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고양이를 떠나 보내고 한 말.

조회수 2019. 5. 23. 12: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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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고양이의 비밀
이 책은 개인적으로 작년 여름 세상을 떠난 우리집 장수 고양이 뮤즈의 영혼에 바치고 싶습니다.

책에 실린 글을 쓰고 몇 달 뒤, 뮤즈는 고요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생후 육 개월의 뮤즈가 기묘한 인연으로 고쿠분지의 우리집에 왔을 때 저는 아직 스물여섯 살이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언젠가 소설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지평선 위로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뒤로 뮤즈는 거의 항상 제 곁에 있으면서, 기구하다면 기구한—닥치는 대로라면 닥치는 대로인—저의 좌충우돌 인생을 시큰둥한 곁눈질로 쿨하게 지켜봤습니다. 뮤즈가 그러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상상도 안 됩니다. 고양이의 마음은 정말이지 모를 일이지요.

어쨌거나 무슨 일이든 불평 한마디 없이, 잇따른 이사도 터프하게 버텨준 이 신비롭고 현명한 암고양이에게 소박한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뮤즈의 영혼이여, 평안히 잠드소서. 나는 아직 좀더 애써볼 테니까.

_「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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