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감독이 유역비 선택한 진짜 이유
실사판 '뮬란'이 3월 27일(현지시간) 북미 개봉한다. 아직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개봉 일정은 여전히 미정. 코로나19 여파다.
중국 개봉 일정이 주목되는 이유는 '뮬란'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게 중국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역비, 공리, 견자단, 이연걸 등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누가 봐도 중국 흥행을 노린 캐스팅이다.
그렇다면 '뮬란'의 감독과 제작진은 그냥 중국어권 티켓파워 때문에 이미 중국에서 톱스타인 유역비를 택한 것일까?
유역비의 중국내 이미지는 딱 '선녀'였다. 사극에서 청순하면서도 고전적인 매력을 뽐내 중국에서도 '국민 선녀' 반열에 올랐다.
물론 '선검기협전', '신조협려' 같은 그의 대표작에서 와이어 액션과 검술 등을 선보여 액션 배우로의 자질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럼에도 '무사'보다는 '무협 선녀'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2014년 이후 유역비의 필모를 보면 멜로가 주를 이룬다. 송승헌과 함께 출연한 '제3의 사랑'부터 시작해 비(정지훈)와 호흡한 '노수홍안', 엑소 출신 크리스와의 '청춘연애', 여명과 만난 '야공작', 인기 웹소설을 영화화한 '삼생삼세 십리도화' 등 로맨스가 주를 이룬다. 이제 액션은 거의 포기한 줄 알았다.
그러던 2017년 유역비의 '뮬란' 합류 소식이 전해졌다. 어쩌면 유역비 연기 인생 대표작이 될지 모를 디즈니 진출이다.
(할리우드 진출은 이미 함.)
와이어 액션 경험도 있고 미국 이민 생활 경험으로 영어도 유창하다. 중국인 중에 유역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 중국어권 흥행에도 유리한 사실상 최적의 조건을 갖춘 뮬란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는 사실. '뮬란'을 연출한 니키 카로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유역비 캐스팅 이유는 이렇다.
14시간 비행 동안 오디션 준비를 하느라 졸음도 참으며 열정적이었던 유역비, 잠도 못 잔 상태에서 갑자기 소환됐으니 오디션을 망치지는 않았을까?
오디션에서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한 유역비, 다음 관문은 체력이었다.
감독은 유역비가 뮬란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판단했고,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하지만 칭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뮬란에서 엄청난 액션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진 유역비는 감독에게 '전사' 이자 '전우'로 인정 받았다. 집념과 노력이 빚은 결과다.
1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뮬란이 됐으니, 이제 관객의 마음을 잡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이 시국에 중국에서 제때 개봉은 할 수 있을까? 동시 개봉이 불발되면 해적판과 싸워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개봉 일정 문제보다 앞서, 기존 디즈니 실사판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된 '뮬란'(노래 없음. 액션 많음)이 디즈니 팬과 관객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개봉 앞두고 이렇게 탄탄한 보디라인을 갖춘 '전사' 모드로 돌아가기까지 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