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팬이라면 살아생전에 꼭 방문해야 하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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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미국 클리블랜드에 세워진 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록의 역사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 뮤지션과 프로듀서, 엔지니어를 기리는 작업을 매 해마다 진행하고 있으며, 그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념관이자 관광지로서 자리 잡고 있다.
과연 2019년에는 어떤 아티스트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광을 누릴까? 결과는 올해 말에 발표되겠지만, 이번 주 '로큰롤 명예의 전당 믹스테잎'을 통해 이 오래된 전당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도록 하자.
박물관이 클리블랜드에 생긴 것은 1995년이지만, 로큰롤 명예의 전당의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틀란틱 레코드(Atlantic Records) 회장 故 아흐멧 어터건(Ahmet Ertegun)이 음악잡지 <롤링 스톤 (Rolling Stone)> 발행인 잔 웨너(Jann Wenner) 등의 음악계 관계자와 함께 위원회를 만든 것이 그 시초며, 클리블랜드는 필라델피아와 멤피스, 디트로이트, 신시내티, 뉴욕과의 경쟁을 거쳐 박물관 건립지로 낙점되었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의 건립지가 클리블랜드로 발표된 1986년, 많은 이들은 "클리블랜드가 아니라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커리어를 시작한 멤피스야말로 명예의 전당에 어울린다"라고 불평했다. 하지만 박물관 설립에 공공 기금으로 6,500만 달러를 지원한 클리블랜드 시의 머니 파워 앞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역사적 상징성이라도 당해낼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다만 밴드의 '어떤 멤버'가 헌액될지는 선정위의 판단(영향력이 큰 멤버)에 따르기 때문에, 너바나(Nirvana)의 전 드러머 채드 채닝(Chad Channing)이 당신은 헌액 대상이 아니라는 걸 문자로 통보받는 등의 어이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외에도 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로큰롤 역사 초기 장르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을 헌액하는 '개척자(Early Influences)' 부문, 뮤지션 이외의 작곡가, 프로듀서,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계의 인사를 헌액하는 '아흐멧 어터건 평생공로상(Ahmet Ertegun Award for Lifetime Achievement)' 부문, 베테랑 세션과 보조 연주자를 헌액하는 '음악 우수상(Award for Musical Excellence)' 부문을 기리고 있다.
다만 '록 음악'이 지닌 특유의 보수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힙합에 대한 문호 개방은 유독 늦어졌다. 2007년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and The Furious Five)가 한참 늦게 명전에 헌액된 이래, 힙합 뮤지션의 숫자는 아직까지 여섯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는 엘엘 쿨 제이(LL Cool J)가 후보에 올랐는데, 과연 그가 일곱 번째 명전행 래퍼가 될 수 있을까?
여기까지만 보면 로큰롤 명예의 전당이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이들에 대한 비판은 그 명성 못지않게 강도가 높다.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만 해도 위 영상처럼 조롱하는 편지를 보냈으며,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드러머 모 터커(Moe Tucker)는 명예의 전당이 아닌 '멍에의 전당(Hall of Lame)'이란 표현을 썼고, 스티브 밀러(Steve Miller)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갈아엎어야 한다'며 대놓고 비난을 날렸다.
아티스트들은 물론 많은 음악 팬들이 로큰롤 명전을 비난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아티스트나 팬이 아닌 음악 산업 관계자들의 입김이 헌액에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와 팬들의 투표가 있다지만 그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으며, 투표 수도 공개되지 않는 등 선정 과정이 그리 투명하지 않다. 또한 미국 록 음악 산업의 취향 - 본 조비(Bon Jovi)나 시카고(Chicago)로 대표되는 70~80년대 메인스트림 록 - 이 선정에 강하게 작용하며, 메탈이나 일렉트로닉, 프로그레시브 록은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