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조금은 다른 분위기의 2020년 캐럴

조회수 2020. 11. 17. 18:29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차분해진 캐럴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을까요?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을 넘겨야 할 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음악계 역시 연말 준비에 한창입니다. 물론 음악계 연말의 중심에는 크리스마스, 그리고 캐럴이 있습니다.

단, 이번 크리스마스는 이제까지의 크리스마스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코로나 시국 때문입니다. 한 달 사이 상황이 좋아질 리 만무하니, 전처럼 설레는 무드의 크리스마스를 보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발표된 캐럴들, 혹은 캐럴에 모티브를 얻은 곡들도 이런 부정적 흐름을 담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대부분 신나기보다는 정적인 무드를 지향하고 있고, 업템포라도 살짝 외롭거나 내려놓은 무드를 섞어 두었다는 것이 특징적이지요. 


Mandy Moore의 'How Could This Be Christmas?'는 제목부터 "어떻게 이게 크리스마스일 수 있어?"라는 불평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가사만 보면 "당신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아니야"에 가깝지만, 역시 행간을 보면 최근의 시국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임벨 소리와 브러쉬 스틱을 이용한 드럼사운드 등 악기 구성은 영락없는 성탄절 송이지만, 그 무드는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10월 30일 공개된 Jonas Brothers의 'I Need You Christmas' 역시 "크리스마스다운 크리스마스"를 염원하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아예 크리스마스를 의인화해 "네가 필요해"라며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는데요. 코러스의 메시지가 핵심으로 들립니다. "계절은 계속 바뀌기 마련이지 /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가지는 / 너(크리스마스)는 같은 모습으로 있을 거라는 거야." 지금의 시기 또한 지나가고, 우리는 다시 온전한 크리스마스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뜻이겠지요? 2020년은 건너뛴다고 하더라도요.


현시대 가장 인기 있는 컨트리 듀오인 Dan + Shay는 11월 'Take Me Home For Christmas'라는 곡을 발표했습니다. 집으로 데려다 달라는 제목 때문에 뭔가 각국의 봉쇄된 도시에서 격리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 노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실상은 12월에 크리스마스를 맞으러 고향으로 떠나는 이에게 그의 고향으로 데려가 달라고 구애하는 곡입니다. 로맨틱하지만, 역시 저변에는 외로움이 깔려있습니다. 시국을 반영해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생각하면 조금 억측일까 모르겠네요.


한편 컨트리 싱어송라이터 Chris Stapleton은 최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A Very COVID Christmas"라는 주제로 무대를 꾸몄는데요. 이것이 꽤나 자조적인 개그요소들을 담고 있어 현지 컨트리 팬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기존 캐럴 클래식들의 가사를 비틀어 코로나 개그를 친다든지, 마스크와 안면보호구, 장갑을 차려 입고 노래를 부른다든지,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산타에게 마스크를 입힌다든지(…) 식으로 말이죠.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너튜브에 "A Very COVID Christmas"를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Lil Nas X는 이런 시국을 반영한 것인지, 신곡 'Holiday'의 뮤직비디오에서 조금 괴이한 버전의 산타클로스를 연출하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곡은 캐럴이 아닙니다. 가사 역시 역대 최고의 히트곡을 보유한 Lil Nas X 자신의 스웨그를 뽐내는 데 집중하고 있죠. 다만 사이버펑크 비주얼의 산타클로스를 "낯선 방식으로"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는 이전 'Rodeo' 뮤비에서도 뱀파이어를 연기하며 낯설게 보기 방식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Lil Nas X는 최근 온라인 게임 "로블록스"에서 버추얼 콘서트를 진행하며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것이 유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는지, 너튜브 댓글만 봐도 이를 계기로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이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해당 공연에서 'Old Town Road', 'Rodeo', 'Panini', 'Holiday' 네 곡을 불렀다고 합니다. 화제성에 걸맞게, 'Holiday'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아직 11월인 만큼, 앞으로도 다수의 캐럴들이 쏟아질 겁니다. 다만 이제까지의 노래들처럼, 2020년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희망과 기대에 부풀었던 이제까지의 크리스마스와는 꽤나 다른 분위기로 전개될 것 같습니다.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 우리 모두 자조하는 연말을 보낸다 하더라도, 위에서 소개한 Chris Stapleton의 사례처럼 유쾌함만큼은 잃지 않는 연말이기를 바랍니다. 독자 분들 모두의 차분한 연말을 응원합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