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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 드라마는 '꽝'이 없다

조회수 2016. 3. 22. 09: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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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강효진



[스타검증]



요즘 제일 잘나가는 드라마 작가가 누굴까?


각자 뇌리를 스치는 어마어마한 글발의 소유자들이 있겠지만 지금은 KBS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가 가장 ‘핫’하다는 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거다.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은 기본, 신드롬 급 화제성은 덤. 출연 배우들을 단 번에 슈퍼스타로 만드는 놀라운 캐릭터 설정능력은 그에게 모든 방송사와 배우들이 선망하는 ‘시청률 보증수표’ 타이틀을 안겼다.

매 작품마다 배우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스타 작가 김은숙의 진가를 살펴보자.


#1. 김은숙의 시청률


김은숙 하면 단연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대표작인 ‘파리의 연인’은 한국 드라마 역대 시청률 기록에 꼽힐 만큼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매번의 신작으로 대표작을 갈아치우며 ‘이번에도?’ 싶은 의심 속에서 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첫 회 시청률과 비교했을 때 마지막 회 시청률은 언제나 대폭 상승한 가운데 마무리된다. 회를 거듭할수록 ‘역시 재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청자들이 불어난 덕이다.

특히 ‘태양의 후예’ 시청률은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 6회 만에 1회 시청률의 2배를 기록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시청률 전체 파이가 작아진 가운데 이렇게 빨리 30%에 근접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는 주말극에서도 드문 편이다.


‘파리의 연인’부터 세자면 김은숙 작가의 9번째 대박인 ‘태양의 후예’. 어떤 새로운 소재를 가진 드라마가 등장한대도 결국은 남녀 주인공이 연애하는 스토리로 기승전결이 마무리되는 것이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시청률을 뽑아낼 수 있으니 방송사에서는 김은숙 작가가 뜬금없이 해외 파병 드라마를 쓴대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게 바로 김은숙이 가진 강력한 스타성의 증거다.




#2. 김은숙의 유행어


12년이 지난 드라마인 ‘파리의 연인’의 대사 “애기야 가자” “내 안에 너 있다”가 여전히 회자된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작품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명대사가 여러 개씩 튀어나오곤 하니 부러움을 살 일이다.




명대사로 꼽히는 이 유행어들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본 스타일인 핑퐁식 대화에서 튀어나오곤 한다. 등장인물이 빈틈없는 템포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말꼬리를 잡고 장난스럽게 받아치는 식이다. 래퍼처럼 라임을 맞춰가며 절묘하게 던지는 언어유희는 묘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면 기분이 꽝이라는 말에 “네 기분만 꽝이고 내 기분은 당첨 일까봐?”같은 식. 이 때문에 모든 주인공들이 달변가처럼 말을 잘하는 건 함정이지만 보는 시청자들로서는 톡톡 쏘는 재미가 있다.

배우들로서는 또렷하고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이 작가의 캐릭터를 어떤 역할이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조연은 더욱 멋지고 임팩트있게 나올 때도 많으니까.

이건 마치 꽝이 없는 복권과도 같다. 시청률 보증, 스타성 보증이니 김은숙 작가 차기작에 톱배우들이 줄 설만도 하다. 그러니 작가로서도 비교적 최상의 캐스팅을 맞출 수 있는 순환의 연속이다.

#3. 김은숙의 클리셰


분명 높은 시청률과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들을 써왔지만 김은숙 작가에 대한 호불호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응은 진부함과 트렌디함이 공존하기 때문에 나오는 평이다.

그가 쓰는 로맨틱 코미디는 언제나 2030세대의 여성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타깃 층에 가장 잘 먹히는 클리셰를 몽땅 퍼붓는 덕이 크다. 멋진 왕자님과의 로맨스를 그린 신데렐라 스토리는 대대손손 질리지도 않고 잘 되어왔으니까 말이다.

이와 관련해 떠오르는 일화 중, 몇 년 전 김작가가 SNS를 통해 팬의 질문에 답한 메시지가 있었는데 스스로를 ‘상업 작가’라고 표현한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김은숙 작가는 재벌 미화, 국가주의, 애국주의를 비롯한 드라마 전반에 깔린 클리셰를 향한 비난에 정면 대응하듯 작정하고 쓴 ‘시티홀’로는 좋은 드라마라는 칭찬을 받았고, ‘온에어’로는 상업 작가의 숙명을 대변하는 여러 가지 멘트를 쏟아냈다. 이제 다시 주특기로 돌아와 ‘뻔하고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지만.

김은숙 작가의 분신인 ‘온에어’ 속 서영은 작가(송윤아 분)는 “드라마란 95%의 상투에 5%의 신선함이면 된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드라마 속 21세기형 신데렐라와 왕자님은 궁궐이 아닌 해외에서, 국회에서, 방송국에서, 학교에서, 군대에서 조금씩 유별난 연애를 한다. 껍데기는 같더라도 다 같은 숲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식이다.

이렇듯 칭찬은 매일 들어도 좋은 것처럼 알면서도 보게 되는 판타지를 선사하는 게 김은숙 작가만의 특별한 능력이다. 그는 ‘시크릿 가든’ 당시 한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이렇게 전했다.



“제 목표가 일주일에 한 시간, 내 드라마 보시는 분들을 즐겁게 하자거든요.”

초반 강세로 4회 안에 승부를 보는 화려한 타입의 드라마여서인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용두사미라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 드라마인 만큼 시간에 쫓겨 퀄리티가 망가질 염려는 한층 덜 수 있게 됐다.

유시진 대위를 통해 새로운 신드롬을 몰고 온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마지막 회까지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그래픽=이초롱, 안경실

사진=김은숙 작가 트위터 캡처, 뉴스에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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