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도 읽을 줄 몰랐던 6살 꼬마의 야망
[입덕안내서]
대중의 뇌리에 박힌 건 '순풍'의 정배, 하지만 꾸준하게 필모를 쌓아가고 있는 젊은 배우.
이름이 무려 이.태.리.
개명 하나만으로 실검 1위도 찍었다. 분명 이태리라는 세 글자가 가져다준 기운은 심상치 않다.
출연작이 40개가 넘는다. 촬영장에서 선생님 대접을 받아도 모자라지만, 자세는 늘 신인 그 이상의 성실. 촬영장에서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모르기에, 촬영 전 늘 모든 상황을 준비한다는 완.벽.주.의.
연기야 20년 넘은 경력이니 흠 잡을 데가 없다. 목소리도 딕션도. 과거 아역이었을 땐 귀여웠지만, 지금의 이태리는 훈훈 그 자체.
정색하면 또 그 나름 설렌다.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으른 눈빛...
배우 이민호로 자기 길 묵묵히 걸어가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태리로 나타났다.
나라 이름 아니고, 김태리를 따라한 것도 아니다. 왜 이름을 이태리로 바꾼 걸까? 수없이 들어온 질문일 테지만, 정리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이름을 바꾼 뒤 나름 귀여운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필모가 너무 많아 뭘 대표작으로 소개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4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으니 말이다.
6살때부터,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라도 갔다. 드라마가 가장 많았고, 영화와 뮤지컬도 했다. 아역땐 단역도 많이 했고, 주인공의 어린 시절도 자주 연기했다.
그 많은 작품 중 본인이 꼽은 인생작은 뭘까?
이제 어엿한 어른 배우다. 누군가의 어린시절이, 누군의 아들이 아닌 이태리만의 배역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이름을 바꾼 후 첫 작품인 '뷰티인사이드'에서 이민기의 개인비서 도재 역을 맡아 똑부러지는 비서미 발산하며 개명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솔직히 뭘 시켜도 다 잘한다.
이것이 22년차 배우의 짬바.
그렇게 묵묵히 걸어오다 보니, 할리우드 맛도 봤다!
할리우드 영화 '아나스타샤'에 출연한 이태리. 커튼을 떼서 어깨에 두른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무려 프린스 리! 특별출연이지만 영어 대사도 있었다!
배우가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해보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이태리, 힘든 시간도 있었을 텐데...
다른 아역 출신 배우들이 과거를 지우고 싶어하는 것과 달리, 이태리는 정배를 사랑한다. 요즘 '순풍산부인과'가 인터넷에서 다시 인기를 끄니, 신이 난 듯도.
귀, 귀여워.............!!!
1990년대부터 아역 배우를 한 덕분에, 이태리(구 이민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이태리의 연기사를 보여주는 고대 유물이 엄청 많다는 사실.
대중이 꼽는 이태리의 인생캐 정배, 이태리에게 정배는 어떤 기억일까?
연기 밖에 모르는 이태리, 그의 사생활은 그냥 연기를 위한 연장선상일 뿐일까? 요즘 무엇에 빠져있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재미없는 남자를 봤나...연기밖에 모르는 바보...
그렇다. 이태리가 빠져있는 건 새 작품이다. 올가을 방송될 MBC 새 수목극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급식요정 진미채 역을 맡았다고.
사생활도 포기하고 관리 들어갔다고 하니, 연기 포텐 기대해도 좋을 듯.
사실, 필살기도 있다고. 무려 중국어! 홍콩에서 영화촬영을 한 경험 덕분에 현지에서 중국어를 공부했었다고.
게다가 피아노, 기타 등 악기도 다룰 줄 알고, 운동을 좋아해 액션도 뭐든지 소화 가능하단다.
20년이 넘게 연기자로 살며 아이에서 남자가 된 이태리,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 묵묵히 걸어온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는 감회는 남다르다.
그런 이태리가 이태리에게 하고 싶은 응원의 말은 꽤나 감동적.
부끄럽지 않게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어갈 이태리. 이제 겨우 스물일곱이니, 앞으로 걸어갈 날이 훨씬 더 많을 그의 각오는 올곧음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