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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고 노래 듣기 좋은 날씨다

조회수 2016. 10. 5. 18: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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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강효진
출처: 그래픽 계우주

[입덕안내서] 


정기고를 알고 있는 사람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썸’을 부르기 전에 이미 알았거나 전혀 몰랐던 경우다.


그 중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정기고에 대한 관심이 생겨 찾아보다가 놀라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본명. 그의 본명은 고정기다.


대부분은 듣자마자 ‘헐 세상에 이름이 고정기였어!!!’ 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는 정기고가 정보기술고등학교, 정기고연전, 정비기술고급과정 등등의 줄임말일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박살내고 너무나 단순하게 이름을 뒤바꾼 네이밍이었던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



두 번째는 나이. 80년생 고정기 씨는 올해로 37세다.



‘썸’ 당시 소유네 소속사 신인가수인 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신인인 듯 신인 아닌 신인 같은 너... 인디에서 메인스트림으로의 데뷔로 치면 신인이라고 우겨볼 수도 있겠다. 


커플송을 부른 그 두 사람이 띠동갑이라는 걸 당시 몇 사람이나 눈치 챘을까? 나이보다 훨씬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색다른 매력의 소유자다.


출처: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정기고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막연하게 ‘너무 좋아요!’라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정기고의 매력을 차근차근 소개하겠다.

# 인디 가수가 국민 썸남이 될 확률


정기고가 유명해진 건 ‘썸’ 이전의 그를 알던 어떤 팬들에게는 씁쓸한 기억이었다. 나만 알고 싶은 가수가 너무 유명해진 것도 모자라 이런 러브송이나 부르고 있다니!


그러나 ‘썸리둥절’하게 흔한 러브송 취급이나 받은 ‘썸’은 우리 모두 알다시피 보기 드문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당시에도 오죽 난리였으면 이 노래의 발매일이 2014년 2월 7일이라는 게 아직도 기억날 정도다.


이 ‘썸’의 마법은 인디가수 정기고를 ‘국민 썸남’으로 변신 시켰다. 첫 싱글부터 초대박이라니 이보다 화려한 데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이만하면 인디 신데렐라라고 불러도 될까?


이와 함께 스타쉽(훈남 조작 전문가 집합소)은 다년간 쌓은 노하우(?)로 보헤미안 같던 정기고를 아이돌스러운 비주얼로 바꿔놨다. 


곧 이어 나온 그의 싱글 앨범들은 기존의 정기고스러운 처연한 멜로디를 잊은 채 달콤하거나 세련된 섹시함을 입었다. 사실상 목소리 빼고 다 바꾼 셈이니 기존 팬들이 섭섭할 만도 했다.

출처: 정기고 앨범 재킷

물론 이것은 유명세를 입기 이전의 정기고가 얼마나 매력적인 가수였느냐에 대한 반증이다. ‘썸’ 이전에도 유망 보컬리스트였던 정기고는 초콜릿처럼 쌉쌀하고 달콤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독특한 보컬 톤으로 주목 받았다. 


언제, 어디서, 한 음절만 들어도 정기고 목소리임을 알아챌 수 있는 독보적인 유니크함은 메인 스트림에서도 여전한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목소리에 섬세한 기교의 가성이 얹어지는데,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멜로디와 더해져 감성 끝판왕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오르페우스가 망쳐버린 분위기도 살릴 보컬이다.

출처: 정기고 앨범 재킷

그렇게 발매한 솔로 앨범들은 쭈욱 호평을 받았다. 정기고만의 몽환적이고 매혹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들이다.


대표적으로 ‘Blind’, ‘Bye Bye Bye’, ‘그냥 니 생각이 나’, ‘아무도 모르게’ 등등의 명곡이 있는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정식 음원도 아닌 커버 곡이다. 정기고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Say you love me’다.


원곡은 여성보컬이기 때문에 정기고가 주는 느낌은 완전히 다른 이미지다. 유명 원곡의 이미지가 자연히 떠오르기 때문에 더더욱 정기고의 보컬이 갖는 유니크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런 정기고의 목소리가 취향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만 혹시 ‘내 스타일은 아니다’ 싶은 경우에도 입덕을 외면하지 말자. 인간 정기고의 매력이 남아있다.

