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 위협하는 논란의 만화
일본 역대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최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흥행 성적을 위협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화 '귀멸의 칼날'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다.
'귀멸의 칼날' 측에 따르면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은 개봉 59일 만인 13일 2253만 9385명 관객을 동원했으며, 흥행 수입 300억 엔을 돌파했다. 총 302억 8940만 7700엔.
308억 엔 수입을 기록 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불과 6억 엔 차이다.
더욱이 '귀멸의 칼날'이 300억 엔 수입 돌파 기간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53일) 보다 5배 가까이 빠르다.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은 앞서 개봉 4주째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이때, 최단 200억 엔 돌파 기록을 세웠다.
6주째에는 '겨울왕국' '너의 이름은.'의 기록을 넘어 역대 3위에 올랐다.
7주째에는 '타이타닉'의 기록을 깨고 2위에 랭크됐다.
이 속도라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20년 가까이 지킨 1위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는 뜻.
현지 언론에 따르면 N차 관람객에게 선착순으로 스페셜북 등 선물을 증정하는 등 이벤트로 흥행 열풍에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고.
그런데 도대체, '귀멸의 칼날'이 무슨 만화이길래 코로나 시국에도 일본 관객을 극장으로 이끈 것일까?
모든 것을 잃은 소년 탄지이 자신에게 남은 단 하나인 동생을 살리기 위해 역경을 딛고 식인귀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가 코로나로 지친 일본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는, 일종의 '코로나 특수'를 누리게 됐다는 것.
'귀멸의 칼날'이 영화계와 출판계 등 일본 문화계 전반을 들쳐업고 뛰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화다. 주인공인 탄지로의 귀걸이가 우익의 상징인 전범기 디자인이라는 점.
주인공의 트레이드 마크인 이 귀걸이는 누가 봐도 전범기와 모양이 흡사하다.
한두 장면에만 나오는 게 아니다. 주인공이 항상 착용하고 다니는 귀걸이이기 때문에 매회, 매장면 등장한다고 보면 된다.
논란을 인지한 뒤 귀걸이 디자인을 변경했다고는 하지만 초기 디자인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한국에 수입된 수출용 애니메이션에서는 전범기 모양의 귀걸이가 전면 수정돼 해가 뜨는 그림 모양으로 바뀌기는 했다.
그러나 초기 디자인으로 제작된 굿즈가 아직도 판매되고 있는 등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한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은 12월 국내 공개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개봉이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