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에게 추천하는 영화 5
초중고 정규 과정보다 몇 배는 더 긴 직장생활을 보내야 할 당신.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공존하는 새 출발을 앞두고 당신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영화 몇 편을 골라봤다.
'~해라' 등의 자기 계발서는 재미없지 않은가.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영화를 통해 앞으로의 직장생활의 꿀팁을 얻어 가시길.
줄거리: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신입 PD의 고군분투 생존기.
한 줄 요약: 열심히 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왜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당해내지 못한다'. (맞나...?)
그 말의 정확한 표본이 이 영화에 있다. 잘 다니던 지방 방송국에서 해고당한 뒤 어렵게 메이저 방송국 PD로 취직한 베키 풀러(레이첼 맥아담스).
설레는 새 출발을 앞두고 있지만 그의 앞에 펼쳐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시청률 최저의 모닝쇼 '데이브레이크'를 살려내야 하고, 말 안 듣는 MC들 통제해야 하고, 작가들 준비시켜야 하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는!
영화에서 '신데렐라 계모, 김정일(!)에 버금가는 3대 악마'로 표현되는 이 사람. 전설적인 앵커 마이크 포메로이(해리슨 포드)다.
이 사람, 주인공을 엄청 괴롭힌다. 괴롭히는 방법도 다양하다.
'회사에 진짜 저런 사람이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있다. 꼬장꼬장하고 남의 말 잘 안 듣는 선배들...
그런 선배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한숨만 나온다면 '굿모닝 에브리원'의 베키를 잘 참고하시길.
자신의 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열정 넘치는 주인공이다.
가끔 그 열정 때문에 애정전선에 먹구름이 끼긴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건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
열정 가득한 신입이 고집 센 선배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라며.
사랑스러운 역할과 찰떡인 레이첼 맥아담스의 연기는 또 하나의 볼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줄거리: 30세 여성 CEO가 70세 노인을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벌어지는 힐링 스토리.
한 줄 요약: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물론, 회사엔 마이크 포메로이 같은 꼬장꼬장한 선배만 있는 건 아니다. '인턴' 속 벤(로버트 드니로) 같은 선배도 많다.
선배가 왜 '선배'이겠는가. 먼저 선(先)을 사용하는 단어 아니던가.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보다 훨씬 많은 직장 경험과 훨씬 많은 인생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아, 엄밀히 말하면 '인턴' 속 벤은 주인공 줄스(앤 해서웨이)의 후배다. 줄스가 인턴으로 채용한 사람이 벤이기 때문.
하지만 30살 줄스보다 40년이나 더 오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노련하다.
열정 하나로 앞만 보고 달리는 줄스와는 달리,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도 가지고 있고 놓친 무언가를 챙겨주는 세심함도 있다.
때문에 벤과 같은 선배를 만난다면 조언에 귀 기울일 준비를 하시길.
"그 길 아닌데요. 제가 아는 길로 가는 게 제일 빨라요. 그 길이 맞아요."
줄스처럼 자기 생각이 맞다고 고집했다가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줄거리: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습기자 도라희의 극한 분투기.
한 줄 요약: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제목부터 사회 초년생에게 꼭 추천해주고픈 영화다. (ㅎㅎㅎ)
직장생활, 생각만 해도 설레고 떨리는 단어 아니던가.
사원증 목에 걸고, 동료들과 하하호호 점심시간을 즐기고, 돌아올 땐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6시 땡! 하면 집에 돌아오는 즐거운 일상. 미안하지만 그런 거 없다.
열정이라는 이름 하에 신입을 착취(?)하고 혹사시킨다. 야근? 숱하게 많다. 점심? 먹으면 다행이다.
이 영화는 '언론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니냐!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미안하지만 그리 크게 다를 건 없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언론사도 회사다. 회사는 그렇다.
명색이 '사회 초년생을 위한 영화 추천'인데 너무 심한 거 아니오!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고 현실을 마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채 현실을 마주하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ㅎㅎㅎ)
아, 그렇게 힘든 직장 생활 속에서도 극 중 도라희처럼 '옳은 길'을 따라간다면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유혹에 흔들릴 텐데 그럴 때마다 항상 '옳고 그름'을 따져보시길. (그나마 위로할 말은 이것뿐...ㅎㅎ)
줄거리: 악마 같은 보스 밑에서 잡일 전문 쭈구리가 된 비서 앤드리아의 전쟁 같은 사회생활.
한 줄 요약: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악마' 같은 직장 상사를 만난다는 건,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말씀드렸으니 이 점은 패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앤드리아(앤 해서웨이)의 성장기다.
기자를 꿈꿨지만 모든 곳에서 탈락하고 전~혀 관심 없는 패션 잡지의 CEO 비서일을 맡게 된 앤드리아.
취직 후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패션계 사람들을 비웃지만, 살아남기 위해 그는 점점 그 사람들과 닮아가게 된다.
이 상황은 모든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상황일 거다.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꿈과 직결되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까.
어딘지도 모른 채 작성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면접 소식이 들려오면 그제야 부랴부랴 정리해보는 회사의 비전, 역사 등등.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영혼 없이 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까지.
"취직만 시켜주면 감지덕지!"라고 외칠 수도 있겠다. 맞다,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일을 할 수 있는 게 어딘가.
그럼에도 "지미 추를 신는 순간 넌 니 영혼을 판 거야"라는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의 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디인지. 자신의 중심을 지켜가며 일을 하길 바란다. "영혼을 팔았다"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줄거리: 일가족을 살해하고 사라진 김 과장, 그 후 그와 함께 일하던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한 줄 요약: 스트레스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갑자기 분위기 스릴러라서 놀란 분들도 계실 것 같다. '굿모닝 에브리원', '인턴' 등 사회 초년생을 위한 영화의 그 흔한 분위기와는 확실히 다른 영화다.
심지어 스릴러답게 무섭다. 깜짝깜짝 놀라는 장면들도 많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고른 이유, 직장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국 과장(배성우)은 어느 날 자신의 가족들을 살해한다. 그리고 남은 그의 동료들.
특히 인턴 이미례(고아성)의 시각에서 그간 김병국 과장의 삶이 그려진다. "열심히만 하고 잘하지는 못한다"는 동료들의 평가, 은근히 그를 왕따 시키는 동료들의 모습까지.
그런 김 과장을 바라보는 이미례 역시 불안하다. 언제 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인턴이라는 신분. 와중에 들어온 스펙 좋고 일 잘하고 예쁘기까지 한 또 다른 인턴. 자신도 김 과장처럼 되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무한 경쟁 시대에서 스트레스를 받던 김 과장은 가족 살인범이 됐다.
물론 예가 너무 극단적인 거, 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이렇게 무서운 거라는 걸 '오피스'를 보다 보면 섬뜩하리만치 느껴진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방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거다. 스트레스 없는 회사 생활이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이 영화를 떠올리시길 바란다. 좀 과하긴 하지만, 스트레스가 사람을 이렇게 망칠 수 있다는 걸 생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