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맛 장착하고 돌아온 막장마스터
적실 듯 말듯 애간장을 녹였던 가랑비 로맨스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떠나는 자리에 부와 욕망을 키워드로 한 서스펜스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온다.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 MBN ‘나의 위험한 아내’ 등 통속극의 범람 속 ‘펜트하우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작가가 김순옥.
막장드라마계 3대장 중 한 축을 담당 중인 바로 그 작가다.
암세포 생명론을 폈던 임성한 작가가 누구도 상상 못한 저 세상 전개로 ‘임성한 월드’를 구축하고,
독특한 작명센스로 압도하는 문영남 작가가 원초적 막장을 선보이며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정석을 보여줬다면...
김순옥 작가는 매회가 마지막인 듯 기승전결에 ‘전’만 남은 전개로 성미 급한 현대인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작가다.
3대장 중 한 명답게 필모그래피도 화려한데,
방영한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막장계 클래식으로 회자되는 ‘아내의 유혹’을 시작으로
연민정이란 희대의 악녀를 낳았던 ‘왔다! 장보리’,
전인화의 하드캐리로 완성된 ‘내 딸 금사월’에 이르기까지, 숱한 히트작을 남기면 무패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1년 만에 복귀작 ‘펜트하우스’는 집값 1번지 교육1번지 헤라 팰리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전쟁 같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김 작가와 전작 ‘황후의 품격’으로 호흡을 맞췄던 주동민PD가 함께한다.
시멘트에 파묻히는 이엘리야 ‘역대급 고문’
이들은 ‘황후의 품격’에서 시멘트 생매장, 임산부 성폭행 등의 장면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바 있으니 ‘펜트하우스’도 마라맛 예약.
마치 잡탕처럼 온갖 자극적인 키워드를 때려 넣기로 유명한 김 작가답게 캐릭터도 범상치 않은데...
미스터리한 그녀 이지아가 제 아이의 삶을 처참하게 짓밟아 버린 이들에게 피의 복수를 꾀하는 여왕을 연기한다면,
일찍이 악녀연기로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김소연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부의 대물림을 노리는 프리마돈나로,
원조요정 유진은 딸을 위해 폭주하다 괴물로 변해가는 야심가로 변신한다.
[2차티저] 이지아X김소연X유진, 질주하는 욕망의 ‘펜트하우스’
이들 세 여자의 이미지가 담긴 티저영상은 무릎 꿇고 시청해야 할 정도.
여기에 악역 전문 배우 엄기준 봉태규에
끝판왕 신은경까지 가세했으니...
내겐 모험인 배역이었지만 시원시원하고 통쾌한 작가님의 필력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도전하게 됐다.
오는 26일 첫 방송에 앞서 이지아는 김 작가를 향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니 시청자들도 믿으라!
단 밤고구마만 주구장창 내놓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달리 김 작가의 드라마는 고구마도 사이다도 과다하게 남발하기로 유명하니 체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