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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후 쏟아지는, 멋진 여성 아티스트들의 컴백!

조회수 2018. 10. 4. 11: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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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NO-EXPECT' 10월 1주 차!

2주에 한 번씩, 주목받는 신보를

포인트 by 포인트로 짚어주는

‘YES-NO-EXPECT’!

기나긴 추석 연휴가 끝났다. 명절 음식 때문에 늘어나는 살이나 마음에도 없는 친척들의 잔소리 등 피하고 싶은 일이 널린 추석이지만, 그래도 쉬는 날이 부족한 한국의 1년 중 소중한 빨간 날들이 지나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멋진 여성 아티스트들의 빼어난 노래들을 들으면 그러한 아쉬움이 조금은 덜해지지 않을까? 10월 1주 차 'YES-NO-EXPECT', 지금부터 시작한다.

슬기, 신비, 청하, 소연 "Wow Thing"

출처: SM ENTERTAINMENT

청하, f(x)의 슬기, 여자친구의 신비, (여자)아이들의 소연이 한 곡을 위해 뭉쳤다. 멤버 구성만 보면 "Wow Thing"이라는 제목에 단 한 치의 어색함도 없는 화려함을 자랑하는데, 과연 곡 자체는 어떨까?

출처: SM ENTERTAINMENT
  • YES: 시애라(Ciara)나 에이머리(Amerie)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팝 R&B인 "Wow Thing"의 가장 큰 매력은 깔끔함과 스트레이트함이다. 기교 넘치는 고음이나 여성 아이돌에게 별생각 없이 부여되는 애교, 섹스어필 등 '간편한' 요소 없이도 "Wow Thing"은 날렵하게 치고 빠지는 브라스와 기타, 정교하게 몸을 흔드는 비트, 그리고 하모니와 솔로, 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멤버들의 합만으로 충분히 좋은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한다. '온종일 숨이 차게 달려 봐도 / 제자리 쳇바퀴 돌기 / 답답함만 더 늘어 갈 뿐'의 숨 가쁘게 미끄러지는 멜로디부터 코러스인 '터질 듯한 내 맘 따라 / Boom boom boom'에서의 에너지까지, 네 명의 멤버는 2분 52초의 짧은 시간 속에 한 순간도 소홀하게 흘려보낼 부분을 남겨두지 않는다.

  • NO: 이것이 'STATION X 0'의 일회성 기획이라는 것이 "Wow Thing"의 가장 큰 결점이다. 아니, 결점이라기보단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다. '콘셉트'가 결부 지어지는 것이 필수적인 아이돌 그룹의 행보가 아닌 단발성 기획이기에 이런 깔끔한 트랙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했으리라는 생각도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 그리고 아무리 나비가 중요한 모티브라지만 그것을 뮤직비디오에서 활용한 방식은 아무리 봐도 어색하지 않은가?

  • EXPECT: 각 분야에서 한 실력 하는 이들이 뭉쳐 이루어지는 슈퍼그룹(Supergroup)은 팝이 아닌 록이나 재즈 등의 다른 장르에서도 흔히 만들어진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 네임밸류만큼의 결과물을 내놓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슈퍼그룹에게 기대하는 우리의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은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Wow Thing"의 슬기, 신비, 청하, 소연은 우리의 기대치를 완벽하게, 어쩌면 각자의 활동에서 존재했던 제약까지 떨쳐버리고 만족시킨다. 또 다른 아이돌 슈퍼그룹, 혹은 슈퍼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엠버 [WHITE NOISE + LOST AT SEA]

출처: SM ENTERTAINMENT
9주년을 맞이했건만 결국 f(x)의 새 레코딩은 올해에도 만나보기 어려울 모양이다.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올해 초 루나와의 컬래버레이션에 이어 엠버의 솔로 싱글이 발매되었다. 믹스테이프 [Rogue Rouge]에 이어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새 싱글은 어떤 모습일까?
출처: SM ENTERTAINMENT
  • YES: 동양풍의 영롱한 신시사이저와 함께하는 스타디움용 EDM인 "White Noise"에서든, 재잘거리는 리듬이 돋보이는 "Lost At Sea"에서든, 엠버의 목소리는 가라앉은 분위기지만 화려하게 빛나는 전자음의 바다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다. "Border"에서도 그랬지만 응축된 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할 줄 아는 엠버의 보컬은 그의 랩 못지않게 매력적인 능력이다. 무엇보다, '집으로 가는 길을 잃지 마 (I'm telling you don't lose your way home)'라고 노래하는 엠버는 어느 때보다도 따뜻하며 힘이 넘친다.

  • NO: 이 역시 "Border"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오는 인상으로, 엠버의 솔로 작업은 어딘가 안전한 지대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잘 다듬어진 사운드를 들려주긴 하지만, [WHITE NOISE + LOST AT SEA]의 음악은 최근의 트렌드인 EDM 팝이라는 자장 안에서 반 발자국도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 물론 엠버가 트렌드 혁신의 선두주자였던 f(x)라는 그룹에 소속되었다는 점이 이런 아쉬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겠지만.

