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장국영 입술 번지게 한 방법
20세기 최고의 홍콩 배우, 발 없는 새, 지금은 세상을 떠난 대배우, 고(故) 장국영.
생전 많은 작품을 통해 아시아 영화 팬들의 마음 속에 울림을 남긴, 눈이 깊은 신비로운 배우다.
장국영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각각 다르고, 필모 중 워낙 명작이 많아 대표작을 물어도 대답은 제각각일 터.
하지만 이 영화를 빼놓고는 장국영을 논할 수 없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장국영의 섬세 연기가 정점을 찍었던 '패왕별희'.
우리 영화 볼래?: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재개봉] 명장면 하이라이트 예고편
시투(장풍의 분)를 마음에 품은 두지를 장국영이 연기했다. 경극에서 여성 역할을 맡는 두지는 시투에 대한 마음으로 괴로운 한편, 문화대혁명과 공산당 집권 등 격동의 역사를 겪으며 세월의 풍파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시투와 경극을 모두 잃게 된 두지는 경극 '패왕별희'의 주인공인 우희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제 4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천카이거 감독. 그는 연출 말고도 한 가지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았었다고 한다.
바로, 두지 역 장국영의 분장에 일부 참여한 것.
이 장면이다. 입술이 번져 엉망으로 흐트러진 두지. 최근 이 장면의 촬영 비하인드가 알려졌다.
천카이거 감독이 자신의 입술을 이용해 번진 분장을 표현한 것이라고.
원래 장국영의 매니저에게 부탁했는데 부끄러워서 못하겠다고 하자 천 감독이 직접 장국영의 얼굴에 입술을 문댔다고 한다.
감독과 배우의 희생(?) 덕분에 감독의 마음에 꼭 드는 명장면이 탄생했다고 한다.
천카이거 감독은 중국의 한 프로그램에서 '패왕별희'를 위한 장국영의 혼신의 노력도 전했다.
장국영은 촬영 반년 전부터 베이징에서 경극을 배웠어요. 레전드는 영원하죠. 초월할 수 없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