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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러브라인이 필요했을까

조회수 2018. 9. 2.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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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석재현
출처: JTBC

JTBC '라이프'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악구도로 표현할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과정, 그동안 시청자들이 잘 알지 못했던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들춰내는 등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가 호평을 받고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아쉬운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중간마다 등장해 러브라인을 연상케 하는 애매한 장면 때문이다.

특히, 총괄사장 구승효(조승우)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노을(원진아)의 묘한 관계가 흐름을 깬다, 혹은 어울리지 않는다 등 지적받으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기로 했다.


출처: JTBC

먼저, 현재까지 진행된 '라이프'의 스토리부터 살펴보자.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상국대병원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 구승효는 오로지 기업인으로서 영업이익만 추구했기 때문에 병원에 들어온 날부터 생명을 우선시한 상국대 의사들과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기 시작했다.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적자가 극심한 일부 과를 지방으로 보내도록 지시하거나, 환자정보를 화정그룹 계열 보험사에 건당 100만 원으로 팔아넘기는 거래를 시행하는 등 경제적 논리로 병원의 모든 일에 접근해왔다. 

출처: 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제공

그러나 암센터 내 투약 의료 사고를 계기로 병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을 겪으며 구승효는 인간으로서 기준점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자신의 신념이 조금씩 변화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를 유심히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바로 이노을이다.

이노을은 유일하게 구승효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인물로서 병원 내 은폐된 문제점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던 캐릭터다. 과거에 덮었을 의료 사고를 끄집어낸 구승효의 결정에 시스템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기대감을 안고 구승효에게 접근한 이노을은 자신이 근무하는 소아과 병동을 소개했고, “사장님 같은 분을 기다렸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 오래 계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자신을 좋게 봐주는 이노을 때문에, 구승효는 그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도덕적인 사람인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듯 구승효는 유독 이노을 앞에선 다른 면모를 보여주려고 했다.


'라이프'는 뼛속까지 경영인인 구승효가 목숨을 매개체로 한 병원을 통해 인간적인 면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담아내고 있다. 


시놉시스 대로 항원항체 반응처럼 변해가는 구승효의 이야기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그에게 영향을 끼치는 이노을의 접근방식에 일부 시청자들은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출처: 유본컴퍼니

러브라인으로 비치는 첫 번째 이유로는 상국대 의사들과 다른 이노을의 태도였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라이프'의 시청포인트는 구승효가 똑똑하고 자존심 강한 의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이며, 의학적이든, 사회적인 이슈든 양쪽이 충돌할 때마다 긴장감을 유발하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반면, 이노을은 유일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인물이다. 부원장이나 원장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구승효에게 너무나도 편하게 다가가는 바람에 '분위기를 깬다'고 반응하는 이들이 많았다.


당시 촬영 현장을 지켜본 익명의 한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조금 놀랐다는 눈치였다.

현장에서 촬영할 때는 멜로 같은 느낌을 전혀 못 받았는데요. 시청자들 반응이 예상과 달라서 조금 놀랐어요. (연예 기획사 관계자 A)

두 번째로 이노을과 얽혀 있는 예진우(이동욱), 예선우(이규형) 형제와 관계다.


한 명은 대학 시절부터 현재까지 함께 해 온 친구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을 오랫동안 짝사랑 해온 상대였다. 극 중에서도 이노을과 예진우의 관계를 연인으로 오해하는 대사들이 등장했고, 구승효 또한 질투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 때문에 구승효와 이노을, 예진우 세 인물이 삼각관계를 그리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제공

이수연 작가의 전작 ‘비밀의 숲’이 그려낸 주요 인물 간 관계 변화와 비교하는 반응도 많았다.


살인사건을 합동 수사하면서 가까워지는 황시목(조승우) 검사와 한여진(배두나) 경위의 관계 변화처럼 기대했으나, 거의 접점이 없는 구승효와 이노을이 가까워지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비밀의 숲' 캐릭터들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라이프' 주요 인물들에게도 비슷하게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두 작품의 색깔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데 말이죠. (연예 기획사 관계자 B)

출처: 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제공

종영하기까지 4회 분량이 남았지만, 이미 지난 3일에 촬영을 끝마친 '라이프'. 


그렇기에 사실상 엔딩까지 다 나온 상태다. 스포일러성으로 결말을 전부 다 알려줄 수는 없지만, 어떻게 흘러가는 지 관계자로부터 힌트를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라이프'는 사회적인 메시지 이외 휴머니즘도 강조하고 있어요. 이 점 유의하셔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변할 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 C)
출처: 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제공

'비밀의 숲'에서도 이수연 작가는 황시목과 한여진의 러브라인 발전가능성을 옅게 깔아두었지만, 살인사건 뒤에 숨겨진 거대한 스토리 전개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물관계에 시청자들이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라이프' 또한 병원이라는 거대 시스템 아래 의사와 재단 각자 입장을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노을과 구승효의 관계가 무작정 러브라인이라고만 단정 지을 순 없다. 


앞으로 4회 남은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발전할지 한 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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