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eknd, 그래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조회수 2020. 12. 2. 18: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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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그래미의 첫 논란

며칠 전 있었던 The Weeknd의 공개적인 그래미 디스가 화제입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다음과 같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그래미는 여전히 부패해 있어. 당신들은 나와 내 팬들, 그리고 업계 투명성에 빚을 졌어." / "초대받지 않기 위해 몇 주간 콜라보 퍼포먼스를 준비한 걸까? 내 생각에 단 하나의 후보에도 이름이 없다는 건 초대받지 않았다는 거야!"

울분을 토하는 The Weeknd의 심정이 납득이 갑니다. 그도 그런 심정일 것이, The Weeknd는 올 한 해 충분히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4주 1위를 차지한 'Blinding Lights'는 글을 쓰는 지금 시점까지 총 40주간 Top10에 머무르며 "빌보드 역대 최장 Top10곡"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중 33주를 Top5 안쪽에서 버티고 있었죠.

The Weeknd의 인기는 그가 2021 "슈퍼볼"의 하프타임 무대의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는 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슈퍼볼"은 아메리칸 풋볼 산업의 최대 행사이자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 미국에서만 4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3년에는 69%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자랑하기도 한 넘사벽급 행사입니다.


수많은 시선이 한 곳에 모이는 행사다 보니 어마어마한 광고들이 붙고,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오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더 붙잡고, 화제성을 키울 수 있는 하프타임의 공연 역시 한 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에게만 허락되는 영광의 자리입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역대 참여 아티스트 리스트를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지요.


인터넷을 좀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짤방화되어 돌아다니는 어마어마한 슈퍼볼 무대와 그 자리를 빛내는 아티스트들을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언젠가 Beyonce와 Bruno Mars, Coldplay가 합동공연을 하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의 일부입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The Weeknd는 올해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100인"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객관적인 성공 지표가 뚜렷한 세상의 흐름과는 달리, 그래미는 수많은 시상부문 중 단 하나의 후보로도 The Weeknd의 이름을 허락하지 않은 것입니다. The Weeknd로서는 충분히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처사입니다.


Elton John은 The Weeknd의 그래미 저격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 개인적인 생각에 'Blinding Lights'는 Song of the Year이자 Record of the Year야"라며 그를 위로하고 나섰습니다. Elton John은 이전부터도 자신이 The Weeknd의 팬임을 공공연히 밝혀 왔습니다. Kid Cudi도 "그는 (후보자격을) 강탈당했어"라는 트윗으로 분노를 표하며 힘을 더해주었지요.

논란이 일자 주최사인 레코딩 아카데미의 임시회장은 성명을 통해 "분명한 것은 그의 슈퍼볼 공연 발표 소식이 있기 전에 모든 부문의 투표가 끝났다는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슈퍼볼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진 탓에 후보가 되지 않은 것"이라는 변명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공정성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는 "슈퍼볼 공연에 오르면 그래미 후보고, 아니면 그래미 후보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남기기에 충분한 발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The Weeknd의 발언 중 "부패해 있다"는 발언 자체보다는 "'여전히(remain)' 부패해 있다"는 말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는 이번에만 부패한 게 아니라 "이전에도" 부패해있었다는 연속적인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그래미는 매번 논란과 함께했습니다.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는 보수성, 인종차별 논란, 힙합 장르에 대한 홀대, 일부 아티스트들을 배제하고 특정 아티스트들에 상 몰아주기 등 매번 논란이 터져 나왔죠. 올해는 The Weeknd가 그 공정성 논란에 불씨를 점화한 것입니다.

물론 어느 시상식이 논란이 없겠느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후보자와 수상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쟁쟁한 아티스트들은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Drake도 이러한 인식 속에서 '새로운 세대들에게 더 기회가 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The Weeknd를 위로한 것일 테고요.


하지만 공정성과 공신력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하는 규모 있는 시상식인 만큼, 이런 논란을 최소화하고 사람들을 설득해 나가는 것 역시 그래미의 과제일 겁니다. "공신력"이라는 것은 그런 과정 속에 쌓이는 것일 테니까요.


"그래미가 공정하지 않았다." Vs. "The Weeknd가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이번 그래미 논란, 여러분은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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