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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오브 엑자일.. 함부로 시작하면 위험하다

패스 오브 엑자일 '토끼공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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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 토끼공듀가 있을까?

지난 1주일을 '패스 오브 엑자일'에 갈아 넣으면서 들기 시작한 의문이다. '토끼공듀'는 게임을 하드하게 플레이하면서 컨텐츠를 전부 소비해버리고, 급기야 '게임에 컨텐츠가 부족하다'며 불평을 하는 게이머를 말한다. 사실 하루에 20시간씩은 조금 과장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한 번쯤 하드하게 온라인RPG를 플레이해봤다면 '더 이상 할만한 컨텐츠가 없네..'하고 아쉬워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 액트 10까지 밀어버리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패스 오브 엑자일은 '끝이 있긴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레벨은 87을 넘겼고(만렙은 100) 그럭저럭 쓸만한 장비들도 맞췄지만 아직 이 게임의 손톱만큼만 즐겼다는 생각이 든다. 컨텐츠가 방대한 만큼 모르는 내용도 여전히 많다.

패오엑 엔드 컨텐츠 중 하나
맵핑

- 대표적인 엔드 컨텐츠 중 하나 '맵핑'

이 게임의 엔드 콘텐츠는 무엇일까? 액트(메인 퀘스트)를 전부 밀어버린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맵핑'이라는 컨텐츠를 시작한다. 맵핑은 디아블로2에 비유하면 '카우방'같은 느낌이다. '지도'라는 아이템을 장치에 넣어 활성화하면, 임의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들어가 몬스터들을 모두 잡고 아이템을 파밍하는 식이다.

- 1~16등급 지도가 세분화되었다.

하지만 카우방보다는 훨씬 세밀화되어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도는 총 16단계로 나누어진다. 내가 만약 2등급 지도를 열어 사냥을 한다면 1~3등급 지도가 랜덤하게 떨어진다. 상위 티어에 갈수록 몬스터도 강하고 좋은 보상을 얻을 확률이 늘어난다.

- 같은 지도라도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 다양한 변수가 생기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내가 직접 지도에 옵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도제작자의 끌'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지도의 퀄리티가 올라가면서 드랍되는 아이템 수량과 희귀도가 올라간다. 여기에 '진화의 오브', '제왕의 오브'를 사용하면 지도의 퀄리티를 극대화한다. 대신 그만큼 '변수'도 많이 생긴다.


등장하는 몬스터가 더 강해질 수도 있고, 원소 저항이 생기면서 특정 캐릭터는 아예 공략이 불가능한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이때는 '지도 제작자의 육분의'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옵션을 변경하거나, 다른 유저에게 팔아버리면 된다. 지도를 장치에 돌릴 때 '갑충석'이라는 아이템을 함께 넣으면 사냥터에 특정 NPC가 등장하는 등 이벤트가 발생한다. 

지도에 등장한 NPC 건드리면..
다시 열리는 컨텐츠의 늪

- 지도 내에서 마주치게 될 다양한 NPC들. 그들을 건드리는 순간..

나 같은 뉴비들은 맵핑이라는 신문물을 접하고 처음엔 신나서 파밍을 한다. 그러다 NPC들을 만나게 되면 '갑분싸'가 된다. 액트를 진행하면서 몇 번 보기는 했는데 대체 뭐 하는 녀석들인가 싶다. '어디 한 번 해볼까?'하고 그들을 건드리는 순간 또 다른 컨텐츠의 늪에 빠진다.

- 컨텐츠의 늪에 빠진다

먼저 지하의 대가 '니코'라는 NPC는 플레이어와 함께 지도 내에 등장한 '아황산염'이라는 자원을 채집한다. 이는 '광산'에 들어가기 위한 연료로 사용한다. 광산에는 '남동석'이라는 자원이 있고 이를 모아 광산 장비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유용한 크래프트 아이템을 구매한다.

- '폭풍 제조기'와 '앗조아틀의 정점'을 잇는 길이 필요하다.

탐험의 대가 '알바'는 '숨겨진 사원'을 복구해준다. 사원을 복구하려면 내가 지도 내에 발생한 차원에 들어가 길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가령 위와 같이 사원이 복구된 상황이라면, '폭풍 제조기'의 1시 방향에 길을 뚫어서 '앗조아틀의 정점'과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한 채 복구된 사원에 들어가면 최종 보스로 이어지는 방 앞에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나와야 하는 재앙이 벌어진다.

- 정말 짧은 기습시간이 주어진다. 이 시간 내에 길을 뚫어야 한다는 긴박감이 장난아니다.

각 차원에 들어가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 주어진다. 안에 있는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즉 길을 뚫기 전에 차원에서 튕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몬스터를 잡으면서 길을 만들기 위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차원 내에 몬스터를 잡은 수만큼 아이템도 우수수 떨어진다. 군단 리그(시즌)에서 등장한 '고대의 돌기둥'도 사원과 비슷하게 짧은 시간 내에 목표물을 처치해야 아이템 보상이 많아진다.

- 자칫하면 눕는 것도 일상이다. 하드코어하시는 분들 존경..

이 밖에도 일종의 현상금 사냥꾼처럼 불멸자 연합 단원을 심문해서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단서를 얻는 장막의 대가 '준', 지도 내에 등장하는 야수를 포획하는 야수의 대가 '아인하르'가 있다. 다른 컨텐츠를 하는 시간도 빠듯해서 아직까지 손도 못 대본 컨텐츠들이다. 

