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차 3대 시승기

조회수 2019. 9. 5. 10: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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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과 안락함 그리고 정상의 가치까지 품은 체어맨 차량 3대 시승기.
출처: NoblesseMEN

ROLLS-ROYCE CULLINAN

롤스로이스. 뒷좌석에 타는 최고급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는 롤스로이스를 잘 모르는 사람한테나 그렇다. 컬리넌을 두고 떠는 호들갑이 아니다. 롤스로이스는 한참 전부터 부자들이 직접 운전할 만한 차를 만들어왔다. 초호화 2도어 쿠페 레이스(Wraith)나 컨버터블 던(Dawn) 같은 차 말이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는 법. 신흥 귀족은 매일 어디든 부담 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롤스로이스를 원했다.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 컬리넌. 이 생소한 롤스로이스는 바로 이런 욕구 속에 태어났다. 외모는 그냥 롤스로이스다. 찬란한 여신상 엠블럼과 신전 모양 그릴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그간 롤스로이스에선 볼 수 없던, 꽁무니가 싹둑 잘린 모양새다. 그런데 그리 어색하지 않다. 다른 롤스로이스 모델처럼 엄청난 양감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다. 보수적이면서 빈틈없는 레이아웃, 장인이 다듬은 고급 소재, 각종 첨단 편의 장비 등 우리가 바라는 최신 롤스로이스의 모습 그대로다. 대부분의 명품이 그렇듯, 약간 투박한 디자인이 오히려 전통으로 느껴진다. 사실 롤스로이스의 진짜 매력은 경험에 있다. 보송보송한 양털 매트를 밟고 야들야들한 가죽 시트에 몸을 포갠 뒤 버튼을 눌러 문을 닫으면, 롤스로이스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가 남과는 다른 일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롤스로이스의 집요함은 바퀴가 구르는 순간 느낄 수 있다. 기름지면서도 사뿐히, 아주 적당한 무게감으로 굴러간다. 영락없는 롤스로이스 고유의 감각이다. 웬만큼 거친 길이 아니고선 미동도 없다. 힘이 차고 넘친다. 무시할 수 없는 몸집이지만 엔진이 그 이상으로 크다. 컬리넌에는 작은 국산 SUV의 3~4배는 큰 563마력 V12 6.75리터 트윈 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생각보다 차체도 그리 휘청대지 않는다. 최신형 대용량 에어 서스펜션이 항상 곧은 자세를 유지한다. 출력에 여유가 있다. 자세가 안정적이라는 건, 곧 운전이 쉽고 편하다는 이야기다. 운전대를 돌리면 상황에 맞게 뒷바퀴도 조금씩 돌아가 차체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덕분에 주차하기도 어렵지 않다. 물론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안심이다. 컬리넌은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진짜 SUV다. 뒷좌석은 여유롭고 편안하다. 앞 시트보다 방석이 살짝 높아 시야가 쾌적하다. 전동식 우드 테이블과 전용 모니터 등 롤스로이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급스럽기도 하다. 이대로도 충분하지만, 뒤에 앉을 누군가에게 롤스로이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절대적 경험을 전하고 싶다면, 4인승 옵션이 필수다. 몸을 뒤로 눕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시트가 들어가고 냉장고 같은 사치 옵션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내와 트렁크 사이에 격벽이 생겨 밀폐감이 한결 강해진다. 5인승 기본형과 4인승 옵션이 들어간 차를 모두 타보면 차이가 꽤 명확하게 느껴진다. 아, 물론 집에 팬텀이 한 대 있으면 굳이 4인승 옵션을 고를 필요는 없다. 팬텀 오너에게 컬리넌은 그냥 편하게 타는 차일 테니까. _ 류민(자동차 칼럼니스트)

엔진 V12 6750cc 트윈 터보

최대출력 563hp

연비 5.8km/ℓ

가격 4억6900만 원

출처: NoblesseMEN

GENESIS G90 5.0

G90는 풀 체인지 못지않은 부분 변경을 단행했다. 여기에 이름까지 EQ900에서 G90로 바꾼 건 현대차와 에쿠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제네시스의 집념과 의지다. 덕분에 차량 곳곳에서 힘이 느껴진다. 우선 크기가 당당하다. 5205mm 길이의 차체는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 노멀 휠베이스(5120mm)보다 크고, 휠베이스(3165mm)는 BMW 7시리즈 기본형(3070mm)과 롱 휠베이스(3210mm) 중간쯤이다. 그만큼 뒷좌석도 여유롭다. 앞뒤, 좌우 어디도 옹색한 구석이 없다. 눈에 보이는 소재와 마감, 기능 등 어디에도 돈을 아껴 쓴 흔적이 없다. 그렇다고 값비싼 소재로만 휘감은 것도 아니다. 적절한 소재가 적당한 곳에 쓰였고, 클래식한 스타일과 최신 기능의 어우러짐도 훌륭하다. 우드 베니어와 가죽으로 둘러싸인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자동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적용해 주행 중에도 내비게이션을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음성인식 방식인 카카오 아이를 넣었다.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다. 특히 뒷좌석에서. 4존이 아닌 3존 에어컨을 집어 넣고 뒷좌석에서 오디오와 앞 시트의 헤드레스트 위에 달린 모니터를 조작할 수 없다.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함이기에 소소한 불편은 더 크게 다가온다.

