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정도? '101'과 AKB48의 DNA 유사도

조회수 2016. 4. 6. 18: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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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안이슬
출처: Mnet 제공

AKB48과의 비교는 Mnet '프로듀스 101'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안고가야하는 숙제였다. 제작진은 두 시스템의 유사성을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보편적 구성이라고 설명했지만, 글쎄다. 시청자들이 '닮았다'고 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논란과 환호 속에 탄생한 I.O.I, 이들의 탄생과정은 AKB48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두 그룹의 DNA 유사도를 분석해봤다. 아, 분명히 해야할 것은 AKB48의 전체 그룹 시스템이 아닌 '총선거' 시스템과 비교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전체를 통틀어 유사성을 비교하기엔 AKB48의 시스템이 너무나 방대하므로...



# 멤버(참가자)구성 (80%)


'프로듀스 101'과 AKB48이 끊임없이 비교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많은 소녀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한다는 형식 때문이다. 100여 명의 소녀들을 인기 순서대로 줄 세우고 상위권에 혜택(물론 이 혜택은 두 시스템이 다르다)을 준다는 큰 줄기가 같기 때문.


물론 이 '소녀들'의 신분은 다르다. '프로듀스 101'은 각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의 경쟁이고, AKB48의 총선거는 이미 데뷔해 활동하고 있는, 한 회사에 몸담고 있는 아이돌들의 순위배틀이다.


'아이돌'이라는 정체성은 프로그램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주 사소하게는 스쿨룩의 단체 의상에서부터 크게는 프로그램 전체의 흐름까지. '프로듀스 101'이 만약 보컬 그룹 데뷔를 위한 프로그램이었다면 프로그램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실력이 최우선으로 평가되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아이돌을 뽑는다는 건 노래와 춤 외의 매력 또한 크게 평가된다. 아이돌과 아티스트를 철저히 구분하는 일본 연예계 특성상 AKB48에도 실력은 부족하지만 상위권의 인기를 누리는 멤버들이 상당하다. 이런 현상은 '프로듀스 101'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출처: Mnet '프로듀스 101' 공식 페이스북


# 기획 의도 (60%)


두 시스템의 출발점부터 비교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수단과 효과는 같고, 목표는 다르다. 팬들의 선택으로 그룹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은 같지만,  '프로듀스 101'은 데뷔 멤버를, AKB48 총선거는 차기 싱글 센터와 선발 멤버를 뽑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AKB48은 총선거를 통해 중심그룹 AKB48은 물론 자매그룹들의 멤버들까지 인기를 서열화한다. 이 중 순위가 높은 이들은 차기 싱글 타이틀곡 활동을 할 수 있다.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멤버를 센터에 세우고, 방송활동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투표에 열을 올린다. 총선거 시스템은 팬이 가수를 키운다는 AKB48 시스템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제도다(자세한 투표 시스템은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프로듀스 101'이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가장 달랐던 점은 100% 시청자 투표로 순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기존 프로그램이 심사위원의 결정이 상당 부분 결과에 영향을 줬던 것과 달리 '프로듀스 101'은 100% 시청자 투표에 의해 순위와 데뷔 멤버가 결정됐다.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AKB48 총선거와 같다. 팬들로 하여금 '내가 아이돌을 키우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출처: tvN 'tvN 스페셜-아시안팝' 캡쳐

# 투표방식 (40%)


100% 팬 투표 순위를 따른다는 '큰 그림'은 비슷하지만 두 시스템의 투표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AKB48 총선거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유료 팬 어플리케이션과 앨범 안에 포함된 투표권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앨범을 사고,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은 '팬으로서 자격을 갖춘' 이들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셈.


'프로듀스 101'은 이와 달리 투표 접근성이 상당히 높다. 온라인을 통해 초반에는 1인 11명, 이후에는 1인 1명에게 투표를 할 수 있게 했다.


순위결정 단계마다 조금씩 룰이 달라졌는데, 최종 멤버 결정에서는 사전 온라인 투표 결과와 생방송 문자투표를 기준으로 했고, 중간 순위발표에서는 온라인 투표 결과와 팀 미션 가산점을 합산했다. 중간 순위 결정의 경우 AKB48에 비해 변수가 상당히 많았던 셈이다.