  • EXPECT: YES와 NO에서 한 이야기는 사실 같은 축에 위치해 있다. 엠버의 솔로 커리어에서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부분은 '사운드'라기보다는 '스토리와 메시지'에 가깝고, 그는 그 초점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 귀에 잘 들어올 수 있는 트렌드를 활용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보자.

김사월 [로맨스]

출처: 포크라노스

지금의 한국 포크를 이야기할 때 김사월이란 아티스트를 빼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듀오 김사월X김해원으로서의 데뷔, 완벽한 구성이 돋보였던 솔로 데뷔작 [수잔], 라이브 앨범이지만 스튜디오 작업이라고 믿어도 무방했던 높은 밀도의 [7102]에 이은 세 번째 레코딩 [로맨스]는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을까?

출처: 포크라노스
  • YES: 앨범을 거듭할수록 김사월의 음악은 점점 더 아티스트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듯하다. 그것은 '머리맡을 보'며 '기회를 엿보'던 [수잔]의 간접적인 맴돔에서 '너를 나의 세상에서 없애는 일'이 '나에게 아름다움이었지만 네겐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직접적인 시선의 전환 때문일 수도, 풍광을 축소하고 목소리에 좀 더 비중을 실은 사운드와 구조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로맨스]에서 김사월이 노래하는 사랑의 여러 단면 중 하나, 혹은 여럿에 마음을 녹이거나 사로잡혀 아파할 것이다. 그것이 아주 조금 더 낮아진 장벽을 넘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 앨범에 감정을 기댈 사람들에게 분명 약간이나마 더 많은 위안이 될 것이다.

  • NO: 김사월 본인의 말마따나 '아주 단단한 짜임새'의 앨범이었던 [수잔]과 비교하면 [로맨스]의 송라이팅은 꽤 성긴 구석이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곡이 안 꽂힌다'의 문제가 아니라 사운드가 지니고 있는 층이 복합적인가([수잔]) 단선적인가([로맨스])의 문제고, 따라서 사람에 따라 이것을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이 김사월의 노랫말에 공감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는 사운드적 특질이라는 것은 조금 걸리는 부분이다.

  • EXPECT: 김사월이 동시대 한국 포크 음악계에서 굉장히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언제나 생각하고 있던 바였지만, [로맨스]는 그것이 여전히 유효함과 동시에 그가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포크라는 내밀한 장르에서 사랑이라는 한층 내밀한 주제를 풀어내면서도, 김사월은 그 주제와의 거리감을 멀고도 가깝게 밀고 당기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지만 숨기지 않고 풀어낸다. 그 밀고 당김의 긴장감이 [로맨스]를 강한 앨범으로 만들며, 김사월의 음악을 계속해서 주목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Yaeji "One More"
출처: Fader
우리가 예지(Yaeji)를 주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그가 한국인이라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는 그가 전 세계 언더그라운드 댄스 플로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사실이다. 몽환과 댄서블을 오고 가는 영어와 한국어는 새로운 싱글 "One More"에서도 여전할까?
출처: 리플레이뮤직
  • YES: 아스라이 부서지는 듯한 '한 번만 더'라는 목소리로 시작하는 노래는, 하지만 지난 EP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리듬 속으로 목소리를 녹이지 않고 의미를 투하하기 시작한다. '고통'과 '사과', '과거' 등의 단어를 텅 빈 듯이 차분한 딥 하우스 비트와 교차시키며, 예지는 "자신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을 풀어낸다. 그것은 부유하듯이 떠다니던 그의 음악에 처음으로 '감정'이라 부를 만한 무언가가 섞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 NO: 물론 그러한 감정과 의미의 결부가 '부유하듯이 떠다니는' 아우라를 선호했던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걸리적거림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어와 영어라는 두 개의 언어를 뒤섞는 예지의 솜씨는 여전히 훌륭하지만, 그 언어가 이전의 부드러운 녹아듦과는 달리 때때로 사운드의 결을 침범하는 듯이 느껴지기도 하니까. 어쩌면 이 인상은 우리가 한국어 사용자이기에 더 두드러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 EXPECT: 작년에 발표된 두 장의 EP는 '엄청난 성공'까진 아니더라도 예지의 이름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데는 충분한 작업들이었다. "One More"는 '그 이후'의 모습을 예지만의 방식으로 돌아보는 작업이다. 차분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느껴지는 그 모습은 우려보다는 좀 더 많은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고, 아마도 우리는 꽤 오랫동안 예지의 이름을 논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외에도 국내에선 슈퍼주니어, 해외에선 릴 웨인(Lil Wayne)과 브 록햄튼(Brockhampton) 등이 음악계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들이었다. (지난주 금요일에 앨범을 내겠다고 한 카녜 웨스트(Kanye West)는 발매를 11월로 미뤘다).
'YES-NO-EXPECT'는 2주 뒤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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