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으로 혼자 '잘'노는 법

조회수 2016. 4. 19. 16: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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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짜리 여섯 개 잘 썼다는 소리 듣기
그저 쉬고싶어서 연차 낸 한낮,  뭐라도 할까 싶어 열어본 지갑엔 천원 짜리 여섯개만이 나를 반겼다. 나 이렇게까지 거지였나.. 



5000원보다 많고 10000원보다 적은진짜 애매한 액수

소박한 휴가에 어울리는 소박한 육천원으로 거창하지 않으나 조금 특별하게 나만의 하루를 만드는 방법 4가지를 찾아봤다.
1. 코끼리처럼 먹고 나무늘보처럼 자볼까
_서울동물원 (입장료 5,000원+코끼리열차 1,000원)
봄, 하면 동물원.
동물원, 하면 봄!

좋은 냄새 날 것 같은 분홍분홍한 홍학이 입구에서부터 나를 반기고, 높은 곳에 올라가 기린과 눈을 맞출 수 있는 곳!

항상 뭔가 바쁜 미어캣들과 꼬물꼬물 아기동물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과천에 있는 서울동물원이다.

어렸을 적 김밥 싸서 소풍갔던 추억이 서울동물원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라면 정말로 안타까운 일.

심신이 지친 당신에게 권하는 힐링 플레이스!
서울동물원의 입장료는 5,000원

그리고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엄청나게 미래적인 전기 코끼리 열차 이용료가 1,000원! 천!원!

합이 6,000원이니 혼자서 제대로 된 힐링을 하기엔 이보다 안성맞춤인 곳이 없을걸?

2. 내 취향의 푸른소설 발견하기
- 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5,500원)

우리나라 말이 가지고 있는 섬세한 문체와 정서가 담긴 한국소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잇잇잇 아이템,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는 데뷔한지 10년이 되지 않은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 소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시상하고 단행본으로 출간해왔다.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문예지 속의 중단편들은 작가의 단편이 쌓여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어려웠을테니 우리시대의 젊은 소설을 보고싶은 독자들에겐 너무나 고마운 일.

그래서인지 올해로 일곱번째를 맞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점점 판매부수가 올라가며 출판계의 '조용한 돌풍'이라 불려왔다.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 '조용한 돌풍'
지난해 5월 출간된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사진)이 발행부수 2만 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0년 제1회 수상작품집의 누적 발행부수는 7000부였지만 2, 3회를 거듭하며 매년 늘다가 지난해 작품집은 2만 부를 바라보게 된 것.

특히 이번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너무 한낮의 연애>는 제목부터 확 빨려들게하니 이때문인지 출간 일주일만에 온라인서점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하는 중.

"오늘도 어떻다고?"
"사랑하죠, 오늘도."
안녕이라는 말도 사랑했니 하는 말도, 구해줘라는 말도 지웠다. 그리고 그렇게 지우고 나니 양희의 대본처럼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어떤 것은 아주 없음이 되는 게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잠겨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남았다.
뜬금없이 사랑을 고백하는 후배의 고백을 자꾸만 확인하고 싶어하는 남자, 그러다 어영부영 끝나버린 사랑을 붙잡지 못하고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 그림자를 다시 발견한다.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는 생생한 캐릭터와 공감가는 감정묘사, 그리고 한낮이라는 시간이 주는 익숙함을 합쳐 새로운 울림을 선사하는 강력추천 소설이다.
이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중 개인적으 추천하는 젊은 소설가는 단연 김금희! 

소설 뒤에 실린 '작가노트'의 글도 작가와 비슷한 연배의 내 생각과 닮아있어 공감이 간다.
몇 년간 세상은 점점 나빠지지만 내게는 역설적으로 좋은 사람들이 많아진다. 나는 그들을 대부분 짝사랑하지만 가끔은 참지 못하고 애정을 고백하기도 하는데 그때 상대방이 그것을 그냥 인사치레로 여기거나 덕담쯤으로 받아넘길 때는 어쩔 수 없이 서운하다.
매년 나오는 7명의 개성강한 작가들 중 내가 '찜'한 젊은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국소설은 다 비슷비슷하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당신이라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추천한 신형철 평론가의 말을 들어보라.
이런 소설을 읽으며 나는 감동을, 세상의 많은 멋쟁이들이 비아냥거리는 그 감동이라는 것을 받는다. _신형철(평론가)

3. 시름이 잊히는 아늑한 2시간!
-홍대 곳곳 만화카페 (2시간 6,000원)
학창시절, 시험이 끝나면 양 손 가득 만화책을 빌리곤 했다. 한 권에 300원, 착한 가격의 만화 비디오 대여점들은 어느샌가 없어져버려 정말 제대로 '뒹굴뒹굴' 하고싶은 날 어쩌질 못하는 슬픈 현실.

그러나 홍대를 중심으로 서울 곳곳에 새로 생겨나고 있는 만화카페는 이런 슬픈 현실에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 옛날 꾀죄죄한 라면냄새 나는 만화방은 가라며, 맛있는 간식과 다양한 음료, 깔끔하고 아늑한 개인 공간 제공까지 제공해준다. 

만화책 쌓아놓고 보다가 엄마에게 등짝 한번 맞아본 적 있다면 눈이 번쩍 뜨이는 공간!
상수동에서 망원동으로 옮겨간 망원만방,
꽤나 많은 팬들을 거느린 즐거운 작당 등은 여러 매체에서도 소개되며 유명세를 탔고 카페 데 코믹스는 서울 곳곳에 지점이 있는 만화카페. 

가격은 보통 1시간에 3,000원. 
애초 손에 든 6,000원이면 2시간을 세상 만사 시름 잊고 만화 속 세상에만 몰두할 수 있으니 바로 여기가 '시험 끝난 날 우리집 안방'이 될테다.

4. 희망과 가능성의 잡지
-BIG ISSUE (5,000원)
이제는 어느 정도 탄탄한 인지도를 쌓은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는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로 폴 매카트니, 베네딕트 컴버배치, 데이비드 베컴, 조앤 K. 롤링 등 유명인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며 현재 10개국에서 14종이 발행되고 있다고 한다.

빅이슈는 권당 가격 5,000원 중 2,500원이 판매원에게 돌아가 판매원들에게 합법적인 일자리와 저축의 기회를 제공한다. 거리에서 밝은 얼굴로 빅이슈를 판매하는 분들의 힘찬 목소리를 들으면 일상에 지친 마음에 다시금 힘이 난다는 장점도 있는 착한 잡지.

이번 신간의 표지를 장식한 사람은 <해어화>와 <곡성>의 히로인 배우 천우희! 푸른 봄에 어울리는 푸른 그녀의 사진과 인터뷰가 궁금해진다. 

좋은 의도에 더해 아티스트들의 인터뷰, 기획기사, 숨겨진 맛집 소개 등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볼거리도 가득한 빅이슈는 서울과 대전의 주요 거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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