어느 쪽이 더 공평한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AKB48의 경우 투표 자격을 받는 것이 조금 더 까다롭긴 하지만 '앨범 사재기' 등을 통해 순위에 영향을 주는 행위들이 존재한다.


'프로듀스 101'의 경우 개인의 역량은 뛰어났지만 조별 미션에서 가산점을 받지 못해 탈락하고 만 안타까운 이들도 있었다.



출처: Mnet '프로듀스 101' 캡쳐(위), tvN 'tvN 스페셜-아시안팝' 캡쳐


# 순위발표식


'투표'를 통해 무언가가 결정되는 것은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AKB48과 '프로듀스 101'의 가장 큰 유사성은 이렇게 집계된 순위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자.


-무대구성 (80%)


일단 무대 구성을 보자. 매 총선거 마다 조금 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순위별로 의자가 놓여있고, 1등 멤버가 앉을 자리는 무대의 가장 높은 곳에, 상대적으로 호화롭게 꾸며져있다. 단, 모든 총선거의 좌석 배열이 피라미드식 인 것은 아니다. 1위 아래 순위의 좌석을 직사각형이나 사다리꼴 모양으로 배열하기도 한다.


'프로듀스 101'은 기본적으로 매 순위발표식 좌석 배열이 일정하다. 피라미드 모양으로 층을 이룬 무대에 일렬로 의자들이 늘어서있다. 이름이 호명되기 전, 소녀들이 무대 아래에 깔린 의자에 앉아 같은 콘셉트의 옷을 입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동일하다.


-진행방식 (90%)


하위 그룹부터 이름이 호명되고, 무대에 오른 이들이 한 사람 씩 소감을 말한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순위에 맞는 자리에 앉는다. 총선거와 '프로듀스 101' 모두 차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물론 모든 총선거가 관객이 있는 자리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AKB48과 달리 '프로듀스 101'은 최종 데뷔 멤버 선정 순위발표식만을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 센터결정 (100%)


방송 초반의 센터결정과정은 분명 AKB48과 달랐다. 첫 번째 무대였던 '픽 미(Pick Me)'는 멤버들이 직접 뽑은 센터인 최유정이 전체 센터를 맡았다.


시청자 투표가 시작된 후에는 각 순위발표식 1위 참가자가 다음 순위발표식까지 센터를 맡게 됐다. 전체 순위 1위에게 센터라는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이 AKB48과 유사도는 더욱 높아졌다. 최종 멤버 선정에서는 아예 AKB48 총선거와 동일하게 1위에게 데뷔곡 센터가 되는 자격이 부여됐다.


출처: Mnet '프로듀스 101' 캡쳐

# 평가기준 (30%)


모든 멤버들을 다 알기에는 AKB48과 '프로듀스 101' 모두 멤버가 너무 많다. 그렇다면, 팬들은 뭘 보고 내가 응원할 소녀를 결정할까. 여기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보인다.


시청자들이 '프로듀스 101'의 소녀들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는 '방송'이다. 팀 미션에서 관객들의 평가를 받긴 했지만 입장 인원이 제한적이었다. 최종 멤버 발표 전 대구 동성로에서 게릴라 공연을 하긴 했지만 직접 이들의 공연을 본 이들은 시청자 중 극히 일부다.


결국 방송 편집이 각 참가자들의 인지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 때문에 제작진은 편파 편집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일정 시간 안에 프로그램을 끝내야 하는 프로그램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AKB48의 팬들은 이보다 멤버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다. 전용 극장에서 하는 상시 공연으로 아주 가까이에서 좋아하는 멤버를 만날 수 있고, AKB48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되는 영상들, 악수회와 같은 팬 이벤트들이 응원하는 멤버를 결정하는 도구가 된다.


실제로 방송 활동은 거의 전무했지만 현장 이벤트에서 팬서비스가 워낙 훌륭해 입소문을 타며 총선거 순위가 상승하는 경우도 꽤 된다.


출처: Mnet '프로듀스 101' 캡쳐


# 등급화 (70%)


연습생, 혹은 멤버들을 계층화하는 것도 두 시스템을 비교하며 자주 언급되는 부분. AKB48은 '프로젝트 101'에 비해 더 복잡한 룰을 가지고 있다.


