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탑을 노리는 싱어송라이터들의 격돌!

조회수 2018. 10. 18. 17:2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YES-NO-EXPECT' 10월 3주 차!

2주에 한 번씩, 주목받는 신보를

포인트 by 포인트로 짚어주는

‘YES-NO-EXPECT’!

대형 아이돌의 컴백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2018년 가요계에서 아이돌 외 싱어송라이터가 비슷한 시기에 컴백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초, 아이유와 Zion.T라는 초대형 싱어송라이터들이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레코딩을 내놓는 흔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 NCT 127까지 합류한 지금, 10월 3주 차에도 'YES-NO-EXPECT'는 쉴 새 없이 신보를 체크한다!

아이유 "삐삐"

출처: 카카오엠

10주년. 10월 10일. 아이유가 데뷔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고, 그는 "모두들 안녕. 내 걱정은 마세요. 난 언제나 잘해 나갈 테니까"라는 메시지와 함께 싱글 "삐삐"를 내놓았다. 메시지만큼의 자신감이 넘쳐나는 트랙이 될 수 있을까?

출처: 카카오엠
  • YES: "삐삐"는 [Palette]의 연장선상에 있는 미니멀한 프로덕션과 선명한 신스 소리를 지녔지만, 그 톤은 이전 앨범보다 한층 더 '귀엽게' 치장되어 있다. 그것이 (대놓고 공격적이진 않더라도) 분명하게 특정한 대상을 향하는 날카로운 가사와 대칭을 이루는 것은 재미있는 지점이다. 그건 대중이 투영하는 자신의 이미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길을 택하면서도 그 대중의 억압적인 시선에 분명한 거부의 메시지를 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에도 아이유는 영리하다.

  • NO: 그러한 '영리한 지점'을 떼놓고 본다면, 곡 자체는 아이유식 미니멀 팝에서 크게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이유는 늘 그랬던 것처럼 노래 속에서 사뿐사뿐하게 목소리를 놀리며, 그건 여전히 듣기 좋지만 특별히 더욱 새롭거나 훌륭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원래 잘 하던 사람이 계속 잘 하는 것에 불평하는 것도 조금 치사한 처사가 아닌가 싶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걸 어찌하겠는가.

  • EXPECT: 웅장한 현악 세션과 함께 등장했던 "미아" 당시의 아이유는 '가창력이 돋보이는 신인 가수'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곡만 내면 차트를 점령하고 평론가부터 동료 음악가들까지 입을 모아 칭송하는 현시대 최고 뮤지션의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대단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이유가 '이 지금'에 머무르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다. 그것은 언제나 예상보다 한 발자국 앞서 나갔던 그의 영리한 커리어가 증명해주는 기대다.

Zion.T [ZZZ]

출처: THE BLACK LABEL
정규앨범 두 장, EP 한 장. 비록 많은 작업량은 아니었지만, Zion.T의 선명한 음색을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그를 한국 R&B 씬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만드는 덴 충분한 숫자였다. 두 번째 EP [ZZZ]는 그러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출처: THE BLACK LABEL
  • YES: 네온사인처럼 날카롭게 번쩍이던 [Red Light]와 백열등처럼 부드러운 빛을 내뿜던 [OO]의 사이. Zion.T는 [ZZZ]에서 그 중간 지점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듯 보인다. Zion.T만의 고유한 그루브가 빛나는 "아이돌"과 "지구온난화"의 리듬감을 연상케 하는 "말라깽이"부터 멜로우한 음색을 뿜어내는 "멋지게 인사하는 법"과 "눈"까지. Zion.T는 다채로우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감각을 EP 내내 유지하고, 다소 심심했던 [OO]에 비해 훨씬 높은 밀도의 송라이팅을 선사한다.

  • NO: 약간의, 그리고 예상외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라면 피처링진. 그동안 Zion.T의 음악에 참여한 피처 아티스트들은 그야말로 곡에 녹아든 듯한 융합력을 자랑했지만, "눈"의 이문세를 제외하면 [ZZZ]에 참여한 슬기와 E SENS, 오혁은 어딘지 모르게 'Zion.T가 만든 노래의 부분'이라기보단 'Zion.T의 노래에서 자기 할 일을 하는' 식으로 붕 뜬 듯한 느낌이다. 자기 색깔이 다들 강한 아티스트들인 탓일까? 마찬가지로 정체성이 확고한 Zion.T와는 충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EXPECT: 다만 이번 [ZZZ]가 기존 Zion.T에게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면을 보여주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양화대교"와 "꺼내 먹어요", "No Make Up", [OO]와 [ZZZ]까지, Zion.T의 음악은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안전한' 변화였다. 물론 이런 해석은 [Red Light]에서 최초로 들려줬던 소리가 기존 한국 R&B 씬에서 접하지 못한 충격이었던 탓도 있다. 과연 그는 한 번 더 틀을 깰 수 있을까?

