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야

조회수 2017. 9. 24. 18: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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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이혜린

[소중한 9000원] 


2015년 '킹스맨'을 처음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미 영화를 한번 본 지인께서 

이건 꼭 봐야한다며 강추했던 영화. 

강추도 모자라, 자기도 한번 더 같이 보자고 하던 영화.


당시 영화 담당 기자가 돼서 

쏟아지던 '졸작'들을 억지로 봐야했던 스트레스에 

몸서리치던 나는 그 '듣보잡'은 또 뭐냐고 심드렁했더랬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난 세상 그 누구보다 신이 나서 극장을 폴짝폴짝 뛰어나왔다.


2년 후 속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을 때,

그때보다 더 웃을 일 없는 삶을 살고 있던

내가 기대하던 건 딱 그거였다.


"그때처럼 좀 신나서 뛰어나왔으면 좋겠다!"



출처: '킹스맨 : 시크릿에이전트' 스틸컷
저 껄렁껄렁한 에그시를 보라.


비슷한 사람들 무지 많을 거다.

예매에 들어가기 전, 몇가지 같이 체크해보자.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포스터
에그시 많이 컸다..

'킹스맨 : 골든 서클' 간략 소개 


감독 : 매튜 본 (그때 그 분!) 


주연 : 태런 에저튼(에그시 역), 콜린 퍼스(해리 역) + 그때 그 조합은 물론이고 줄리안 무어에, 채닝 테이텀에, 할리 베리에 아주 난리났다.


줄거리 : 마약 밀매 조직 골든서클이 킹스맨 본부를 파괴시키자 에그시는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의 도움을 받는다. 골든서클은 수백만명이 접하는 마약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섞어 최대 인질극을 벌인다. 


개봉 : 9월 27일 (긴 연휴 동안 극장 한번은 가겠지)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흥행은 따논 당상.

예매 전 체크포인트 

1. 다 됐고, 콜린 퍼스 어떻게 됐어? 


그토록 매력적인 인물을 머리에 총 쏴서 바로 죽여버린 1편. 


그래서 2편이 나올 때 가장 큰 관심은 당연히 콜린 퍼스가 어떻게 부활할 것이냐였다. 


그런데 사실 여기서 '어떻게'는 얼마나 매력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냐였던 거지, 정말 어찌하여 살아돌아왔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근거리에서 총을 직빵으로 맞은 사람이 살아났다는데 애초에 논리적인 설명은 불가능하건만, 속편은 여기에 꽤 집착을 하고 만다.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어차피 살건데 설명이 길었다...

영화 중반부쯤에서야 등장한 콜린 퍼스는 한국 드라마 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그 코스를 거쳐 후반부가 돼서야 본연의 매력을 되찾는다.


어차피 살아나는 게 말 안되는 거 다 아는데, 어디 숨어서 여전히 요원으로서 펄펄 날아다니고 있었다고 했다면 영화가 지루하단 인상은 주지 않았을텐데.


덕분에 콜린 퍼스는 좀 날로(?) 먹었다. 

출처: 뉴스에이드
뭐라고?

2. 그래도 '킹스맨'인데, 신나긴 하지? 


액션은 인정. 


1편에 비해 아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눈을 쉽게 떼기 힘들긴 하다. 


어쨌든 규모도 커졌고, 지금 몇시쯤 됐나 싶을 때면 반드시 우당탕탕 열심히 싸워주기도 한다. 스토리와 별 관계 없이 오로지 팬 서비스만을 위한 싸움도 몇번 나온다. 


역시나 음악과 절묘하게 합을 맞춰 신나는 액션을 선보이는 감독의 솜씨는 전혀 녹슬지 않았다.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그 멋진 액션씬들은 왜 스틸컷에 없는거냐..

그러므로 이 영화를 보는 게 마구 "시간 낭비다!" 이런 느낌은 아닐 것이다.


다만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이 미국 켄터키에 있어서 미국 남부 지방 특유의 정서가 짙게 깔리거나 영국 킹스맨과의 충돌이 무지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딱히 그렇진 않다.


