 다니엘 플래처와 맞붙은 결승에서 선보인 ‘프리다 칼로’ 컬렉션은 다채로운 컬러와 패턴, 실루엣으로 여자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주면서 데일리 룩으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했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네타포르테에서의 판매 기회를 염두에 두었다면 상업성이 뛰어난 후보가 우승 후보인 것은 당연지사. <넥스트 인 패션>이 원하는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다음 세대를 설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이였고, 그 결과 민주킴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2020년은 ‘민주킴’의 동화가 세상을 로맨틱하게 물들이는 해가 되지 않을까?


3 커미션 , <2020 LVMH 프라이즈> 숏리스트 20인 

루이 비통, 펜디, 디올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럭셔리 그룹, LVMH. 매년 개최되는 LVMH 프라이즈는 울마크 프라이즈와 함께 신진 디자이너들의 최대 등용문으로 꼽힌다.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는 물론 패션 산업의 저널리스트, 바이어, 모델 등으로 구성된 68명의 전문가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컬렉션을 꼼꼼히 평가한다. LVMH 프라이즈 우승자에게는 4억여 원의 상금 뿐만 아니라 1년간 LVMH 그룹의 전문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한다. 아직 진행중인 2020 LVMH 프라이즈는 현재 준결승인 숏리스트 20인을 발표한 상태다. 6월 5일에 최종 후보 8인이 결정된다.

커미션의 2020-21 F/W 컬렉션.

커미션은 뉴욕 1세대 이민자인 베트남계의 후이 롱과 딜란 카오, 한국계 진 케이 트리오가 전개하는 뉴욕 기반의 패션 브랜드다. 전세계의 젊은 디자이너를 찾아 육성하고자 하는 LVMH그룹은 최근 무엇보다도 문화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는 듯 하다. 이는 LVMH 그룹 뿐만 아니라 패션계 전체의 양상이기도 하다. 다양한 나라와 세대, 문화를 아우르는 디자이너들을 열렬히 환영한다. 커미션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지만, 8-90년대의 동아시아 여성의 드레스 코드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선보인다. 시간이 지난 동양의 문화를 누구보다 현대적인 뉴욕의 다운타운 무드로 풀어내는 커미션의 감각은 감탄할 만 하다. 과거와 현재, 이스트와 웨스트가 모두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컬렉션으로 마치 문화의 교각과 같은 의류를 선보인다. 이것이야말로 럭셔리 그룹이 찾는 차세대 디자이너의 진면모가 아닐까?

에디터 신지수(jisooshin@noblesse.com)

디자인 송진영 사진 @blindness_official, @_minjukim_, @commission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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