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갑부' PD가 말하는 '갑부'의 공통점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형을 위해
물리치료를 전공한 지용진씨.
그는 필라테스 기구를
만들어 팔며
연 매출 40억원을 달성했는데요.
그는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습니다.
과거 헬스장을 운영했던 그는
아픈 가족을 돌본 경험을 살려
회원들 자세를 교정해주다 입소문이 나
지점을 12개로 확장했는데요.
하지만 ‘의료 유사 행위’로 고소 당한 후
7억원의 빚을 지기도 했죠.
자살까지 생각했던 그가
물리치료사 경험을 살려
필라테스 기구를 만들며
다시 ‘대박’이 났는데요.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다사다난한 인생과
갑부가 된 사연을 전해주는
채널A ‘서민갑부’.
‘서민갑부’가 시작된 지
7년이 지났다.
프로그램 취지와
장수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
“말 그대로
서민이 갑부가 되는 모습을 그리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 시작했다.
서민갑부 주인공 선정 기준은
현업 종사, 자수성가,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
10억원 이상 자산가다.
시청자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부를 이룬 갑부를 보며
희열을 느낀다.”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주인공들을 찾는데
발품이 많이 들 것 같다.
“방송 3~4개월 전부터
아이템을 설정하고
자료조사와 사전취재
과정을 거친다.
2~3명의 사례자를
최종 선정하고
현장답사를 한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해도
출연 승낙을 철회하거나
촬영 중 문제점이 발생해
촬영을 중단하기도 한다.
제작진이 며칠 동안 일을 도우며
설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갑부는 촬영 전날
자녀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프로그램에 가족사는 물론
사업 실패 등 성공이 있기까지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다보니
과거 사연이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였다. ”
“172회에 방송된
‘3000원으로 20억을 만든
굳세어라 혜숙씨’ 편도
처음엔 출연자가
‘어렵게 살아온 인생이 미화돼
사람들 입에 함부로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럽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꼭 담고 싶어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10시간을 기다리며 설득했다.
이렇게 3000원 품삯 일로
7명의 아이들을 키워내며
20억원의 자산가 갑부 모습이 전해졌다.”
수많은 갑부를 만났을 텐데
그들의 공통점이 있었나?
“갑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고집’이다.
이들 고집은
일상생활이나 일터에서도
마치 스포츠선수의 루틴같다.
288회 ‘치아바타’ 편 갑부는
항상 사용하는 숟가락이 아니면
밥을 먹지 않는다.
손수 빵을 만들면서
손의 감각이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란다.
155회 ‘찐빵 할아버지’의 주인공도
새벽마다 가게에 나와
50년 동안 꿀에 절인 인삼을 먹는다.
자신만의 건강관리 비법이었다.
128회 ‘생선가게’ 편에서도
항상 낮잠을 자는
갑부의 모습이 보여지는데
매일 새벽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직접 물건을 가지러 가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 ‘신사임당’ 등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뜬다.
서민 갑부들을
만나보면서
알게 된
그들만의 방법이 있을까?
“291회 ‘디테일링 세차’ 편 주인공은
창업 5년 만에 건물주가 됐다.
그는 하루에 만원 이상 쓰지 않고
하루에 만원씩 저축한다.
1년이면 365만원이 모이는 저축을
매달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을
꾸준히 한다.
요즘 시대에 만원은
한 끼 식사값 정도이고
하찮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분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갑부들은
한순간 희열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려가는 힘이 있었기에
돈도 모으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
갑부들은 보통
자신들의 사업체를 운영하는데,
이들은 어떻게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나?
“갑부들은 ‘성공’이라는
목표 지점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더라도
‘자신만의 아이템’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갑부들은 입을 모아
‘실패가 쌓여 얻은 단단한 경험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인상 깊었던 말 중
‘나에게 1만명의
영업사원이 있다’는 말이 있다.
139회 ‘캠핑용품’ 편
주인공의 말인데
‘1만명의 영업사원’은 손님을 뜻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해당 물건이 꼭 필요한지
꼼꼼히 따져
충동구매를 막아줬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던 손님들도
차츰 갑부의 진심을 알고
팬이 돼 영업사원을 자처했다.
방송에서 그는
‘사기꾼은 혼자 이득을 보고
장사꾼은 함께 이득을 본다’고 했는데
인상 깊었다.”
만나본 서민갑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갑부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보스’라 불리며 살아가는
이주열씨를 꼽고 싶다.
IMF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더 이상 한국에서
자립할 수 없다는 생각에
친형을 따라 케냐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사진관을 열어
케냐인들과 소통하며
연 매출 7억원을 올리고 있었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수 차례 강도를 당하고
살해 위협을 느낀 건 기본이었다.
둘째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는데도
그는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
끝까지 버텨냈다.
그 결과 20명 이상의
현지인을 거느린 ‘보스’가 됐다.
촬영 기간 내에도
케냐 내 정치세력들 다툼으로
길거리에 무장하고 다니는
경찰이 많아
촬영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동금지 명령이 떨어지며
제작진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갑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 방송한
‘서민갑부’ 297편 가운데
인상 깊은 갑부들의 이야기를
추천한다면?
“191회 ‘당구대삼겹살’ 편 주인공은
과거 15개 식당을 운영하며
연 매출 20억원의 성공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실패하고 외도해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
10년이 넘도록 두 딸은 물론이고
본인 어머니도 뵙지 못하며
죄인처럼 살았다.
방송 이후 용기를 내
요양원에 계신 어머님을 찾아뵈며
지난날 과오에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담겼다.”
“방송 이후 갑부 가게에
첫째 딸이 손주를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오기도 했다.
서민갑부를 통해
아버지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연 딸이
손주를 보여드리러 온 것이었다.
깊은 상심과 죄책감으로
자살 시도와
노숙자 생활까지 하던 그에게
다시금 인생 2막을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 것이고
실제로 갑부는
담당 PD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서민갑부가 곧 300회를 맞는다.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300회 특집 ‘소상공인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사연을 받아
두 팀을 선정하고,
서민갑부에 출연했던 갑부들이 모여
메뉴 개선과 마케팅뿐 아니라
인테리어 리모델링까지 도움을 줬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민갑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00회는 10월6일과
13일 두 차례 걸쳐 방영된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시는
모든 자영업자분들이
이 방송을 보시고
많은 힘을 얻어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