각각 A팀, K팀, B팀, 4팀으로 나뉘어 전용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각 팀에서 일부를 선발해(AKB48 외에 SKE48 등 자매그룹도 후보다) 공식적인 싱글 활동의 팀을 구성한다. 이들을 '선발'이라고 부른다.


프로듀서의 판단으로 선발 멤버를 구성하기도 하지만 '프로듀서 101'과 비교되는 것은 총선거 시스템. 총선거를 통해 선발된 1위~16위의 멤버들은 다음 싱글의 타이틀곡을 부르게 되고 방송 활동에도 나서게 된다. 하위 멤버들은 각 순위별로 차등을 둬 각각 수록곡을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총선거에서 갈리는 싱글 앨범 활동의 베네핏 외에 평소 활동에도 등급제를 둔다. 정식 멤버가 되기 전인 연구생들이 가장 하위 멤버로 있고, 정규 멤버들이라 해도 극장 공연에서 인기에 따라 포지션이 달라진다. 복잡하다고?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연구생, 정규멤버, 선발의 차등 구조!


AKB48의 등급화와 비교되는 것은 첫 무대 '픽 미'의 등급제다. 평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토록 잔혹한(?) 등급제를 둔 적은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AKB48의 시스템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한가지 큰 차이가 있다면 투표가 아닌 각 분야 트레이너들의 평가로 등급이 갈렸다는 것(물론 공식 방송 전 준비한 무대였기 때문에 투표를 할 방도가 없었다). A등급 연습생들은 무대의 가장 중앙에 위치하게 되고, 등급이 가장 낮은 F등급 연습생들은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는 무대 아래에 위치했다.


각 등급별로 다른 색을 부여했던 것도 AKB48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므로 두 프로그램만의 유사성으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출처: 'AKBINGO' 캡쳐

# 몰래카메라 (60%)


'프로듀스 101'의 첫 번째 순위발표식 방송에 브릿지로 삽입됐던 몰래카메라도 AKB48와 닮은 꼴로 거론되곤 한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AKB48이 출연하는 방송 'AKBINGO'의 몰래카메라. 멤버 한 명이 프로그램 MC가 아끼는 기타를 파손하고, 이를 다른 멤버의 책임으로 돌렸을 때 누명을 쓰게 된 멤버의 반응을 살피는 구성이다. 'AKBINGO'에서는 이 외에도 여러 회차에서 다른 형식의 몰래카메라를 선보였다.

출처: Mnet '프로듀스 101' 캡쳐


'AKBINGO'의 몰래카메라와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 받은 '프로듀스 101'의 몰래카메라는 개별 인터뷰 중 스태프의 실수로 카메라가 파손 됐을 때 참가자들이 보이는 반응을 살펴보는 것. 'AKBINGO'의 몰래카메라와는 달리 다수의 참가자들 개개인의 반응을 순차적으로 보여줬다.


상대가 무언가를 망가뜨리는 상황은 비슷해보이지만 어떤 반응을 노리는 지는 사실 꽤 차이가 있다.


AKB48의 몰래카메라는 같은 멤버가 자신에게 책임을 전가했을 때의 반응을 보는 것이고, '프로듀스 101'의 몰래카메라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을 감싸주는 의리가 있는가를 보는 것이었다(대체 이것이 왜 아이돌의 덕목인지는 모르겠으나).


디테일은 다르지만 실수인 척 물건을 부수고 반응을 본다는 큰 틀은 같다는 점에서 유사도 60% 정도로 평가했다.


출처: 그래픽=이초롱

# 총평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테일은 다를지언정, 큰 그림은 상당히 닮았다. 만약 AKB48의 연구생을 대상으로 정규 멤버를 뽑는 프로그램이 방송용으로 제작된다면 '프로듀스 101'과 상당히 비슷한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닮았다'는 평가와 프로그램의 재미는 물론 별개다. AKB48 총선거와 너무도 유사하다는 지적을 하면서도 '프로듀스 101'을 본방사수한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수많은 논란과 화제 속에 '프로듀스 101' 대장정을 마친 Mnet은 남자아이돌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시즌2를 기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것이 없지만 시청자들이 직접 뽑는 아이돌이라는 큰 줄기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큰 줄기는 가져가되, 무언가가 '소환'되지 않는 차별성을 시즌2는 가질 수 있을까. 아니, 반드시 가져야 한다. 프로그램의 목적이 '한국 남자판 AKB48'은 아닐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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