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이 책, 직접 읽어봤습니다

조회수 2018. 7. 19. 14: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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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가 말하는 '3층 서기실의 암호'

요즘 서점가에서 핫한 바로 이 책!

출처: 사진=알라딘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태영호 지음 / 기파랑 출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탈북한지 2년도 안 돼 내놓은 책인데요.


남북관계가 평화국면에 접어든 요즘 북한이란 통제사회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어 직접 읽어봤습니다.

책에 따르면 북한 통제사회를 유지하는 핵심은 ‘생활총화’ 인데요. 자기검열과 상호검열로 체제에 순응하는 인간형을 만들죠.

출처: ⓒ 연합뉴스
2013년 7월27일 정전 60주년을 맞아 평양시내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시민들이 참가자를 환영하는 모습.

또 하나의 핵심은 바로 숙청인데요. 북한외교는 숙청으로 단련됩니다. 


북한외교가 강한 이유가 ‘생존’을 위한 외교이기 때문인데요. 북한 외교라인을 보면 오래 지속돼 외교관의 전문성이 강하죠.


정권이 바뀌면 외교라인이 교체되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와 다릅니다.

출처: 사진=MBN 보도 갈무리
2017년 8월 북한과 미국은 서로 ‘불바다’ ‘화염과 분노’ 등 자극적 단어를 사용하며 서로 공격했죠.

노동당 3층 서기실은 수십 년 간 이어진 정보를 야무지게 모아놓았는데요. 3층 서기실은 이 정보를 토대로 국가결정에 관여합니다. 


이곳은 일종의 대통령 비서실인데요. 부처 간 협의가 없는 북한에서 ‘3층 서기실’은 모든 정보가 수십 년 간 쌓인 ‘정보의 곳간’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북한군 장병이 평양 김일성광장에 도열한 모습.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은 북한의 선전전략인데요.


이라크 전쟁 때 악의 축으로 규정된 북한은 유럽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으로 2003년 초 영국 대사관 개설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영국은 1966년 영국 월드컵 당시 북한의 8강 진출 신화를 다룬 영화 ‘천리마축구단’을 제작했는데요. 그 뒤 AP통신은 북한 평양에 평양지국을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AP통신에 김일성 탄생 90주년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 독점중계권을 줬어요.

출처: 사진=DAUM 영화

태영호씨에 따르면 북한에선 외국 언론사의 지국 개설이나 외국기자의 상주 문제는 조선중앙통신사나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관할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기관은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승인을 받아 상주 허용 신청서를 외무성에 보내야 하는데요. 이후 외무성 보도국이 ‘최고지도자’에게 보고하고 결재가 떨어지면 허가가 나오는 방식이죠.


당시 태영호씨는 2006년 AP통신의 평양지국 개설에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사진=노컷뉴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북한은 외국 언론과 사업을 중시했다고 합니다.


김일성은 과거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했고 김정일은 북한이 BBC와 ABC를 장악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는 게 태씨의 주장인데요.


김정은의 경우 집권 후 첫 번째 핵실험이 실시된 직후인 2013년 2월 평양에서 데니스 로드맨을 직접 만났습니다. 이는 핵실험에 쏠린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는데요.


비록 핵실험은 했지만 김정은 자신은 매우 개방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선전한 셈이죠.

출처: 사진=KBS 보도 갈무리

그러나 언론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선전효과를 노리기는 쉽지 않은데요. 


태씨는 이 책에서 이렇게 적었죠.

김정일이나 김정은은 대외 보도사업 문제에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어느 날은 외교관들에게 주동적으로 외국 언론과 인터뷰나 브리핑을 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홍보하라고 한다.

또 어느 날은 외교관들이 임의대로 외국 언론과 접촉해서는 안 되며 사소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꾼다.

보신주의가 횡행하는 환경에서 누가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겠는가.

책에 따르면 한국의 드라마·영화는 DVD나 USB 형태로 북한 장마당에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10여 년 전부터 전력사정이 악화돼 TV를 마음대로 볼 수 없게 된 북한 주민들에겐 TV를 대체할 영상물이 필요했죠.


그 때 중국이 배터리로 DVD나 USB를 재생하는 미디어플레이어 ‘노텔’(NOTEL)을 생산했는데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북한 가구 대부분이 노텔을 보유하게 됐다는 것인데요.


노텔은 정전이 지속돼도 장마당에서 배터리를 구입하면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대히트를 쳤던 드라마 ‘올인’

태영호 전 공사는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2000년대 초부터 한국 콘텐츠가 북한으로 밀수되면서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현실이 당국의 선전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정은은 집권 후 불순 녹화물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한류 차단을 전문으로 하는 단속반 ‘109호’라는 상설조직을 창설했다
지난 4월1일 북한 평양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가했던 레드벨벳

과거 나치 독일 역시 2차 세계대전 당시 해외 매체와의 접촉을 통제하며 내부 여론을 통제하고자 했는데요. 하지만 나치 역시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순 없었죠.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에 따르면 북한은 BBC가 2017년 한국어 라디오채널을 개국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인식했다고 했는데요. 북한 주민에게 외부 실상을 알려주는 것 자체가 체제를 붕괴시키는 위험요소로 본 것이죠.


북한은 BBC에 평양지국을 승인해주겠으니 대북 라디오방송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며 협상을 벌였지만 2016년 4월 북한을 방문한 BBC 취재진 3명을 구금해 협상은 결렬됐는데요.


BBC는 2017년 9월부터 대북라디오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출처: 사진=KBS 보도 갈무리

태영호씨는 “북한주민 맞춤형 콘텐츠로 북한의 민주주의와 개혁개방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라디오와 위성TV 인프라, 와이파이를 포함한 인터넷 이용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잘 몰라서 더 궁금한 북한.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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