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아이돌'도 역부족이라는 영화
'국민 배우' 한석규와 '지천명 아이돌' 설경구, 그리고 요즘 제일 핫한 여배우 천우희가 만났다.
바로 영화 '우상'에서!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찾아 나서는 남자, 사고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7일, 용산 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우상'을 먼저 봤다.
'우상'을 기대 중인, 혹은 '우상'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예비 관객들을 위해 영화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우상' 앞에 으레 따라붙는 수식어, 바로 스릴러다. 미스터리 스릴러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맞다, '우상'은 스릴러다. 중식(설경구)의 아들이 뺑소니 사고로 죽고 이를 파헤치면서 나타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여타 스릴러처럼 누가 누구를 쫓기도 하고, 누가 누구를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릴러 영화를 생각하고 간다면 '우상'에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왜 저 일이 벌어진 거지?', '쟤는 왜 도망친 거지?', '쟤는 누구야?' 등의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스릴러의 생명은 끝난 거다.
긴장감도 내용을 잘 알아야 느껴지는 법! '우상'의 약점은 여기에 있다.
단, 스릴러를 기대하기보다는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세 인물의 선택에 집중한다면 볼 만하다.
최악의 위기를 맞은 명회(한석규)는 어떤 선택을 할지, 아들을 잃은 중식은 또 어떨지, 그리고 미스터리한 인물 련화(천우희)의 선택은 또 무엇인지.
'우상'에서 제일 돋보이는 캐릭터는 단연 명회다. 명회는 청렴한 도덕성으로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차기 도지사로 주목받고 있는 도의원.
아들의 뺑소니 사고 이후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이런 명회 캐릭터가 재밌는 건, 영화 제목에 가장 충실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명회는 자신만의 우상, 즉 명예와 권력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 그 우상에 휘둘린 명회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그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한석규라는 배우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마지막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하다. 한석규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그가 미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
때문에 '우상' 속 한석규에 집중하며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감탄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설경구 역시 열연을 펼쳐줬다. 하지만 '지천명 아이돌'도 캐릭터 앞에선 역부족인 걸까.
사건을 따라가는 캐릭터다 보니 설경구의 열연이 잘 보이지 않는 아쉬움이 남는다.
뺑소니 사건의 비밀을 밝혀낼 열쇠, 바로 련화에게 있다. 그래서 명회도, 중식도 모두 련화를 찾아다닌다.
련화는 사고로 죽은 중식의 아들과 결혼한 사이. 즉, 중식의 며느리 되시겠다.
하지만 평범한 며느리가 아니다. 이 여자, 뭔가 있다.
반전이라면 반전의 요소를 갖고 있어 자세히 이야기할 순 없지만, 만만치 않은 여자라는 힌트 정도는 남겨드릴까 한다.
과연 이 여자가 쥐고 있는 비밀이 뭘지 생각하면서 보는 것도 '우상'을 재밌게 관람하는 하나의 포인트가 되겠다.
'황해', '범죄도시' 등을 통해 이미 많이 접한 연변 사투리이지만, 들어도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때문에 놓친 대사, 꽤 된다. (영화가 끝난 지금까지도 뭐라 그런 건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 마음보다는 먼저 '귀'를 여시길. 대사를 알아야 스토리 이해가 더 쉽지 않겠는가.
가뜩이나 복잡한 스토리, 대사까지 놓치면 그야말로 멘붕이다. 주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