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2' 번역가가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
16일에 개봉한 새 히어로 영화 ‘데드풀 2’. 이 영화를 관객들이 기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 자막을 꼽는 이들도 있다.
아무래도 전편인 ‘데드풀’ 번역을 담당했던 황석희 번역가가 이번 속편을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황석희 번역가는 2005년부터 시작한 이후, ‘월플라워’, ‘데드풀’, ‘스파이더맨: 홈커밍’, ‘인사이드 르윈’ 등 유명한 작품들의 번역을 담당해 관객들에게 알려졌다.
특히, ‘데드풀’은 영화 특유의 B급 감성을 자막으로 온전히 풀어냈으며, ‘번역가 상 하나 줘야 한다’는 평이 있을 정도!
그뿐만이 아니다. 해당 작품을 번역한 후, 자신의 블로그와 SNS을 통해 번역 후기를 꼬박꼬박 남긴다. 그 때문에 영화를 본 관객들의 피드백도 빨리 이뤄져 사랑받고 있다.
황석희 번역가의 정성 한 땀 한 땀 들어간 작품들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로건’
황석희 번역가가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작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는 찰스(패트릭 스튜어트)와 로건(휴 잭맨), 로건과 로라(다프네 킨)의 대사에서 친부모 자식 같은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서 번역해 호평받았다.
그리고 번역 도중 오타와 오역에 대해 일부 관객들의 지적을 받자, 피드백 받은 자막을 DVD나 IPTV 출시 전에 전부 수정하겠다는 빠른 대응으로 칭찬받기도 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황석희 번역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 중 하나다. 엘라이자(샐리 호킨스)가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년)에게 수화로 욕설 “F**K YOU”를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날리는 신이 있다.
황 번역가는 이에 맞춰 “지.*.하.지.마.세.요”라고 글자 수에 맞춘 초월번역을 해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영화 흐름에 맞춰,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이모지를 자막에 넣었고, 이는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냈다.
그 외 극 중 캐릭터의 성향에 맞춰 ‘슈트 누나(Suit Lady)’, ‘피똥 파커(P**** Parker)’ 등 어감을 잘 살린 번역들도 칭찬받았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영화의 작품성과 국내 흥행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자막 하나만큼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황석희 번역가는 원작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랜 유저임을 밝혔고, 번역작업을 위해 직접 게임 캐릭터까지 만들어가며 체험했다. 이 정도면 프로 중의 프로다.
‘캐롤’
극 중 주인공인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테레즈(루니 마라)의 나이차와 서로의 관계 등을 고려해 존·하대하는 대사를 최대한 신경 쓴 흔적이 드러난 ‘캐롤’.
이 또한 관람한 관객들의 피드백을 받은 후, 블루레이 버전 발매 이전에 자막을 다시 한번 손보겠다고 답했다.
‘킬러의 보디가드’
욕과 드립이 한가득 쏟아지는 이 영화에서 황석희 번역가의 찰진 번역이 빛났다.
심의 등급이 15세 이상 관람가임에도 수위는 ‘데드풀’과 맞먹는 수준! “F*** You”가 두 번 오가는 장면에서 “*까!”, “너나 까잡숴!”라는 번역하는 등 수준 높은 의역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