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걸
[소중한 1만원]
제작 단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그 영화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은 원작부터가 젠더 이슈에 휩싸인 바 있다.
때문에 덩달아 영화 제작 소식이 알려지며 영화 역시 젠더 갈등의 중심에 섰는데.
과연 영화를 둘러싼 이 논란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한 가운데, 일단 영화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보자.
간략 소개
감독 : 김도영 (상업영화 데뷔작)
주연 : 정유미, 공유 (벌써 세 번째 만남)
줄거리 :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인 지영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는데... (공포 아님 주의)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오는 23일
관람 포인트
1. 평범한 엄마이자 아내의 이야기라며, 좀 지루하지 않을까?
여타의 영화들에 비해 심심하긴 하다. 딱히 버라이어티 한 상황들이 펼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아내이자 엄마가 된 82년생 김지영의 일상을 담담히 보여준다.
때문에 극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82년생 김지영'은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듯하다.
그나마 '극적인 사건'을 찾자면 극 중 지영(정유미)이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 정도?
시댁 식구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시어머니에게 "사부인"이라며 사돈 행세를 하고, 남편 앞에선 예전 대학 선배 행세를 하는 그 정도의 사건들이다.
남편 대현(공유)이 '빙의'라는 단어를 찾아볼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긴 하지만 영화는 빙의보다는 일상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심심하고 단조로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 현실 얘기라면, 공감은 많이 되겠네?
아마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이라면 다 공감하지 않을까.
특히 아이를 낳아 키우는 '82년생' 그즈음의 어머니들은 많이 공감할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들, 시댁 식구들을 만나면서 힘들었던 점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영화에 등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82년생', 그 나이 때의 여성이 아니라면 공감할 수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주위에 있는, 혹은 들어봤을 법한 사연들이 등장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이는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남자인데 공감 못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고이 접어도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해 본 기억이 있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남편 대현의 모습에게도 공감할 테니 말이다.
3. 원작을 안 읽었는데, 그럼 재미없는 거 아냐?
원작을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원작의 내용을 모르더라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특히 원작을 정말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굳이 영화까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원작은 김지영이라는 인물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성장해나가며 겪은 다양한 상황들을 자세하게 풀어낸다.
그 상황들이 김지영이라는 사람을 다치게 만들었고, 때문에 김지영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한 권의 책을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 가둬두기는 역부족이었던 걸까.
원작만큼의 상황 설명이 펼쳐지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물론 책 속의 명장면들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지만, 서사의 부족함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때문에 책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그저 책의 좋은 기억으로 남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4.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어땠어?
솔직히 말해서 지루했다. 너무 잔잔하니까.
그런데 중후반을 지나면 '최루탄' 영화로 바뀐다. 지영의 어머니 미숙(김미경)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눈물바다로 변한다.
덕분에 지루한 건 잡혔지만 우는 영화를 싫어한다면 '82년생 김지영'은 절대 피하시길.
주관주의 별점
(작성자 특징 : 세상 잘 움, 누가 울기만 해도 움, 영화 장르 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함)
스토리 : ★★★☆☆ (좋지도, 나쁘지도 않음)
각색 : ★★☆☆☆ (책이 더 재밌더라)
연기 : ★★★★☆ (지쳐있는 김지영, 정유미의 연기가 일품)
공감력 : ★★★★★ (100% 공감, 오열했다...)
총점 : ★★★☆☆ (볼 만한, 그러나 굳이 찾아볼 것까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