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전쟁터, 배우 자존심이 달렸다

조회수 2020. 4. 2.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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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순서에도 '정해진 룰'이 있다

가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연말 가요 시상식 등에서

엔딩 무대를 누가 서느냐’로 가수들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질 때,

배우들은 ‘누구의 이름이 앞에 쓰이냐’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홍보에 사용되는 포스터에 게재되는 출연자의 이름은 물론이거니와

작품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크레딧 순서,

작품 제목을 검색하면 나오는 포털사이트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이름 순서에도 싸움은 이어진다. 기자들에게 배포되는 보도자료에 적히는 이름 순서로도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출처: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 해당 포스터는 기사와 관계없습니다 *



‘원톱’ 주연이 있지 않는 이상

출연자의 극 중 비중을 따져 주연, 조연 순서로 나열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자 암묵적으로 이어져온 방식이다.

그러나 모두 이 ‘관행’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이를 두고 관계자들은 “총성 없는 전쟁이 따로 없다”라고 표현한다.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어?’ 싶지만

의외로 자주 일어난다. 아니 매 작품마다 계속된다.

배우의 나이와 인기, 데뷔 순서까지 비슷하다면 말 그대로 ‘미묘’해진다.

캐릭터의 활약, 출연자의 극중 비중 등을 따져서 순서대로 이름을 쓰는 게 일종의 관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해요. 그렇지 않을 때 문제 아닌 문제가 생기는 거죠.

- 드라마 제작 관계자 A
출처: tvN
* 해당 포스터는 기사와 관계없습니다 *


최근 한 드라마도 이름 순서를 두고 잡음이 일었다. 이미 포스터에는 순서에 따르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없애기로 결정한 뒤였지만, 보도자료에 쓰인 이름 순서를 두고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이를 두고 배우가 직접 나서서 얼굴을 붉히는 일은 많지 않다.

순서에 큰 관심이 없는 배우도 있을뿐더러,

혹시 불만이 있더라도 이미지를 생각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배우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속사, 매니저 입장에서는 쉽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요.

누구에게 물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조용히 지나가지만, 데뷔 연차나 인지도 혹은 인기, 나이 등 모든 것이 비슷할 때엔 자존심 싸움에 불이 붙을 수밖에 없죠.

- 배우 소속사 관계자 B
출처: SBS
* 해당 포스터는 기사와 관계없습니다 *



이런 일은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10년도 더 전에 개봉된 한 영화에 남자 배우 두 명이 주연으로 등장했다.

나이가 같고 인기까지 비슷했던 두 배우를 두고

포스터 이름 순서, 엔딩 크레딧 등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

당시 영화 투자사 측은 출연을 계약한 순서대로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배우를 비롯한 소속사 식구들도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문제없이 진행될 줄 알았지만, 또 하나의 관문이 있었다.

팬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

앞서 결정한 대로 모든 것이 진행됐지만, 팬들의 불만은 꽤 이어졌다.

팬들도 ‘배우를 위한’ 행동이었겠지?
출처: JTBC스튜디오
* 해당 포스터는 기사와 관계없습니다 *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탄 드라마에서도 출연진의 이름 순서를 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극 중 누구 하나 ‘주인공’이 아니지 않은, 출연 분량도 비등비등한 상황.

때문에 배우 회사들은 이름을 ‘먼저’ 올리기 위해 서로 눈치싸움을 해야 했다.

영화의 경우 촬영이 모두 진행된 후, 드라마도 촬영을 시작한 이후에 포스터 촬영을 해요. 대부분이 그렇죠. 때문에 이름 순서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 해도 작품 하차하기는 쉽지 않아요.
다만 불편을 드러냈다면 그 감정이 계속될 수는 있죠. 프로들이기 때문에 큰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스태프들이 불편한 경우도 있고요.

- 영화 제작 관계자 C

해외에 판권이 판매된 작품의 경우 국내 홍보용 포스터와 해외 포스터에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해외에서 더 이름이 있는 배우를 앞으로 배치하려다 논란이 생기기도 한다.

출처: tvN
* 해당 포스터는 기사와 관계없습니다 *

여전히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서로 이해를 요하는 일이기에 마지막까지 정리가 안 되면 종국에는 출연자의 이름이 노출되는 곳을 정리해 번갈아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과거에 드라마 포스터가 완성돼야 하는 시점까지도 순서 조율이 완료되지 않은 적이 있어요. 결국 포스터에서 배우들의 이름을 빼고 포스터가 완성됐죠.

영화의 경우 A 배우와 B 배우의 이름을 티저 포스터와 메인 포스터에 각각 순서를 다르게 배치한 적도 있고요.

배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더라도 배우를 위한 소속사의 노력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배우 소속사 관계자 D, E

By. 조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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