견고하고 단단한 차체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떠받친다(3.8리터 엔진 모델에서는 선택 불가). 전자제어 서스펜션 시스템과 섀시 통합 제어 기능을 합친 것으로, 덕분에 주행 감각은 우아하고 견고하다. 운전대를 거머쥔 이의 즐거움보다는 승객을 위한 안락함에 무게가 실린 인상이다. 방음과 차음의 수준도 매우 높은 편.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마이크와 도어 3중 실링 웨더스트립, 이중 접합 글라스 등으로 엔진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잘 걸러낸다. 시승차는 5.0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품은 모델로 8단 자동변속기와의 호흡이 흠잡을 데 없다. 저속 주행일 땐 최대토크가 상대적으로 낮아 답답한 느낌을 준다. 다만 가속페달을 밟아 엔진 회전수를 올리다 보면 회전은 부드럽고 힘은 넘친다. 그러면서도 불안한 느낌은 없다. 자세 제어 시스템이 거대한 차체를 단단히 잡아주기 때문이다. 안전 장비 수준 역시 더 진보하고 다양해졌다. 요즘 소비자는 최고급 세단을 선택할 때 제품만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이 시장에서 중요한 건 브랜드가 주는 가치와 만족도다. 제네시스에 조금의 디테일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세심한 관리가 더해진다면 꽤 괜찮은 기함이 될 수 있겠다. 제품의 가치는 이미 충분해 보이니까. _ 김선관 (<모터트렌드> 기자)

엔진 V8 5038cc 자연흡기

최대출력 425hp

연비 7.3km/ℓ

가격 1억1878만 원

출처: NoblesseMEN

BMW 750LI xDRIVE

4년 만에 7시리즈가 나왔다. 풀 체인지가 아닌 부분 변경 모델이다. 그런데 꽤 많이 변했다. 매무새를 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스타일을 바꿨다. 기함 모델이 이런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BMW의 힘이다. 외관의 주요 포인트는 스케일이다. 전체 사이즈를 키우기보다는 몇 가지 포인트로 벌크 업(bulk up) 효과를 냈다. 새로운 7시리즈는 SUV 모델 X7에서 선보인 대형 키드니 그릴을 채택했다. 전보다 50%가량 커지고 상단 엠블럼도 지름이 95mm 넓어졌지만 과한 느낌은 없다. 되레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랄까. 이제야 기함 모델에 걸맞은 압도적 위엄이 느껴진다. 7시리즈는 뒷좌석에(도) 앉는 차다. 기업 오너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도시인에게 2열 시트는 휴식 공간이자 사무실의 연장이다. 그래서 세심해야 한다. 새로운 7시리즈는 그 지점을 꼼꼼히 챙긴다. 먼저 프리미엄 감성을 대폭 높였다. 퀼팅 처리한 나파 가죽 시트(코냑, 모카 두 가지 컬러)의 면적을 넓혔고, 통풍 기능과 메모리 시스템을 포함한 전동 조절 컴포트 시트를 기본 적용했다. 차체 길이도 전작에 비해 22mm 늘어나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1열과 분리된 프라이빗한 느낌은 없고, 대신 탁 트인 개방감을 강조한다. 앞뒤, 좌우 모두 2열 시트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광활함이다. 시승한 750Li xDrive 프레스티지 모델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적용해 한층 세심한 케어를 제공한다. 조수석을 9cm까지 앞으로 이동할 수 있어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며, 센터 콘솔의 테이블에서 간단한 사무 처리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라인업에 터치 커맨드 시스템을 적용해 뒷좌석에서도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뒷좌석에서 느끼는 승차감은 여타 체어맨 차량과 사뭇 다르다. 안락하지만(편안한 주행을 원한다면 컴포트 모드를 선택할 것) 서스펜션과 카본 섀시의 강성이 뭉근히 느껴진다. 7시리즈는 2열 시트에서 느끼는 안락함은 물론 운전자의 재미, 즉 BMW의 다이내믹한 주행까지 살렸다. 새로운 7시리즈는 잘 달린다. 차체 크기에 비해 민첩하고 핸들링도 부드럽다. 정확히 BMW 특유의 박진감이 더욱 커진다. 새로운 7시리즈엔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기본 장착했다. 전자제어식 댐퍼와 셀프 레벨링 기능을 적용한 2축 에어 서스펜션을 포함한다. 탑승자에게 지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최소한으로 전달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더욱 다이내믹해진다. 코너를 돌 때 차체의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신속히 구간을 탈출하며 핸들을 그리는 대로 움직인다. 7시리즈는 기함 세단을 새롭게 정의한다. 누군가를 ‘모시기 위한’ 차량을 넘어 직접 운전해도 주행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차량. 7시리즈는 그 부분을 정확히 조준했다. _ 에디터 조재국

엔진 V8 4395cc 싱글 터보

최대출력 530hp

연비 9.6km/ℓ

가격 1억98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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