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안 본 사람 없게 하려고 쓰는 영업글
그것은 바로 서치. 딸 마고의 SNS와 메시지 내역을 모조리 뒤져가며 마고의 행적을 찾아간다.
그렇다. 그래서 제목이 서치인 것이다.
'서치'는 그런 면에서 매우 리얼하다. 전현직 특수요원이 아닌 일반인인 데이빗이 딸의 SNS 계정 비밀번호를 찾는 과정, 딸과 교류했던 이의 연락처를 찾는 방법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딱 바로 그 방법이다. 심지어 익숙하지 않은 사이트에서 어리둥절해하는 것까지.
그래서 더 이입이 된다. 어느 단계에서 탁 막혔을 때, 무언가를 찾아냈을 때(수사기관에서는 조회만 하면 되겠지만), 관객은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데이빗이 되어 답답해하고, 초조해하게 된다.
커서의 움직임이 영화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타자를 치는 속도는? 창을 닫는데 망설이는 그 시간은? 다소 사소해 보이는 이것이 '서치'의 메인 액션이다.
영화 초반 데이빗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부분은 영화의 정수다. 사진첩을 클릭하고, 컴퓨터에 옮겨 둔 영상을 플레이하고, 캘린더 프로그램에 일정을 추가하고, 그 일정을 지우는 일상적인 행동들을 지켜보며 관객은 이 가족의 정체성과 정서를 단번에 알게된다.
문자보다는 전화, 전화보다는 직접 쓴 편지가 더 많은 감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던 것은 어쩌면 우리의 고정관념인지도 모르겠다.
디지털의 대명사인 마우스포인터에 수만가지 감정과 상황을 담을 수 있다는 걸 '서치'가 증명했다. 이만하면 커서가 주연상 받아야할 듯.
'서치'의 모든 일은 모니터 안에서 벌어진다. 관객은 모니터 앞에 앉아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 관객이 바라보는 이 모니터 속은 유한하지만 동시에 무한하다.
이 설정을 유지하기 위해 감독은 영리하게 온갖 카메라와 매체를 이용한다. 페이스타임, 웹캠, 라이브스트리밍, 유튜브, 심지어 취조실 CCTV까지.
모니터 앞을 벗어난 데이빗의 행적은 또 다른이들의 카메라에 담겨 유튜브에 올라오고, 관객은 그 화면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감독은 최대한 다양한 카메라를 이용하고, 그 특성과 특유의 질감을 스크린에 옮긴다.
CCTV, 핸디캠, 휴대폰 카메라 등을 매개로 한 영화는 많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화면을 구현하는 영화는 '서치' 외에 떠오르지 않는다.
존 조가 참 잘한다. 한국계 배우이기 때문에 더 점수를 얹어주자는 것이 아니다.
'서치'는 배우에게도 낯선 작업이다. 상대 배우가 있는 상황보다 홀로 카메라를 직접 바라보며 대사를 하는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부분 장면에서 모니터 앞에 앉아있거나 서 있기 때문에 표현의 폭도 적다. 화면에 구현되는 그래픽과 리액션도 맞아야 한다.
존 조가 연기한 데이빗은 어색함을 느낄 새를 주지 않는다. 모니터 한 구석의 페이스타임 화면에 잡힌 그는 그 작은 화면에서 끊임없이 데이빗을 표현하다.
'스타트렉'에서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존 조에 목말랐던 존 조의 팬이라면 일단 예매하자. 존 조가 101분 동안 나온다. 존 조 선물세트다.
개인적으로 '서치'에 대해 그 어떤 것도 찾아보지 말고 극장에 가길 바란다. 미리 '서치'의 결말을 보는 것도, '서치'의 반전을 보는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두 번의 반전이 있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스포일러 당하는 순간 영화의 재미는 절반으로 반감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스포꾼'들이 영화를 보고 동네방네 소문내기 전에 재빠르게 먼저 보자. 물론 스포일러 하지 않는 상도덕은 꼭 지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