NCT 127 "Regular"

출처: SM ENTERTAINMENT

분명 꿈돌이 그룹이 컴백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한 달 남짓한 기간만에 127까지 컴백했다. 매력적인 수트 핏을 뽐내면서 첫 정규작 [Regular-Irregular]를 내놓은 NCT 127, 그 타이틀곡 "Regular"는 어떤 느낌일까?

출처: SM ENTERTAINMENT
  • YES: NCT 127이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힙합 스웩, SM 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보컬 멜로디와 구성, 라틴 힙합의 트렌드를 잘 캐치한 프로덕션이 별다른 덜컹거림 없이 "Regular" 안에 매끄럽게 결합되어 있다. 길거리에서도 클럽에서도 큰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한 수.

  • NO: 작년 EXO의 "Ko Ko Bop"만큼 하품 나오는 결과물은 아니지만, "Regular"는 K-Pop 아이돌이 라틴 계열의 팝 트렌드를 끌어올 때 흔히 범하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기존에 인기 있었던 라틴 팝보다 딱히 귀에 더 꽂히는 소리를 들려주지도 못하면서, 그동안 NCT 127이 보여줬던 (훌륭했던) 흐름과 동떨어진 어딘가로 그룹을 몰고 가는 것. 세월이 흐른 뒤 NCT라는 그룹을 평가할 때, 이 곡이 가장 훌륭한 곡 중 하나로 꼽힐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 EXPECT: 이런 곡을 들을 때 가장 슬퍼지는 건 곡 자체의 즐거움보다도 기획사의 '노림수'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NCT 127은 이번 달 미국을 방문해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로 미국 TV 데뷔 무대가졌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도 참석했다.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히스패닉 대중을 노릴 수 있는 노래(와 한국적 이미지로 가득한 뮤직비디오)를 타이틀로 내세우는 건 적절한 상업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납득할 만한 퀄리티와 동반시키는 게 불가능했던 건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앨범의 다른 곡을 들어 보라). 다음에는 이런 악수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Lady GaGa, Bradley Cooper "Shallow"
출처: Warner Bros. Pictures
5집 [Joanne]으로부터 2년,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돌아왔다. 단 이번에는 앨범이 아닌 OST와 스크린 위 모습으로.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와 함께한 주연 데뷔작 <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이디 가가. OST의 대표곡 "Shallow"는 과연 어떨까?
출처: Interscope / Universal
  • YES: 브래들리 쿠퍼의 굵직하지만 맑은 목소리로 시작된 컨트리풍의 전주, 서서히 청중을 휘어잡는 레이디 가가의 목소리, 파워풀한 동시에 색다른 코드 진행을 지닌 폭발적인 브릿지. 전형적이라고 말하는 것조차 전형적인 팝 발라드지만 그것이 마음을 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긴 어게인>이나 <라라랜드>를 잇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뮤지컬 영화 트랙이 또 하나 탄생했다. 그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파격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레이디 가가에게서 나왔다는 점이 가장 놀랍다.

  • NO: 팝 발라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아마 그 수는 얼마 되지 않겠지만) "Shallow"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아마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길거리 어디에서나 이 노래가 흘러나올 것을 예감하고 질려하는 사람도 있을 터. 아무래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듯 하니, 그런 소수 취향의 사람들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 EXPECT: [Joanne]을 들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레이디 가가는 커리어 초창기의 파격보다는 보다 전통적인 팝 음악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런 점에서 고전적인 '스타의 탄생'을 그려낸 뮤지컬 로맨스 드라마인 <스타 이즈 본>에서의 역할, 그리고 "Shallow"는 그러한 레이디 가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미 박스오피스 2위도 찍고 OST는 빌보드 1위에 올랐으니, 이 레이디 가가의 재탄생(Reborn)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뻗어나갈지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하는 10월 중순, 이제 시원하고 짜릿한 음악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음악이 날씨에 더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독자분들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따뜻한 차 한 잔과 음악의 여유를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
'YES-NO-EXPECT'는 2주 뒤 다시 돌아온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