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대 크림빵을 먹어봤다
조회수 2015. 11. 5. 14:39 수정
-임영진의 그냥5대-
by.뉴스에이드
(가격 2300원/ 길이 9.2cm/ 두께 3.7cm/ 크림 두께 1.3cm)
by.뉴스에이드
노릇노릇 구워진 빵 사이를 가득 채운 부들부들한 크림. 입을 크게 벌려 한입 앙 깨물면, 속을 채우고 있던 크림이 주룩 새 나온다. 입가를 슥슥 문지르고 다시 한 번 한 입. 그렇게 먹다보면 금세 한 개가 끝나 버리고 마는 신비의 빵, 바로 크림빵이다.
서울에 있는 빵순이, 빵돌이라면 공감할 서울 5대 크림빵을 먹어봤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크림빵 관련 게시물에서 많이 언급된 10곳을 추렸고, '다 가봤다'는 자칭 빵 고수 찬스 등등을 총합해 5곳을 선정했다. (※주의, 입맛에는 개인 차가 있을 수 있음.)
#1. 만나역 밀크문
(가격 1700원/ 길이 8cm/ 두께 3.6 cm/ 크림 두께 2.4cm)
보송보송 노루궁뎅이 버섯 같은 만나역 밀크문. 이름도 어찌그리 고운지, 밀크문. 아주 이름부터 밀크밀크한 밀크문. 포장지는 수제 햄버거 포장인데, 과격하게 벗기고 나면 이렇게 순수한 자태를 드러낸다. 잔망스럽기는!
표면의 맨질맨질한 촉감은 적당히 즐기고 과감하게 반을 갈라봤다. 요것 봐~라! 새하얀 크림이 잘도 잔뜩 들었겠다. 크림 사이에 콕콕 박힌 바닐라빈이 눈에 띈다.
네 거친 단면과 불안한 쏠림과 그걸 지켜보는 나아하아아. 크림이 쏟아지기 전에 자를 출동 시켰다. 셀카도 아니고 빵 두께 재다 각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인생 교훈을 나는 여기서 얻는다. 사진 상에서 두께가 2.5cm 정도로 측정된 듯 하지만, 실제로는 3.6cm였다. 연출된 사진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리뷰
:빵이 얇은 편이나 찰기가 있음.
:크림은 우유맛이 강하고 자체에 단 맛이 강함.
:크림의 자극이 센 편인 것에 비해 뒷맛이 깔끔함.
:빵에서 밀가루 맛이 조금 느껴짐
:단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너무 달게 느껴질 수도.
#2. 베이커리봉교 우유크림빵
'앗살람 알라이쿰 사와디캅 헬로 봉교'의 그 봉교(?)다. 아프리카에 있는 도토도 맛있게 먹을 부드러운 우유크림빵. 평범한 비닐 포장지 위에 베이커리 봉교라는 상호명이 크게 써 있다. 자신감의 표현일까. 기대치를 높이며 개봉. 표면에 슈가파우더가 촉촉하게 붙어있다. 밀가루 맨손으로 만질 때 느낌이 난다. 좋다. 자꾸 만지고 싶다.(변태 아님)
정확한 측정을 위해 뒤집었다. 총 길이는 9.2cm, 길다. 비싼 몸값 크기로 퉁치는 건가. (연출된 사진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즐길만큼 즐겼으면(?) 절개할 시간이다. 양손으로 잡고 훅, 과감하고 결단력 있고 카리스마 넘치게 두 동강을 내봤다. 의외로 두꺼운 빵, 그 사이에 있던 크림이 마중을 나오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밀크문보다 양이 적었지만) 역시 바닐라빈이 콕콕.
→리뷰
:크림은 연유 맛과 향이 강하게 나고 달며 커스터드 크림 식감을 가짐.
:크림 양이 적은 편이나, 빵과 조화를 잘 이룸.
:크림 자체에 단 맛이 있어 부족하지 않은 느낌. (밀크문보다 훨씬 달다.)
:빵이 브리오슈를 먹는 듯 맛있다.
:아메리카노하고 먹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3. 욥 우유크림빵
(가격 1300원/ 길이 8.9cm/ 두께 3.1cm/ 크림 두께 1.4cm)
그렇다. 욥의 우유크림빵이다. 만나역 밀크문과 비슷한 비주얼. 차이가 있다면 속 깊은 곳까지 고스란히 드러내는 투명 비닐 포장지에 들어가 있다는 점. 동글동글한데 강단이 느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 유크림빵(성 떼고 친근하게 불러봤어요.)의 은밀한 속을 들여다 볼 시간. 쩍하고 갈랐더니 척하고 갈라지는데 향이 폴폴 올라온다. 빵에 찰기가 있어서 뜯는 즐거움이 있다. 이제 안 보이면 아쉬운 바닐라빈 콕콕.
