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지 않은 골프공의 수명은 얼마나 길까?
작년 봄, '이제부터 골프를 좀 집중적으로 해봐야겠다'라고 작심한 후, 벌크로 주문해둔 골프공 10박스. 하지만 아직도 거의 그대로 방구석에서 먼지를 모으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사용하지 않은 골프공은 과연 얼마나 오래갈까? 몇 년 동안 안 쓰더라도 성능은 그대로 있을까? 아니면 건전지처럼 시간이 갈수록 퍼포먼스(비거리, 스핀 등)도 서서히 줄어드는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기 전, 먼저 골프공의 구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00년도 이전에 프리미엄 급으로 불리던 발라타(balata) 커버 골프공 내부는 작은 고무 코어를 고무줄로 감아서 만들어졌다. 특히, 발라타 커버는 부드러워서 강한 타격에 가끔 찢어지거나 둥근 모양이 변형되었으며, 감긴 고무줄은 경화되거나 느슨해지는 경우로 비거리 및 스핀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모던 골프공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지난 몇십 년 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예를 들어, 모던 2-피스 골프공은 더 이상 고무줄을 사용하지 않으며, 단단한 고무 코어에 부드러운 플라스틱 또는 이오너머 소재의 커버를 사용한다.
이 같은 단단한 2-피스 공은 핸디캡이 높은 골퍼들을 위해 고안되었으며 특히 스윙 속도가 느린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열화율은 상당히 낮고 유통기한이 길어서 잘만 보관하면 십 년 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윌슨 골프공의 수석 개발자 Ralph Peterson에 따르면, 2-피스 공은 5~7년이 지나도 성능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더 나은 골퍼를 위한 3-피스 골프공은 단단한 고무 코어와 부드러운 우레탄 커버 사이에 다양한 플라스틱 또는 이오너머 층으로 구성되었다. 다양한 층으로 구성된 만큼, 2-피스 공처럼 오래 보관할 수 없지만 2~3년은 전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 타이틀리스트 골프 연구원에 따르면, "오늘의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은 과도한 추위와 열을 피해 건조한 실내 온도(12~18˚C)에 보관한다면 약 4~5년은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라고 한다.
골프공을 냉동 보관하면 더 오래 사용한다?
골퍼라면 새로운 골프공을 냉동고에 보관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GolfBallTest.org에 따르면, 골프공을 냉동고에 보관하는 것은 절대 권장되지 않으며, 압축률과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것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차가운 골프공은 비거리를 감소시키며 공 커버의 딤플 모양 또한 변형되어서 공기 역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높은 온도 또한 골프공의 딤플 모양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뜨거운 날, 자동차 트렁크 안에 보관해두는 것도 피하도록 하자.
결론
만일 당신이 일반적인 아마추어 골퍼로 공을 자주 잃어버린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미리 사놓고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이고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프로 골퍼이거나 이 게임을 매우 신중하게 여기는 시리어스 골퍼라면 다음과 같은 부분도 고려해보자.
골프공의 제조 기술은 해마다 발전한다. 즉, 제조업체들은 공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최첨단 방법을 지속해서 찾고 있기 때문에 3~4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공이 출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사용 중인 골프공이 몇 년 전에 출시된 모델이라면, 당신은 이미 새로운 공의 기술적인 이점을 놓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