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자유롭게 임신 결정도 못해요"

조회수 2018. 11. 30. 18: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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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유니온이 방송작가 모성권 실태조사를 했는데..

 기혼여성인 방송작가 A씨는

 면접관으로부터

“우리 팀은 메인 작가도 처녀다”

“유부녀 들어오면 분위기 흐려진다”,

“임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든지

 불임(난임)이면 합격시켜주겠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출처: gettyimagesbank

 가까스로 일을 시작한 뒤에는

 스스로 아이를 낳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신한 동료 작가를 두고
‘배불러 회사 다니는 것 보기 안 좋다,
 윗분들이 안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출산 후 복귀한 선배 작가 뒤에선
‘똑똑했던 작가들도
 애 낳으니 멍청해지더라’는 말이 들렸죠.

출처: gettyimagesbank

 마지막으로 A씨는

‘마음 놓고 밤 샐 

 젊은 애들이 많은데

 누가 애 보러 가야 하는

 애 엄마 쓰겠느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런데 A씨는 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일단 A씨는 임신 사실을 숨겼는데요.

출처: gettyimagesbank

 몸이 정말 힘들때에는
 임신 사실을 공개할까 고민했지만,
 둘째를 임신한 동료 작가가
‘임신은 잘 되네’,
‘일 그만두려는 생각이구나?’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포기했습니다.
 

 마치 자신을 겨냥한 것 같았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나중에라도 임신 탓을 들을까봐

 지방촬영에 꼬박꼬박 따라가고

 대본작업에 밤을 새웠는데요.


 결국… 아이를 잃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방송은 진행되고 있고,

 정식 휴가를 받을 수도 없는 신분이라

 유산 사실을 알린 뒤

 잠깐 쉬고 다시 방송국에 출근했는데요.


 A씨를 보고 다가온 팀장은

‘쉬더니 얼굴 좋아 보인다.

 애는 또 금방 들어선다’고 말했죠.

출처: gettyimagesbank

 A씨 사례는 2018년 현재

 방송작가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인데요.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가

 11월20일부터 7일간 222명의

 여성작가(기혼 105명, 미혼 117명)를

 대상으로 진행해 11월28일 공개한

‘모성권 관련 실태조사’에서

 결혼 및 임신과 관련해 들은

 부당한 말과 상황을 묻는 질문에 나왔던

 답변들을 취합해 재구성한 현실이

 바로 A씨입니다.

출처: 청와대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는

임신 배려와 출산 장려인데요.

하지만 여성이 94.6%로

절대다수인 방송작가들은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을 결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본인이 원할 때

 자유롭게 임신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29.2%에 불과했는데요.

 

 10명 중 7명은 임신 결정이

 자유롭지 않다고 답한 것이죠.

 임신 결정이 자유롭지 않은 이유로는

‘높은 노동강도, 잦은 밤샘 등으로

 일과 임신 및 출산을

 병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66.1%에 달했는데요.


 임신 이후의 휴가 및

 휴직혜택 전무(25.3%),

 임신 이후 해고 등 불이익 예상(7%),

 동료들의 곱지 않은 시선(1.6%)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결혼이나 출산을 위해

휴가를 사용해봤다는 방송작가는

28.7%에 그쳤는데요.


그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작가들 중에서도

그 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1개월 미만이었다는 응답자가

66.7%로 가장 많았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임신 경험이 있는 응답자 24.8%는

유산을 했거나 유산 징후를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임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혼자 응답을 떼어서 보면

유산(징후) 경험 비중은

더높아집니다.


기혼 응답자 17%는

유산을 한 적이 있었고,

15.9%는 임신 이후

유산 징후가 나타난 적이 있다고 답했죠.


이는 결혼한

여성 방송작가 가운데

약 30%가 유산 관련 경험을

겪었다는 의미입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작가는 대다수가 여성임에도

 프리랜서라는 허울 속에

 여성 노동자로서 보호 받아야 할

 권리에서 배제돼왔다.

 방송작가들은

‘임신, 출산, 육아’에 관한 ‘모성권’ 역시

 철저히 소외돼 왔다”며


“방송작가들의 인권제고를 위해,

 사회문제가 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방송작가들의 모성권 찾기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방송작가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글을 쓰고
좋은 방송을 만드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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