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가 거의 없는 배우
[스타검증]
혜성처럼 등장해 일찍이 스타 반열에 오른 후, 꾸준히 연기 외길 인생을 고집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리고 사건사고가 없는 연예계 모범생 중 하나다. 충무로 대표 배우 손예진 이야기다.
데뷔하자마자 곧바로 드라마 주연으로 캐스팅됐고, 연기력을 인정받아 무명 시절이 길지 않았다. 드라마를 넘어 영화에서도 탄탄대로였고, 그가 출연한 작품 중에선 대중이 꼽는 추천작도 제법 많다.
무엇보다도 손예진이 나온 작품은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3월에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오는 19일 공개되는 손예진의 신작 '협상'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협상' 개봉을 앞두고 그동안 손예진의 업적을 되돌아보는 스타검증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 꾸준함의 정석
지난 2000년 영화 '비밀'로 연기자로 입문한 이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온 꾸준함의 정석이다.
평균 1년에 한 편씩 참여하지만, 많게는 한 해 동안 3편을 선보인 적도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영화 2편과 드라마 1편을 출연했다.
손예진의 작품을 볼 수 없었던 시기가 2015년과 2017년이지만, ‘나쁜놈은 죽는다’와 ‘덕혜옹주’(이상 2015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협상’(이상 2017년) 촬영을 소화하고 있었다. 즉, 공백기 없이 일한 워커홀릭이다.
# 흥행 실패작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배우
관객들 사이에서 '손예진이 출연하는 작품은 믿고 봐도 된다'는 속설이 있듯이, 첫 주연작 '연애소설'부터 대부분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그중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작품은 '외출'(80만),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95만), '나쁜놈은 죽는다'(1만), '비밀은 없다'(25만)로 딱 다섯 손가락으로 정리할 수 있다.
현재까지 손예진의 누적 관객 수를 조사한 결과 41,651,451명이다. 단순 계산법으로 따졌을 때, 평균 245만 명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티켓파워를 갖춘 셈.
주연 역할을 소화하는 여자 배우들 중에서 손예진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스타로는 김혜수(4,644만), 전지현(4,261만) 두 명뿐이다. 남자 배우까지 합치면 손예진의 입지는 TOP 10에 근접한 수준.
'흥행불패'라 불리지만 손예진이 아직까지 달성하지 못한 게 하나 있으니, 바로 천만 영화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현재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이 개인 역대 최고 스코어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는 손예진의 티켓파워를 시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막강한 경쟁작 '안시성'과 '명당'을 상대로 그가 출연한 '협상'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손예진은 드라마도 핫하다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드라마에서도 손예진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첫 주연작 ‘맛있는 청혼’부터 오늘날 손예진을 있게 만든 ‘여름향기’와 ‘연애시대’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대표작이다. 심지어 시청률도 좋다.
지난 5월에 종영했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은 손예진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2018년 JTBC 방영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7.3%)을 기록 중이며, 방영할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검을 장악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그 외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지만, 기자의 열혈정신을 보여준 '스포트라이트'나 소탈하고 허당스런 손예진을 만날 수 있었던 '개인의 취향' 또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버릴 게 하나 없다.
# '케미장인' 손예진과 함께한 짝꿍들
원톱배우로서 재능도 훌륭하지만, 상대 배역과 찰떡 케미를 선보인다는 점은 손예진의 또 다른 장점.
많은 작품 수를 보유한 만큼, 짝꿍 리스트도 알차다. 차태현('연애소설', '첫사랑 사수궐기 대회')부터 조승우, 조인성(이상 '클래식'), 송승헌('여름향기'), 정우성('내 머리속의 지우개'), 김주혁('아내가 결혼했다', '비밀은 없다'), 이민호('개인의 취향'), 김남길('상어',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소지섭('지금 만나러 갑니다'), 정해인('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까지 면면이 화려하다.
신작 '협상'에선 현빈이 손예진의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비록 적으로 만나는 상황이지만, 모니터를 앞에 두고 선보일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은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 작품 나왔다 하면 최소 수상후보
찾다 보니 손예진의 수상이력이 너무 많아 주요 내역만 모아봤는데 이 정도다.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청룡 영화상 1회('아내가 결혼했다'), 백상 예술대상 2회('아내가 결혼했다', '덕혜옹주'), 그리고 대종상 2회('해적: 바다로 간 산적', '덕혜옹주') 수상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새로운 작품을 들고 나올 때마다 최소 수상 후보에 오른다는 것이다. 청룡 여우주연상 후보 3회('외출', '공범', '덕혜옹주'), 백상 예술대상 후보 3회('오싹한 연애',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지금 만나러 갑니다')만 하더라도 손예진이 얼마나 대단한 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드라마에서도 손예진은 트로피를 쏠쏠하게 챙겼다. '맛있는 청혼'과 '연애시대'를 통해 MBC와 SBS에서 상을 받았고, 2007년에 백상 예술대상 TV부문 최우수 연기상까지 수상했다.
지난 5월에 종영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다음 해 백상 TV부문 유력 수상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행운이 따른다면, 영화와 TV부문 모두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도 있다.
# 이온음료 여신부터 친근한 자동차 누나까지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척도인 광고. 손예진은 작품 활동 이외에 꾸준히 광고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손예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고는 "라라라라 라라 라라~"로 시작하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던 이온음료 CF다. 광고를 찍은 지 10년이 훨씬 더 지났고 다른 모델들이 거쳐 갔음에도 많은 이들은 여전히 '포**스웨트=손예진'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브랜드 모델과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여러 매체를 통해 전파를 타고 있는 H 손해보험사 광고는 3년째 맡고 있다.
# '2018년=손예진 시대' 될까?
공백기 없이 매년 작품으로 관객들과 교감해온 손예진. 올해는 조금 더 욕심 내 '지금 만나러 갑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그리고 '협상'까지 3편을 선보이게 됐다.
앞서 두 작품은 흥행성과 화제성 모두 잡으며 '역시 손예진'이라는 찬사를 받았기에, '협상'의 흥행 성공여부가 그의 입지를 결정할 주요 고비가 됐다.
'협상'까지 대박나 2018년을 '손예진 시대'로 장식할 지 한 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