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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기 좋은 식물 가득한 교외 카페

조회수 2020. 3. 10. 1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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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교외로 떠나보자. 식물이 가득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고, 휴식도 취할 수 있으니.
1 건물과 건물 사이에 지붕을 덧대고 일본식 정원으로 꾸민 포천 카페 숨.
2 2019년 새롭게 오픈한 싱가포르 주얼 창이 국제 공항 전경.

몇 년 사이 식물을 컨셉으로 한 상업 공간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신체적·정신적 이로움도 이유겠지만 도심에서 푸른 자연을 접할 기회가 그만큼 적은 탓이다. 이 공간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용 식물원 못지않게 다양한 수목과 조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식으로 오픈한 싱가포르 주얼 창이(Jewel Changi) 국제 공항이 대표적 예다. 3개의 여객 터미널과 연결된 지하 5층, 지상 10층 높이의 이 공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인공 폭포가 자리하고, 돔형 구조물을 계단식 숲으로 둘러쌌다. 브라질, 호주,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미국 등지에서 공수한 2000그루의 야자수·활엽수와 10만여 그루의 관목을 심었으며, 각 층 곳곳에 꽃과 식물로 정원을 꾸몄다. 계단식 숲 주변에는 200여 개의 상점과 90여 개의 식당이 자리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자유롭게 오가며 정원을 즐긴다. 설계 디자인을 맡은 사프디 아키텍트(Safdie Architects)는 “정원을 끌어들임으로써 환승객과 일반 대중에게 공항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공식 오픈 전 6개월간 운영한 소프트 오픈에서 5000만 명이 다녀갈 만큼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열대 식물을 조망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양주 오랑주리.

국내에서는 식물에 집중한 카페가 인기를 얻고 있다. 대부분 적지 않은 규모의 조경 공간을 함께 조성해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장소에 자리하는데,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드라이브 겸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경기도 양주에 자리한 ‘오랑주리’는 6년간 버려진 마장호수 주변 부지를 개조해 카페로 만들었다. 주말이면 나들이 나온 가족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손님도 부지기수다. 통유리창으로 식물 공간과 차 마시는 공간을 구분했다. 식물이 위치한 공간에는 쉴 새 없이 물이 흐르는데, 인공적으로 조성한 계곡이 아닌 자연 그대로를 살려 인상적이다. 실제 계곡에 자리 잡은 카페인 것. 박종찬 대표는 땅을 파는 곳마다 암반이라 나무를 심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었다고 귀띔했다. 오랑주리의 정원에는 홍콩야자, 종려야자, 알로카시아, 몬스테라 등 아열대 관엽식물부터 바나나, 파파야, 무화과, 백향과 등 과일나무까지 다채롭게 조성했다. 지금은 완전히 뿌리를 내린 나무에서 바나나와 무화과가 열리고, 모종으로 심은 레드 바나나는 2m를 훌쩍 넘긴 지 오래다.

경기도 포천에 자리한 ‘숨’은 좀 더 고즈넉한 카페다. 공장 자재 창고로 사용하던 두 채의 건물을 이어 하나로 개조했다. 건물 사이에 자리한 일본식 중앙 조경은 김성주 대표의 부모님이 20여 년간 직접 가꾼 것으로, 이끼 위에 놓인 소철에 호젓한 기운이 감도는 듯하다. 회사 생활을 했던 김 대표는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카페 전체를 노키즈 존으로 꾸몄다. 책을 읽고 명상을 할 수 있는 힐링 존을 따로 마련한 것도 같은 이유. 통유리창 앞에는 의자를 일렬로 놓아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죽엽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커피 향, 고즈넉한 정원에서 사람들은 잠시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공간별로 각기 다른 식물을 배치해 단조로움을 피한 수서 식물관PH.

수서에 자리한 ‘식물관PH’는 식물과 카페에서 한발 더 나아간 복합 문화 공간을 제시한다. 가드닝 컨설턴트, 건축가, 아트 디렉터가 합심해 조성한 공간에서 큐레이터가 공간과 부합하는 전시를 기획한다. 입장료 1만 원을 내면 음료를 제공받고, 카페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층고가 높은 한쪽에는 열대우림에서 볼 법한 관엽수를 두고, 카페 중앙에 자리한 유리 온실에는 야생초를 두어 두 식물의 간극을 메웠다. 유리 온실에서는 종종 가드닝 컨설턴트가 야생초 묘목을 주제로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이번 주말엔 천편일률적인 동네 카페를 벗어나 조금 멀리 떠나보는 건 어떨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김민지(mj@noblesse.com)

사진 김잔듸,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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