- 운이 좋으면 비싸게 팔리는 예언도 점지해준다.

참, '나발리'도 있다. 나발리는 지도 내에 등장하지 않지만 좋은 '예언'을 던져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너는 어디에서 지하의 대가 니코를 만나게 될 것이다.'라는 예언이다. 원래는 없어야 하는 지도 내에 니코가 등장하면서 아황산염을 획득하고, 광산 파밍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예언은 아이템 형태로 봉인시켜 다른 유저에게도 팔 수 있다. 마치 좋은 꿈을 팔듯이 말이다. '대박 예언'은 비싼 값에 거래되곤 한다.

- 지도 내에서 얻는 '희생' 조각 4개를 모아 장치를 돌리면 만나는 히든 보스. 겁.나.어.렵.습.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이러한 컨텐츠들이 형식상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핵앤슬래시 특유의 정체성과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맵핑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뭐 하러 복잡한 컨텐츠를 또 만들어놨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해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한바탕 대전투를 치르고 나면

- 즐거운 보상 타임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컨텐츠는 광산이었다. 광산에서는 조명이 있는 화물과 거점에 도달하면 보상을 얻는 식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화물만 졸졸 따라다니면 숨겨진 지역에 있는 보물을 얻지 못한다. 또 그렇다고 조명에서 멀리 떨어져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HP가 녹아버린다. 죽지 않으려면 다시 조명(화물)이 있는 쪽으로 나오거나, '조명탄'을 써서 인위적인 조명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도 몇 초뒤엔 다시 사라져 버린다. 

- 물론 옵션을 살펴볼 필요도 없는 대박 득템도 있다. '액잘'은 디아블로2에 비교하면.. 로룬이나 자룬정도일까?

즉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긴박감 속에서 한정된 양의 조명탄과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숨겨진 지역과 보물을 찾는 과정이 몰입감있다. 거점에 도착하면 사방에서 끊임없이 몰려오는 몬스터 떼들과 싸우는 재미도 쏠쏠했다. 어느 정도 레벨을 올리고 파밍을 한 상태에서 처음 시작하면 초반엔 조금 지루할 수 있다. 저층에서는 몬스터 레벨도 낮기 때문이다.

디아블로2 떠오르는
깊이있는 아이템 파밍 & 자유로운 거래

- 소켓 2개 차이인데 가격은 600배나 차이난다. 옵션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아이템을 파밍하는 일도 컨텐츠라면 컨텐츠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어떤 옵션이 붙느냐, 소켓이 얼마나 뚫려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지차이다. 그러므로 희귀 아이템이 떨어지면 일단 주워서 옵션과 소켓을 확인한다. 대박 옵션과 소켓이 나오면 뭔가 하나 건져냈다는 성취감이 든다.

- 오브를 통해 레어를 만들고 옵션도 마음대로 바꾸는 패오엑. 옵션을 바꾸는 카오스 오브가 가장 기본적인 화폐다.

- 디아블로2와 옵션이 비슷하게 달린다

디아블로2에서 일반 아이템을 '레어'로 만들어서 대박 옵션을 노리려면 '임뷰'라는 찰시 퀘스트를 했어야 했다. 잘못하면 파산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패스 오브 엑자일에서는 그냥 오브를 사용하면 된다. 아이템 옵션을 재조정할 수도 있고 새로운 옵션을 부여하기도 한다. 소켓 개수, 링크, 색상을 오브로 재조정할 수 있다. 

- 아이템 거래는 생각보다 쉽다. 영어로 귓말 올 때가 많다는 게 함정..

- 아직은 지금 키우는 캐릭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혹시라도 아이템 파밍이 질렸거나 '이쯤 하면 많이 모았다'는 생각이 들 땐 새로운 빌드의 캐릭터를 키워볼 수 있다. 패시브 스킬 트리와 아이템 옵션이 방대한 만큼 각자 색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빌드를 다시 처음부터 공부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긴 하다.

이러한 컨텐츠도 있지만, 나를 비롯한 주위 동년배들이 패스 오브 엑자일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은 '거래가 자유롭다'는 사실이다. 공식 홈페이지 경매장을 이용해 직접 1:1 거래를 주고받아야 한다는 점은 확실히 불편하지만, '게임 내 경제 안정화'라는 목적이 있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열심히 모은 오브들을 보며 흐뭇

무엇보다 여기에는 '귀속'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 내가 쓰던 장비 아이템도 필요 없으면 다시 팔 수 있다. 게임 내 화폐인 '오브'만 있으면 원하는 아이템을 대부분 구매할 수 있다. 플레이타임이 누적될수록 나의 아이템과 화폐도 차츰차츰 쌓여나간다. 이쯤 되면 '창고'에 대한 과금도 고려하기 시작한다. 개발사에서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과금 아이템을 팔지 않으니 아이템 파밍에 대한 회의감도 거의 없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확실히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취향도 많이 탄다. 맵핑, 광산, 신디케이트, 사원, 야수, 예언 어떤 컨텐츠를 고르든지 처음엔 이해가 어렵고 답답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이해되는 구간에 들어서면 시간이 순삭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맵핑 한 판만 돌아야지'하고 들어갔다가 2~3시간이 순삭되고, '아황산염이 많이 쌓였네. 광산 딱 한 판만 돌자'하고 들어갔다가 다시 2~3시간이 순삭되는 것이 요즘 일상이다. 근데 아직 남아있는 컨텐츠가 많다. 만약 이 게임에 토끼공듀가 있다면 괴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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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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