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수지'가 없는 이유

조회수 2019. 4. 4. 11: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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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김경주

영화 '건축학개론'을 기억하시는지?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다뤘던 그 영화! '국민 첫사랑' 수지를 탄생시켰던 그 영화!

출처: '건축학개론' 스틸컷

지난 2012년 봄에 개봉해 무려 4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건축학개론' 말이다. 


멜로 영화로서는 드물게 4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었다. 


그때만 해도 '건축학개론' 성공에 힘입어 멜로 붐이 일어날 거라 예상했지만 송중기-박보영 주연 '늑대소년'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의 멜로 영화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건축학개론'의 수지를 이을 '제2의 수지'가 탄생할 기미, 1도 없다.


출처: '건축학개론' 스틸컷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일단 멜로 영화의 제작 편수가 매우 적다. 장르물의 특성이 강한 국내 영화계에서 한 해 동안 멜로 영화의 편수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 

한 번 따져볼까. (다양성 영화는 제외)


2018년 개봉 한국 멜로 영화 - 6편
대표작 : '너의 결혼식',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2017년 개봉 한국 멜로 영화 - 3편
대표작 : '어느 날', '커피메이트' 등


2016년 개봉 한국 멜로 영화 - 8편
대표작 : '그날의 분위기', '나를 잊지 말아요' 등


2015년 개봉 한국 멜로 영화 - 8편
대표작 : '쎄시봉', '무뢰한' 등

최근 4년간의 멜로 영화 편수를 보면 해마다 10편이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나마 '로맨틱 코미디' 장르까지 포함시킨 결과다...

멜로 영화의 제작 편수가 적은 이유는 우선적으로 멜로 장르의 '어려움'을 들 수 있겠다. 

영화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 "멜로 시나리오는 쓰기 정말 어려운 것 같아!"

관계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까.
멜로는 이렇다 할 사건이 많이 없잖아요. 감정을 쌓아가는 것 자체가 이야기죠. 개인적으로 멜로는 드라마가 더 강세라고 생각하는 건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영화 관계자 A씨, 이하 동일)
출처: '건축학개론' 스틸컷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반면 기본 16부작인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에 공감할 시간이 충분하다.

게다가 범죄물이나 스릴러처럼 이성적인 장치들을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감정으로만 다가가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죠."
출처: '건축학개론' 스틸컷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도 투자를 못 받아 제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캐스팅이 원하는 대로 안 됐을 경우. 멜로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남녀 주인공이다.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흥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늑대소년' 스틸컷

영화 '늑대소년'부터 tvN '오 나의 귀신님', JTBC '힘쎈여자 도봉순' 그리고 최근 영화 '너의 결혼식'까지. 멜로에선 꽤나 입증된 박보영이기에 계속 그를 많이 찾는 것 아닐까.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선 원하는 배우를 캐스팅하지 못할 경우 투자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멜로는 시나리오가 좋아도 완성은 캐스팅이거든요. 캐스팅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으면 투자가 안 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작 편수가 적어진 중요한 이유 중 하나!

최근 멜로 영화의 스코어가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럼 말이 나온 김에 멜로 영화의 스코어를 살펴볼까? 
출처: 그래픽 = 계우주 기자

보다시피 TOP 10에 최근작이라곤 '너의 결혼식'과 '지금 만나러 갑니다' 딱 두 편만 포함돼 있다.


그만큼 최근 멜로 영화의 성적이 좋지만은 않다. 이러니 자연스레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상업적인 성공이 되지 않으면서 투자도 스릴러 등의 장르 영화로 쏠리는 게 사실이죠. 아무래도 자본의 논리가 그쪽으로 가니까요."
출처: '너의 결혼식' 스틸컷

그렇다고 해서 멜로 영화에 대한 수요가 아예 없는 건 또 아니다. 


TOP 10에 이름을 올린 '너의 결혼식'과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흥행에 성공한 걸 보면 멜로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은 꽤 있다. 


그리고 멜로 영화만큼 가성비 좋은 장르도 없다. 액션, 범죄물 등에 비해 성공하면 엄청 터질 수 있는 포텐이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멜로가 잘 만들면 엄청 터질 수 있는 포텐이 있거든요. 그리고 흥행하는 멜로가 가끔 있는 거 보면 수요도 있고요. '웰메이드 멜로 영화'가 필요한 상황이죠."
출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컷

실제로 김고은-정해인 주연 '유열의 음악앨범'이 올해 개봉 예정이며 공효진-김래원 주연 '가장 보통의 연애'도 얼마 전 크랭크인하며 촬영에 돌입했다. 


과연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의 신드롬을 이을 또 하나의 명작이 탄생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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