좋은 사진 한 번 더 보기.
신체사이즈 측정. 빵과 크림 사이에 공간이 있어 눌러서 재면 두께 2.9cm, 공간을 둔 채라면 3.1cm가 나왔다. 앞서 먹었던 빵보다는 얇은 편. 빵도 제법 볼륨이 있다.
→리뷰
: 빵의 찰기가 쫀득한 식감을 준다. 호빵 겉면 뜯어먹는 느낌.
: 크림에 탄력이 있다. 푸딩처럼 탱글탱글한 크림 식감.
: 우유 크림인데 우유맛이 별로 안 남. 슈크림 맛이 조금 나는 듯도 하고.
: 봉교, 만나역과 비교하면 가장 덜 단 편이지만 그래도 단 맛이 강하다. 빵에 단맛이 없기 때문에 잘 어우러진다.
#4. 장 블랑제리 슈크림빵
(가격 1500원/ 길이 16cm/ 두께 5.7cm/ 크림 두께 2.9cm)
낙성대의 명물, 장 블랑제리다. 2년 여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이전부터 은혜로운 양과 크기로 서울대학생, 인근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 덕분에 늘 매장 안에 인산인해다. 슈크림빵보다 단팥크림빵이 더 유명하지만, 공정성을 위해 슈크림빵을 먹어봤다. 들자마자 무게감이 느껴짐.
가르기 전 슬쩍 고개를 내민 커스터드 크림 발견. 마지막으로 인증사진 정도는 남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은 뭐지. 커스터드야, 안녕? 오늘도 넌 사랑스럽구나. 빵 겉면에 시럽 같이 끈끈한 것이 소량 발려있다. 시럽이 아닐 수도 있겠다. 손에 유분기가 남는 걸 보면, 오일이겠구나. 그랬구나..
내가 장 블랑제리의 슈크림빵이다.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다. 두꺼운 빵에 기죽지 않고 당당히 존재감 발산하는 크림의 두께라니. 얼마나 크림이 많으면 빵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허허. 보는 것만으로도 몹시 흡족한 기분이 든다.
빵과 크림의 그라데이션이 훌륭하다. 빵은 그냥 빵. 햄버거 빵 그 느낌, 포슬포슬한 햄버거 빵. 바닐라빈이 아주 드물게 보이는데 아기 피부에서 잡티 찾기 정도로 희박한 양이다.
→리뷰
: 크림에 찰기(?)가 있어 쫀쫀하다.
: 크림에 단 맛이 적어 남녀노소 즐길 수 있겠다. 빵도 무맛이라 오래 먹어도 안 질리겠다.
: 크림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크림에 빵 묻혀먹는 느낌.
: 크림파 빵순이, 빵돌이들에게는 강추.
#5. 빵굼터 슈크림빵
(가격 1300원/ 길이 13.2cm/ 두께 5cm/ 크림 두께 3.5cm)
약수역 성지, 빵굼터다. 빵굼터에서 밤이 들어간 식빵인지 식빵에 들어간 밤인지 헷갈릴 정도로 풍요로움을 자랑하는 밤식빵과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빵이 바로 슈크림빵이다. 이번 리뷰를 위해 무려 세 번 방문한 끝에 구매가 가능했을 만큼 인기 상품. 오후에 가면 품절되기 일쑤다. 일명 벽돌빵. 비닐포장 째로 세우면 벽돌처럼 우뚝 설 만큼 무게감을 자랑하는 품목이다. 첫 인상은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하다.
이 아이의 비범함은 포장지를 벗기자마자 쓰나미처럼 덮쳐오는데! 빵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꾸욱꾸욱 눌러 담은 크림의 양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왠지 빵도 엄청엄청 부드러워 보이고 그렇다. 꼭 크림 때문만은 아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기세를 몰아 반으로 뚝 잘라봤다. 긴 말 필요없다. 매우 완벽해서 현기증 나는 비주얼이다.
한 손으로 들고 있었더니 무거워서(음?) 내려놓고 찍어봤다. 정돈되지 않은 거친 단면이 보는 사람 미추어버리게 한다. 입으로 마구 혼내주고 싶지만, 잠깐 사이즈 좀 재고 가실게요.
→리뷰
: 같은 커스터드 크림이지만 장블랑제리보다 좀 더 크리미한 느낌. 달지 않다.
: 크림이 미어져 나올 정도로 많음. 체감 상 장블랑제리보다 많아보임.
: 빵은 포슬포슬한 빵으로, 식빵 테두리하고 맛이 비슷하다.
: 빵과 크림을 같이 먹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빵은 처음부터 거들뿐이었다.
: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다. 양에 의미를 두고, 맛에 의미를 두지는 말자.(개인차 있음.)
글|임영진 (뉴스에이드)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