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새 출발에 도움되는 영화5
헤어졌다. 그 다음은? '최대한 빨리' 이별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만 사랑이라는 게 누구와 언제 어떻게 만나 시작하게 될지 가늠조차 하기 힘든 일인 것처럼, 이별 후의 감정도 좀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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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제 헤어졌으니까 오늘은 밤새 울어보고. 내일은 술을 좀 마셔봐? 그리고 다음 날에 일어나서 해장을 하는 것으로 나의 방황을 끝내야겠다' 같은 다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주 슬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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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나를 바른 길(?)로 이끌어 줄 쓰앵님이 절실해진다.
선생님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다 못해 남들은 뭐하고 지내는지, 헤어지고 어떻게 사는지 같은 사소한 것들이라도 알고 싶은 당신을 위해, 이럴 때 좋은 지침서가 되어 줄 영화를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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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으로 내 쓰린 마음이 뾰로롱~ 하고 싹 낫는 영화 같은 일은 없겠지만, 또 혹시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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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 사람도 나처럼 참 힘들었구만 같은 동병상련의 위로는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아내와 헤어진 후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된 칼 위버(스티브 카렐)의 이야기.
노력하자.
그렇다. 칼이 정답이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헤어진 다음 더 좋은 옷을 입고, 값비싼 구두를 신고 공 들여 머리를 해보자. 최선을 다해 나 자신을 꾸며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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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고주망태가 되는 것보다는 5만배 낫다. 피부도 안 망가지고 주변에 민폐도 안 끼치고. 그렇지만 사람들은 나를 멋쟁이로 보게 된다. 새 사랑을 만날 가능성도 높아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고. 오예.
연애가 끝난 후 낙담한 아만다(카메론 디아즈),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가 여행을 떠나 운명적 사랑을 만나는 이야기.
훌쩍 여행을 떠날 정도의 자금은 준비해두자.
아만다는 대단히 성공한 할리우드의 영화예고편 제작자지만 감정이 없다. 이런 아만다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애인 따위... 없다. 바람나서 쫓겨난 애인은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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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남자가 회사 사람들 앞에서 다른 여자와 약혼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화도 나고 짜증나고 부끄럽고 그지 같은 그런 상황의 주인공이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훌쩍 여행을 떠날 수는 있을 정도는 모아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6년을 만났는데 스카이프로 이별 통보를 받은 마리아 페(지셀라 폰세 데 레온)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별을 극복하는 이야기.
내 볼 꼴 못 볼 꼴 다 참고 봐준 우정을 위하여!
이런 매너 없는 이별을 봤나! 영상 통화를 하다 아무래도 우리 시간을 좀 가져야겠어라니! 그러고는 SNS에 다른 여자 사진을 올리다니!
연애 기간이 고상한 이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헤어지면 오래 만났든 짧게 만났든, 어찌됐든 무조건 덮어놓고 괴로운 법이다.
그래서 페도 괴롭다. 밤새 온갖 진상을 부리고 징글징글하게 따라 붙는 전 남편의 환영을 떼어내려고 별별짓을 다해봤지만 원점이다.
이런 페를 구렁텅이에서 건져준 건 다름 아닌 친구들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친구들. 이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길 방법을 알려준 것도 친구들이다.
선택은 페가 했고 기회를 만든 것도 페지만 친구들의 부추김이 없었다면, 여전히 밤새 술을 마시고 다음 날 맨정신에 제 머리통을 쥐어뜯을 헛짓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럴 때 믿을 사람은 내 옆의 친구들이다. 내 옆을 지켜주는 건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한결 같은 우정이니까.
어찌됐든 이별 후유증은 여러 모로 짧게 끝내는 게 상책이고, 오밤중에 연락하는 남자는 믿으면 안 되고, 다시 돌아와달라고 하는 남자는 더더욱 믿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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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워 미칠 것 같다면 페가 그랬던 것처럼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자. 다음 날 머리 쥐어뜯을 일은 없을 것이다.
톰(조셉 고든 레빗)이 운명의 상대 썸머(주이 드샤넬)와 만나고 헤어지는 500일을 그린 작품.
사랑 앞에서 적극적인 사람이 되자.
주인공 톰은 누구보다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는 남자다. 그 앞에 나타난 사람이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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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입장에서는 아무리 봐도 이건 운명이다. 데이트를 하고 함께 밤을 보내고... 하는 행동만 보면 사귀는 사이인데... 썸머는 '우리는 친구 사이'라며 선을 긋는다.
만일 그동안 톰과 같은 연애를 했다면 달라질 필요가 있다.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다가가는 쪽으로, 그렇게 해서 상대에게 확신을 주는 쪽으로.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도 마찬가지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적극성이 필요하다. 운명은 우연에서 시작하는 법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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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거리를 두면 그건 100% 다른 생각 하는 것이니까 바이바이 하자.
안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자들과 그 옆에서 애매한 태도로 헷갈리게 만드는 남자들. 이들의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그린다.
인연은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온갖 판타지를 때려넣은 운명적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인 것처럼 생각하며 사랑을 꿈꿀 때는 반드시 실패를 경험한다.
예를 들어, 지지는 소개 받은 남자에게서 연락이 없을 때마다 "분명히 (천재지변 같은) 사정이 있었을 거야"라고 말하는데, 놀랍게도 남자에게는 사정 따위 없었고 그저 지지에게 관심이 없었을 뿐이었다.
대신에 매우 일상적이고 매우 자연스러운 순간에 사랑이 시작된다. 수십 번 통화를 했던 그런 사이, 친구로 지냈던 그런 사이에 변화가 감지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할 때 새로운 사랑 역시 한 걸음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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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는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한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