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재건에 도전하는 지방시, 그리고 매튜 윌리엄스
매튜 윌리엄스는
지방시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지난 16일 패션계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GIVENCHY)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매튜 윌리엄스(Matthew Williams)'를 선임한 것!
지방시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 LVMH의 패션그룹 회장 시드니 톨레다노(Sidney Toledano)는 "그의 비전이 지방시를 새롭게 만들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매튜 윌리엄스의 발자취를 잠깐 살펴볼까요?
그는 사실 정통 명품 브랜드를 이끌던 인물은 아닙니다.
커리어의 대부분을 자신이 만든 스트릿 브랜드인 1017 알릭스9SM(1017 ALYX9SM)에서 보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 로고로 유명한 빈트릴(BEENTRILL)을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헤론 프레스톤(Heron Preston), 저스틴 손더스(Justin Saunders)와 함께 론칭하기도 했었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와는 자신의 이름을 건 MMW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스트릿 웨어를 만들던 그가 어떻게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인 지방시를 이끌게 되었을까요?
이는 다수의 명품 브랜드에서 적극적으로 스트릿 무드를 입으려는 트렌드 때문입니다.
스트릿 웨어와 융합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
명품 끝판왕으로 불리는 루이비통은 스트릿 브랜드 슈프림과 함께 스트릿과 하이엔드의 경계를 허무는 역사적인 협업을 진행했으며, 스트릿 브랜드 오프화이트(OFF WHITE)를 이끄는 버질 아블로를 디렉터로 임명했으니까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버버리(BURBERRY)를 포함한 여러 브랜드는 로고도 바꿨습니다. 기존 로고에 쓰인 올드 한 폰트를 과감히 버리고 깔끔하고 젊은 느낌의 산세리프(Sanserif) 폰트를 사용했죠.
일부에서는 '너무 특색 없다', '전통을 지켜야 한다' 라는 의견이 있지만, 요즘 명품 브랜드들은 로고까지 바꿔가며 조금 더 젋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루하고 격식있는 '명품'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소비를 두려워하지않는 Z세대들의 취향에 맞춰 젊은 감각을 입기 시작한 명품 브랜드들. 지방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방시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매튜 윌리엄스를 영입하게 된 것이죠.
그도 그럴 것이 매튜 윌리엄스는 스트릿 웨어 시장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니까요.
사실 지방시는 한때 선구자라 불리우는 브랜드였습니다.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는 2010년대 초반 명품 브랜드에서 볼 수 없던 스트릿 무드의 아이템을 선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트렌드의 초석을 닦은 인물.
전 세계 수많은 셀럽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며, 수많은 모조품을 양산해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리카르도 티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복제를 거듭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2017년에 지방시를 떠납니다.
지방시는 그 이후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며 계속 해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부진을 끊어낼 비장의 카드로 선택 받은 '매튜 윌리엄스'.
그는 지방시를 살려낼 수 있을까요?
매튜 윌리엄스의 지방시는 오는 10월 파리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