# 보쌈집 고정기 오빠


정기고가 막 지상파 예능에 출연했을 무렵, 다음날 검색어 1위는 정기고가 아닌 정기고 족발집이었다.


인디 무명 12년을 거쳤지만 생활고를 겪어본 적 없다는 당당함에는 이유가 있듯, 정기고가 아주 잘 되는 유명 음식점의 아들이라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던 거다.

출처: KBS '해피투게더' 캡처

이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족발집 검색어 1위 이후 만난 정기고는 “어머니께서 진지하게 ‘정기야 우리집은 족발집이 아니라 보쌈집이다’라고 하셨다”며 족발에서 보쌈으로의 정정 요청 건에 대해 전달하기도 했다.


잔잔하게 터지는 개그 센스는 아무래도 유전인 것 같다.

출처: MBC '라디오스타' 캡처

그래서인지 그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보면 음식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게시물들이 많은데, 창법만큼 섬세한 코멘트를 보면 볼수록 맛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옆집 오빠 같아 점점 정이 가기도 한다.


물론 이런 로맨틱한 목소리를 가진 옆집 오빠는 본 적이 없지만 말이다.

출처: 정기고 인스타그램

소위 정기고 스타일로 꼽히는 ‘썸’ 이전의 몽환적인 노래들을 듣다 보면 이런 아티스트의 실제 성격은 노래와 똑 닮아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 정기고는 친목왕에 유쾌한 개그 센스를 가진 인물이다. 아이돌 못지않은 무대 위 표정 연기를 소화해낸 가락이 있듯이, 사내 쇼케이스 행사에서도 MC로 종종 얼굴을 드러냈다. 골방 아티스트라기엔 숨겨진 끼가 많다.


물론 나른한 목소리처럼 풍부한 감수성도 공존한다. 스스로도 엄청난 집돌이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새벽 산책을 좋아한다고 하니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누군가는 정기고와 여러 번 스쳤을 수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자.

출처: 정기고 인스타그램

이렇게 정기고를 밑도 끝도 없이 호의적으로 바라보게 된 시선에는 깔끔하고 센스 있는 그의 글솜씨가 큰 몫을 했다.


별 소식 아닌 근황도 흥미롭게 느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블로그에 남겨진 장문의 글들도 쑥쑥 읽히니 관심이 생겼다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볼 것을 권한다.

출처: 정기고 인스타그램

# 정기고가 말하는 정기고


그렇다면 마지막은 정기고에게 직접 물어본 정기고의 입덕 코스다. 너무나 정기고스럽게 간결한 멘트. 잔잔한 센스가 묻어나는 답변들에서 특유의 성격이 엿보인다.



1) 나의 매력 포인트는?


- 꼭 하나 찾아내야 한다면 목소리



2) 내 실제 성격은?


- 물 흐르듯이 여유로운 성격



3) 내 취미와 특기는?


- 취미는 누워서 눈감고 생각하기. 특기는 집에서 오래있기

출처: 정기고 인스타그램

4)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 좋아하는 것은 맛있는 거. 싫어하는 건 자는데 벨 눌러서 깨는 거



5)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나는 어떤 사람?


- 생각보다 덩치가 크고 웃기다고 합니다



6) 우리가 정기고에게 입덕해야 할 이유는!


- 정중하게 부탁드리고 있기 때문에



7) 정기고 입덕 코스 3가지를 추천한다면?


- 지금까지 나온 노래들을 찾아 들어주시기

- SNS 팔로우 해서 맛집 사진에 좋아요 누르시기

- 공연에 오셔서 함께 해주시기 ^^

출처: 정기고 인스타그램

종합하자면 정기고는 ‘이런 남자와 연애를 하면 참 좋겠다’의 현실 훈남의 표본이 아닐까 싶다.


같이 맛집을 다니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약간의 판타지를 가미한다면 우릴 위해 달콤한 꿈처럼 나른한 노래를 써줄 것 같기도 한 그런 사람!


아쉽게도 정기고는 한 명 이지만, 우리 모두 이런 훈남을 원할 때마다 불러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알고 있다.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이다.


요즘은 정기고 노래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다. 이 계절이 지나가기 전 하루라도 빨리 정기고에게 입덕해 나른하고 포근한 겨울을 맞이하길 추천한다.

*조작 아님. 정기고 사인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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