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여주 없는 COOL한 영화
[시사 직후]
극장가 최대 성수기라는 여름 시장에 호기롭게 뛰어든 영화 '엑시트', 이번 [시사 직후]의 주인공이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 탈출 액션 영화.
CJ엔터테인먼트의 여름 성수기 작품인 만큼 동료 기자들의 궁금증이 쏟아졌는데.
17일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만나 본 '엑시트', 그 궁금증들에 답해봤다.
Q. 코미디를 표방했는데, 그래서인지 마냥 가벼울 것만 같다. '재난 영화'가 아니라 '코믹 영화'일 것 같은데?
코믹 영화 맞다. 하지만 재난 영화도 맞다. '엑시트'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둘의 균형을 잘 맞췄다는 점이다.
우선 재난 영화답게 재난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남녀의 고군분투를 긴장감 넘치게 담아냈다.
특히 그 재난이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유독 가스라는 점에서 유효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잠잠하던 유독 가스가 퍼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
게다가 조금만 노출돼도 수분 내에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가스라는 설정은 재난 영화 특유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웃기다. 지금까지의 재난 영화와는 달라서 웃긴 거다.
쓰레기봉투, 분필 등 보잘것없는 소품들로 탈출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렇다.
또한 마치 영웅처럼 비장하게 도움을 거절한 뒤 남몰래 '죽기 싫다'며 우는 주인공의 모습도 그렇다.
Q. '찌질 캐릭터' 전문 배우라는 조정석이 또다시 짠내 나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다른 점이 있는지?
역시나 짠내가 나서 그런가,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때문에 조정석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자 하는 관객들이라면 그 기대는 내려놓는 게 좋을 듯싶다.
하지만 새로움보다는 '연기 잘하는 조정석'을 보고 싶다면 후회는 없을 듯.
장기인 '웃기면서도 진지한' 연기가 단연 일품이다.
Q. 아직 영화로는 입증이 안 된 윤아, 첫 주연인데 괜찮나요?
드라마 경험은 많지만 아직 영화 커리어는 부족한 윤아.
'공조'에서 호평을 받긴 했지만 짧은 분량이었던 터라 첫 주연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잘했다. 첫 주연에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중간 감정 연기까지 소화해내며 극에 안정감을 더했다.
무엇보다 귀여운 의주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해냈다.
의주는 재난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책임감 있는 인물.
그런데 극한 상황 속에 어디 평정심만 찾을 수 있을까. 가끔 '멘탈 붕괴'돼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낸다.
게다가 의주 캐릭터가 매력적인 건 '민폐 여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라는 설정답게 액션에도 거침이 없다.
윤아의 많은 노력이 엿보이는 액션 장면들이 많으니 이 점도 기대하시길.
Q. 모니터링 시사 점수가 좋다고 소문이 났더라. 과연 경쟁작들 제치고 잘 될까?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시장인만큼 '엑시트'의 경쟁작들이 만만치 않다.
이미 개봉한 '라이온 킹'을 필두로 송강호 주연 '나랏말싸미'부터 '엑시트'와 동시기에 개봉하는 '사자', 그리고 내달 초 개봉 예정인 '봉오동전투'까지.
아직 '사자'와 '봉오동 전투'는 보지 못했지만, '엑시트'의 흥행을 점쳐보자면.
나쁘지 않다. 꽤나 잘 될 수도 있겠다. 그 이유는 단연 코믹한 요소 때문이다.
여름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 중 마음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 영화는 '엑시트'가 유일하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 웃으면서 더위를 날리고자 하는 관객들 많을 터다.
무게감은 덜하지만,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보고자 하는 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을 듯싶다.
우리 영화 볼래?: <엑시트> 메인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