채닝 테이텀은 몸보다 입을 더 많이 쓴다. (아쉬워하는 거 아님....)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모자만 쓰면 될 줄 알았지.

3. 그래서 어떻게 봤어? 


감히(!) 그 어마어마한 히트작을 내놓은 감독에게 쓴소리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생각을 밝히자면 이 감독은 속편에서 톤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1편이 꽤 잔인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마냥 신났던 것은, 그 재기발랄함 때문이었다. 


목에 칩을 심어서 머리를 터뜨려죽인다는 설정을 그렇게 기발한 음악을 깔고 화려한 비주얼로 보여주니, 현실보단 만화 같이 느껴지면서 별 다른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화려하긴 한데.

그런데 속편은 안타깝게도 현실스러워져버렸다. 


그 선정성과 자극성에 쿠션 역할을 해줄 재기발랄함이 줄었거나, 혹은 관객들에게 익숙해져서 제 역할을 다 못한 것이다.  


사람을 산채로 분쇄기에 쳐넣는 장면은 진짜 어디선가 일어날 것 같은 일이다. 그래서 각국 나쁜 정상들의 머리통이 터지는 장면만큼 카타르시스를 주진 못한다. 그저 끔찍할 뿐이다.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너네 이제 햄버거는 다 먹었다."

에그시의 매력도 많이 줄었다. 


사람들이 애초에 '킹스맨'에 열광한 건 동시대 또래들의 처지를 매우 예리하게 포착해낸 에그시의 캐릭터 때문 아니었을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방황하던 젊은이를 신사의 세계로 끌어준 멘토 해리가 섹시해보였던 것도, 우리에겐 그런 멘토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 아니었을까.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찌질한 친구의 배신(?)

그러나 속편에서는 에그시가 계속 방황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너무나 킹스맨이 돼버린 그의 모습에 뿌듯한 것도 잠시, 애초에 내가 에그시를 왜 사랑했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변한 건 이해하는데, 그래도 변해서 섭섭해, 너!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아... 너 너무 성공했어.
두 주연이 흔들리는 동안 이 틈을 치고 들어오는 건 줄리안 무어와 엘튼 존이다. 

솔직히 이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팔할은 엘튼 존 때문이다. '신스틸러'나 '열일한 카메오' 정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감이다.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우리 없었으면 어쩔 뻔?

줄리안 무어는 발랄한 악당 역할에 정말 제격이었다. '매기스 플랜'에서 무자비한 전처 역할로 영화 전체를 씹어먹었을 때 알아봤다.


최근 시고니 위버(디펜더스), 케이트 블란쳇(토르: 라그나로크) 등 여성 빌런들의 등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줄리안 무어가 베스트에 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그런 그에게 각본가는 너무나 멍청한 스토리를 준 게 아닌가 화가 날 정도!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포스터
결말 쓴 작가 나와!

사실 작가는 주인공들의 스토리엔 별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결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완전히 다른 부분인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이 영화의 후반부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ㅋㅋ 

출처: 뉴스에이드
어쨌든 한국 팬 최고.

주관적인 별점 


액션 ★★★★☆ 

기대한 방향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긴 해. 


캐릭터 매력 ★★☆☆☆ 

엘튼 존 혼자 다 했어. 


스토리 ★☆☆☆☆ 

어쩜 이렇게 다 같이 멍청할 수가. 


웃음 ★★★☆☆ 

엘튼 존 또 혼자 다 했어. 


N차 관람 의욕 ☆☆☆☆☆

'베이비 드라이버'를 한번 더 보겠어. 


총평 ★★★☆☆ 

몇번은 크게 웃을테고, 몇번은 눈을 크게 뜰테지만.. 그게 다야. 



P.S. 우리 캣우먼 할리 베리 언니는 대체 왜 나왔어요? 요즘 힘들어요? 네? 


출처: '킹스맨 : 골든서클' 스틸컷
"3편 안나오면 죽여버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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