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촬영 중 사망한 출연자를 둘러싼 의혹
대만 출신의 유명한 중화권 배우가 촬영 중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겨우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이상,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추아파'라는 예능을 촬영하던 중이었다.
게스트로 참가한 고이상, 27일 새벽 1시쯤 세트장에서 심장마비가 왔고,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새벽 5시께 의사의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중국 현지 매체에서 공개한 사진에는 고이상과 함께 '추아파'를 촬영 중이던 동료들이 패닉 상태에 빠지고, 홍콩 배우 진위정은 마치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이상, 중화권 네티즌들은 고이상의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녹화 도중 갑자기 심장마비가 온 이유에도 집중하고 있다.
왕이 등 중국 현지 매체는 고이상이 심장마비로 쓰러질 당시 '추아파' 녹화 17시간째였다고 폭로했다. 26일 오전 8시 30분에 시작된 촬영이 다음날 새벽 1시 넘어까지 진행되고 있었던 것.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이길래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일까. '추아파'는 도시에 세워진 거대한 세트장에서 벌이는 추격전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과거 한국의 '출발 드림팀'과 비슷한 느낌으로, 스케일은 훨씬 크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이상은 이날 촬영 중 야외에서 2km를 달린 상태였다. 고이상 사망 후 중국 웨이보 등 SNS에 확산된 촬영 현장 영상에서는 힘겨워하는 고이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 고정 출연진인 배우 진위정의 과거 인터뷰도 재조명됐다. "가장 힘든 프로그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대답이다.
녹화가 끝나면 매번 아침 6, 7시쯤 호텔에 도착해요. 평소 운동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새벽까지 뛰거든요.
문제는 또 있었다.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의혹이다.
중국 텐센트에 따르면 고이상이 쓰러져 현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다른 출연자인 황경유가 소리를 지르며 의사를 찾았다. 그러나 심장마비의 골든타임인 4분이 훨씬 지난 15분 동안 전문 의료진이 나타나지 않았을뿐더러, 출연자가 몸을 쓰는 촬영 현장에 제세동기 등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료장비조차 없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결국 방송사인 저장위성 측은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장에서 전문 의료진이 조치를 취한 뒤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하며, 사건의 원인을 심각하게 되돌아보고 촬영 현장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진행해 프로그램 안전 보장 업무에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고이상의 사망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고이상 사망으로 출연진 처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아파' 출연자 계약서가 일부 공개됐고, 그중 고이상에게 책임 소재를 돌릴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By. 박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