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단톡방에 "성관계 영상 좀"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위 카톡은 기자들이 익명으로
들어와 있는 카카오 단체톡방
‘기형도 시인 30주기 추모 문학방’
(이하 문학방)의 대화 일부입니다.
이 카톡방은 기자들이 익명으로 모여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정보 카톡방’에서 파생됐는데요.
각 100여명씩 모인 정보방 두 군데에서
채팅방 링크를 알려 인원을 모았죠.
방장은 정보방에선
“거시기/일간/사회부” 예명을,
문학방에선 ‘거시기’를 쓰는데요.
일간/사회부는
일간지 사회부 기자란 뜻입니다.
이렇게 불특정 다수가
모인 정보방에서는
밖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소재로
잡담을 나누는데요.
쉽게 말해 성적인 표현이나
농담도 종종 나옵니다.
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불법의 선을 넘나들었는데요.
불법촬영물 공유나
성매매 업소 추천을 요구하는 대화가
여러 번 이뤄졌습니다.
디지털성범죄 근절 운동단체
‘디지털 성범죄 아웃(DSO)’이 입수한
카카오톡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들은 불법촬영 피해자
신상도 공유했는데요.
양예원씨의 성추행
피해 사건이 알려질 무렵
다른 피해자들 실명을 언급하며
“유출본이 궁금” “저도”
“굽신굽신” “예명 아시나요” 등의
대화를 나눴는데요.
실제로 양씨의 촬영사진이 게재된
웹사이트 링크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불법촬영 사건 기사가 뜨면
공유요청이 달렸는데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고화질 동영상이 보도된 지난 12일
방장은 기사를 올리고
“YTN 형들 나누셔야 합니다”라고 썼죠.
또한 성관계 불법촬영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씨가
속옷 차림의 여성들과 찍은 사진도
이 단톡방에서 공유됐는데요.
이들에게 성폭력 2차 가해나
불법행위 경각심은 희박했습니다.
클럽 버닝썬에서
성관계 영상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돌자
“여성이 완전히 물뽕에 취해 있다”
“공유 좀”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는데요.
그리고 대화 직후 나체 여성이
누워있는 영상이 공유되자
“사랑합니다”란 답이 달리기도 했죠.
심지어 성매매 업소를
서로 추천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이는 이 과정에서
업소와 관리자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김신아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대화 내용은) 성폭력에 대한
윤리의식이 전무한 수준이다.
2차 가해성 보도, 선정적 보도에
가장 예민해야 할
기자들의 사생활이 이렇다면
사회는 언론과 기자를 믿을 수 없다”며
“당사자 동의가 없는
불법촬영물 유포는 명백한 불법으로
카톡 기록을 근거로
수사를 의뢰해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밝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