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분위기 '국가대표'라는 영화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자전차 선수 엄복동.
엄복동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한 '자전차왕 엄복동'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개봉에 앞서 19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는데.
'자전차왕 엄복동'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한 관객이라면, 이 글을 먼저 필독하길 바란다. 먼저 본 기자가 알려주는 5가지 팁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제강점기를 배경 삼은 스포츠 영화'라고 정의하는 게 맞다.
평택에서 물장수 하던 엄복동(정지훈)이 자전차 대표선수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이기 때문.
그래서일까, 일미상회 사장 황재호(이범수)와 첫 만남부터 각종 훈련을 거쳐 자전차 경기에 출전하는 과정이 '국가대표' 스키점프 팀과 많이 닮았다.
일제강점기 배경답게, 독립투사들의 항일운동 활약상도 중간중간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항일 영화에서 볼 법한 첩보전이나 액션은 적다. 어디까지나 자전차 경주가 메인이기에 이 점 참고하시길.
선행 젖히기, 엉덩이 들어 올리기, 머리 받기, 기타 몸싸움 등 다양한 기술을 펼치는 자전차 선수들. 거친 경주를 선사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의 주요 관전 포인트 되시겠다.
일본 선수들의 치열한 견제와 외압 등 수많은 고난을 극복하며 1위를 차지하는 엄복동은 흡사 한일전에서 승리한 듯한 쾌감을 안겨준다.
개연성을 중요시하는 관객들이라면 '자전차왕 엄복동'에 실망할 수도 있다.
엄복동이 국민영웅이 되는 큰 틀에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엄복동이 집을 떠나 갑자기 경성에 올라가게 된 이유나 묘한 삼각 멜로 라인 등이 그 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후반부에 등장하는 뜬금포 전개 또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지도.
'상두야 학교 가자', '풀하우스'부터 출연작마다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정지훈.
티 없이 맑은 순박함과 숨막히는 자전차 경주 신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어색한 면도 있다. 극 초반에 사투리인지 표준어인지 애매모호한 억양과 톤이 은근히 거슬린다.
그리고 순박한 청년에서 하루아침에 비장미 넘치는 애국 영웅으로 변하는 연기는 2% 아쉬움을 더한다.
이범수, 고창석, 그리고 악역으로 분한 김희원과 박근형까지 출연배우들이 각자 제 몫을 다 한다.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면, 애국단 행동대원 김형신 역의 강소라다.
독립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고야 말겠다는 행동력과 웬만한 일본 군인들을 제압하는 액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연기를 다 담아냈다.
'자전차왕 엄복동'을 보고 난 관객들이라면, 강소라를 가장 많이 기억할 것이다.
<자전차왕 엄복동> 메인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